드디어 윗니 쪽 교정을 시작합니다(D-153)
2025년 6월 11일부터 윗니 양쪽에 대한 교정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지난주에 왼쪽 26번 치아 잇몸뼈에 스크루 2개를 식립 한 상태이니, 오늘은 그 부위에 준비된 교정 장치를 장착할 예정입니다. 또한 반대편인 오른쪽 17번 치아 잇몸뼈에도 스크루 2개를 식립 할 것입니다.
애들이 치아 교정하는 것을 늘 옆에서 지켜봤지만, 막상 제가 치료를 받으려니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나이가 들어도 치과는 여전히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병원에 도착하니, 아내는 벌써 대기실에 와 있더군요. 잠시 장인어른 병원 문제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진료실로 들어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치아 교정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오늘도 첫 번째 절차는 스크루를 식립 할 잇몸에 대한 마취입니다. 바늘이 잇몸에 들어갈 때 조금 따끔했지만, 마취액이 들어가면서 느껴지는 뻐근함은 참을 만한 수준입니다. 이후 오른쪽 윗니 17번 치아의 교정에 앞서 한번 더 치아에 대한 스케일링을 시작했습니다.
17번 치아의 교정은 치아를 위로 밀어 올리는 교정입니다. 바로 아래 47번 치아가 빠진 후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17번 치아가 이래로 내려왔다고 하네요.
향후 47번에 임플란트를 할 경우 위아래 치아의 교합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17번을 위쪽으로 밀어 올리는 교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정할 17번 치아의 표면에 브래킷을 붙이기 위해 엣칭(표면을 다듬는 작업 또는 장치 부착면 확보를 위한 과정)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마취 덕분인지 별로 큰 불편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료과정에서 가장 불쾌했던 순간은 치아를 갈아내면서 발생하는 마찰음입니다.
특히 가장 안쪽 치아를 다듬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동이 고막까지 직접 전달되어, 통증은 없지만 "삐이익~"하는 고주파음이 상당히 불쾌한 느낌을 줍니다. 더군다나 입안에 고인 물이나 침 또는 치료 도중 생기는 물질을 흡입하는 석션 소리까지 겹치면서, 정신이 멍해지고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한참 동안 이렇게 입을 벌리고 있는 것도 꽤나 고된 일입니다. 치과 치료 외에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입을 벌리고 있을 때가 또 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입술이 마르고 침을 삼키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잘 참고 있습니다.
이제 교정장치인 브래킷을 치아에 표면에 붙이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브래킷에 접착제를 발라 치아 위에 붙이고, 특수한 빛을 쏘아 접착제를 굳히는 본딩 작업을 하는데 "삑, 삑"하는 기계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이렇게 교정을 위한 양쪽 윗니의 브래킷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는 오른쪽 17번 잇몸뼈에 스크루를 식립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마취가 잘 되어서인지 지난번과 같이 아프거나 이상한 느낌은 없습니다. 다만 가장 안쪽 치아이다 보니 입술을 많이 당겨야 한답니다. 입술이 찢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 불편해서 그렇지 그리 아프지는 않네요.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17번 잇몸 앞쪽과 뒤쪽에 스크루 식립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작업이 끝난 후 입을 헹구고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40분 정도의 지나 있네요. 오늘은 시간이 좀 걸릴 거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아직도 절반만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치아 교정 장치의 설치
이제는 치아에 설치된 브래킷과 스크루를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교정 장치를 설치할 시간입니다. 이 또한 보이지 않으니 모르겠지만, 한참 동안 입술을 들어 올리면서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느낌상 철사를 끼워서 플라이어로 당긴 뒤, 고무줄을 걸어 고정하는 과정 같습니다.
사실 교정에 고무줄이 왜 필요한지 몰랐습니다. 교정이라고 하면 보통 브래킷에 철사를 끼우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처럼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치아를 모을 때는, 치아를 당겨서 움직일 수 있도록 고무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다만 고무줄이 계속 탄성을 유지하지는 못하니, 일정시간이 되면 교체해야 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네요. 아마 다음번 진료 때 안내해 줄 것 같기는 합니다.
혀로 안쪽 윗니 쪽을 느껴보니 고무줄 같은 것이 길게 걸려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의자에서 내려오셔도 됩니다"라는 간호사분의 말을 듣고, 시계를 보니 1시간이 좀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정말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주부터 임플란트의 시작
오늘로 교정 장치 설치는 모두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앞으로 추가적인 치료가 이어지겠지만, 교정 장치의 설치는 끝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에는 임플란트 치료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다음 주 시간이 되는대로 일정을 잡자고 해서, 가장 빠른 날인 월요일(2025.06.16)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다음 주는 딸애의 출산이 있기도 해서 바쁜 한 주가 되겠네요.
우선은 그나마 상태(?)가 좋은 왼쪽 37번 치아부터 임플란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한 주 뒤에는 오른쪽 46번과 47번 치아에도 임플란트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도 합니다.
이게 쉬지 않고 매주 치료가 이루어지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스피린도 끊어야 하고, 치과에서 처방해 준 약도, 임플란트 치료하기 전에 미리 복용해야 해서 챙길 것이 많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심한 3대 통증
치과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는데 걱정과는 달리 크게 불편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입안에 교정 장치가 들어가 있다 보니 이물감이 느껴져 신경도 쓰이고, 교정 장치가 볼에 닿아서 약간의 통증이 있는 정도입니다.
저녁 식사 후 TV를 보며 앉아 있으니, 잇몸이 뼈근하다고 느껴지고 볼에 약간의 통증도 느껴집니다. 교정이 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니 어느 정도는 참아야 할 것입니다. 심하면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냥 참을 수 있을 정도라 약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느끼는 통증 가운데 가장 심한 3대 통증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낳은 통증인 '산통', 신장에 돌이 생기는 '요로결석', 그리고 바로 '치통'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치아에 통증이 있을 때, 환자가 원인이 되는 치아를 정확하게 가리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치아 내부 신경에는 고유 수용성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섬유가 분포하지 않아 위치를 정확히 모를 수 있다고 하고, 각기 다른 말초 부위에서 온 감각 신경이 중추신경계에 몰리는 '폭주'현상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치통 환자가 통증을 호소할 때 지목한 치아와 바로 옆 치아, 그 치아가 맞닿은 위 또는 아래의 치아까지 X Ray를 통해 확인해야 정확히 알 수가 있다고 하네요.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병원에 오래 다니면 환자도 어느새 의사 못지않게 지식이 쌓인다"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치료가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더군요. 하지만 반대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치료의 흐름을 이해하는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손으로 교정한 부위를 만져보니, 양쪽 치아에 고무줄이 다른 방식으로 걸려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른쪽 17번 치아는 아래로 내려온 상태라, 치아를 위로 당기기 위해 위아래 방향으로 고무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왼쪽 26번 치아 쪽 잇몸에 박은 스크루와 28번 치아는 서로를 측면 방향으로 고무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빠진 27번 치아 자리로 28번을 이동시켜 메우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잇몸이 뻐근하고, 특히 양쪽 볼이 교정용 보철물에 닿아 약간의 통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아픔이 덜하다는 아들의 조언을 듣고 참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임플란트와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Coming soon!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