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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팀장 4

팀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맞장구 쳐주기'

맞장구 쳐주기


먼저 팀원들의 업무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며, 기를 살리기 위해 '맞장구 쳐주기'를 실시했습니다. 

우리 팀은 본사로부터 자주 자료의 요구를 받는데 이때마다 급하게, 그리고 부탁이 아니라 지시를 받듯이 느껴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본사 소속이지만 그중에서도 하위 레벨의 조직이라는 피해의식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의식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회의 때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나, 당장 제공할 수 없는 요청이면 안된다고 말해라. 책임은 팀장이 지겠다. 자꾸 귀찮게 하면 팀장에게 연락하라고 해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팀장도 막을 수 없는 일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빗발치는 항의 전화


당연히 관련팀으로부터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누구가 지원을 잘하지 않는다", "급한 일인데 시간이 없다고 안된다고 하더라", "본사의 방침인데도 도와줄 수 없다고 한다", "나도 잘 모르겠으니 팀장에게 물어봐라" 등등의 불만이었습니다. 일단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 다시 전화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후 팀원에게 어떤 상황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나도 바쁜데 급하다고 빨리 달라고만 한다", "맨날 사장님이나 본부장님 팔면서 자료를 당장 달라고 한다", "마치 부하직원한테 지시하듯이 말한다", "우리가 할 일이 아닌데 시킨다"와 같은 불만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저도 이미 경험을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메일을 주고받고, 전화로 업무요청을 하거나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참 싸가지 없이 글을 쓰거나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뭐라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풍기는 뉘앙스가 기분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사용하는 문장이나 말하는 본새가 지시하는 듯하거나 반말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참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 주변에 많이 있기는 합니다. 나이가 많고 적고, 지위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성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쇼를 하고자 합니다


팀원들의 입장에 서서 불만을 들으면 당연히 팀장도 어려움을 이해하게 됩니다. 물론 터무니없는 불만일 수도 있지만, 일단은 불만을 들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왜 저 친구들은 매번 저렇게 이야기하지? 참 짜증 나는 친구들이네, 지네들은 자료를 받아 정리만 하는 주제에~"와 같은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팀원들의 입장에 서서 맞장구를 쳐줍니다. 팀원의 입장을 공감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합니다. 어떻게 이일을 풀어갈까...

[맞장구 쳐주기]

팀원들도 압니다. 

팀장이 맞장구를 쳐주면서 말해도 해줘야 하는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을...

결국 서로가 알고 있는 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팀장이나 팀원이나 모두가...


이제 팀원에게 상대방의 사정을 이해시키고, 도와주자고 설득을 합니다. 팀원도 팀장에서 한바탕 하소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속상한 마음도 진정되었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저 팀도 지시를 받아 일하고 있을 테니 아마 답답할 거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해주자. 급하다고 하니 지금 하고 있는 업무는 좀 미루고 부탁한 것부터 처리하고 하자"와 같은 방식으로 팀원을 설득합니다. 어쩌면 팀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저도 1년 반 정도 본사 기획파트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찾아보고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기획안은 현실에 접목할 때마다, 현장으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거나 질타를 받습니다. 또한 윗분으로부터도 "시원치 않은 기획이니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라", "남들보다 앞선 대책을 세워라", "경쟁사 동향 분석이나 비교를 더 해보라"등의 요구를 매번 받습니다. 그리고 종합보고를 할 때면 다른 부문에서 올라오는 자료를 정리, 분석 그리고 종합하여 보고를 해야 하는데, 매번 늦게 주거나 잘못된 자료를 주는 부문이 있어 마지막까지도 애를 태우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모든 팀이 겉보기와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가 모를 뿐입니다.

 

여하튼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팀원들이 느끼는 피해의식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으면, 성공이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팀원들은 '팀장이 자기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일종의 동류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팀장과 팀원 사이에 유대감을 싹티 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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