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떠나는 크루즈 여행 6일 차

싱가포르&동남아 7일 크루즈 여행기,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관광

드디어 오베이션 호에서 하선하는 날입니다.


천여 명의 승객이 한꺼번에 아침 식사할 것을 예상해서인지, 보통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뷔페 레스토랑을 6시부터 열었더군요. 저희도 빨리 아침 식사를 하고 객실에서 짐 정리를 할 요량으로, 일어나자마자 덱 14에 있는 ‘윈재머’ 뷔페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1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엄청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역시 도떼기시장을 방불합니다.

간단한 음식을 접시에 담은 후 빈자리가 있는지 돌아다니는데 거의 만석입니다. 한참을 헤맨 후에야 식당 맨 뒤편에 있는 자리 하나를 겨우 발견했습니다. 선미 부분에 있는 자리라 유리창을 통해 곧 입항할 싱가포르 항구가 멀리 보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식사 한 번 하기 힘드네요. 음식을 더 가져와 먹고 싶어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상황이다 보니, 좁은 사이를 비집고 도전할 생각은 없어서 뷔페 인생 35년 만에 두 접시만 먹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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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선에서 마지막 아침 식사]

이제 객실로 올라와 짐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올 때보다 늘어난 짐이라고는 손녀 옷 한 벌이니 일사천리로 정리가 되더군요. 방을 나오기 전 베란다를 보니 저 멀리 싱가포르 크루즈 전용 항구가 보이네요. 저희가 처음 크루즈 선을 탔던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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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정박할 크루즈 항구]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을 통해 승선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하선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크루즈 터미널 입국장으로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지만 상당히 원활하게 물량이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곳도 싱가포르 공항과 마찬가지로 여권만 스캔하면 바로 통과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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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터미널]

그런데 돌발 변수가 발생하였습니다. 저희 그룹 내 신혼부부 한 쌍이 있는데 중요한 물건을 객실에 놔두고 와서 다시 배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가이드 분은 원래는 배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데 신혼부부라서 특별히 허락을 해주었다면서 시간이 지체되어 미안하다고 하네요. 이제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해 알고 있어서인지 모든 분들이 괜찮다고 하십니다.


일단 터미널에서 오래 기다릴 수는 없으니 현지 가이드 분을 제외하고 모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한 20분 후에 무척 미안한 얼굴로 헐레벌떡 두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다행히 물건은 찾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여행 말미에 조그만 에피소드 하나를 만들었네요.


펭귄의 크루즈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aboard!


여행의 마지막은 싱가포르 관광으로(2025. 10. 27)

오늘은 싱가포르의 유명한 휴양지인 ‘센토사섬(Sentosa)’, 거대한 정원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아랍인과 중국인의 거리, 싱가포르 강을 따라 자리한 ‘CQ(Clarke Quay, 클락 키)’를 차례로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스케줄입니다.


날은 여전히 흐리고 간헐적으로 비도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덮지는 않습니다. 버스는 항구를 벋어나 센토사섬 톨게이트를 통과합니다. 센토사섬은 인기 좋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아쿠아리움 등이 있는데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케이블카를 타고 전경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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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섬 톨케이트와 케이블카 탑승장 인근 모습]

버스에서 내린 후 바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저희가 간 날이 평일이기도 하고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인지, 저희 일행 말고는 안 보입니다. 그래서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탑승이 가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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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정류장 내부]

케이블카를 대기하면서 현지 가이드 분이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중간에 문이 열리더라도 내리지 말고 반드시 다시 이곳으로 와서 내려야 한다고요. 무척 간단한 요청인데 수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과거 누군가 중간에서 내렸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니 중간에서 내리면 가이드나 여행객 모두 대략 난감한 상황이 되겠더군요.


이윽고 탑승한 케이블카는 사방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밖을 내다보기 좋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제 승강장 건물을 벗어나니 바로 앞에 싱가포르 본 섬의 전경이 보입니다. 그리고 멀리 하버프런트에 정박한 크루즈 선도 한 척 보이네요. 정박한 크루즈 선은 저희가 타고 온 로얄캐리비안 오베이션 호보다는 다소 작지만 럭셔리 크루즈라고 합니다.

[멀리 보이는 싱가포르 본 섬의 모습]
[하버 프런트에 정박한 럭셔리 크루즈 선]

이렇게 첫 번째 정류장인 ‘하버 프런트(Harbour Front)’ 승강장을 지나, 이제 산 위쪽으로 케이블카가 올라갑니다. 뒤로 보이는 산이 바로 ‘마운트 페이버(Mount Faber)’인데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하네요. 이곳이 저희가 내리지 않고 회차할 승강장입니다.

20251027_102238.jpg [마운트 페이버 승강장을 돌아 나오면서]

이제 케이블카는 정류장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센토사 섬으로 내려갑니다. 쉽게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싱가포르 본 섬의 일부를 보고 온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하버 프런트’나 ‘마운트 페이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센토사 섬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이용하는데 저희는 반대로 갔다 온 것이지요.


이렇게 패키지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곳을 어떻게 갔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냥 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하다 내린 후 구경하고, 다시 차에 타고를 반복하면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한참 동안 케이블카 노선과 싱가포르 지도를 보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탄 케이블카의 노선은 ‘마운트 페이버 라인’으로 ‘마운트 페이버 공원->하버 프런트->센토사 섬’의 코스인데, 반대편인 센토사 섬에서 타서 마운트 페이버를 찍고 한 바퀴 돌아온 것입니다.

싱가포르 케이블카 노선.png [싱가포르 마운트 페이버 라인]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는데 이곳은 센토사섬 서쪽에 위치한 ‘실로소(Siloso) 비치’입니다. 날씨가 안 좋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라 좀 놀라기는 했습니다. 현지 가이드 분이 실로소 비치 앞의 인공섬 3개가 싱가포르의 최남단이라고 해서 부지런히 가봤는데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는 간판이 보이네요. 결국 싱가포르 최남단은 못 가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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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소 비치, 인공섬]

나중에 알고 보니 실로소 비치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해변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해변 한가운데 있는 ‘실로소 비치’라고 쓰여 있는 요상한 바위를 두드려 보니 안이 텅 비었더라고요. 가짜 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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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소 비치 인근 리조트, 가짜 바위]

참고로 실로소 비치는 케이블카 ‘센토사 라인’을 이용해서 와도 되더군요. 센토사 라인은 센토사 섬 내에서 운영되는데, 실로소 비치는 ‘실로소 포인트 정류장(Siloso Point Station)’ 바로 앞에 있습니다.


주변을 보니 번지점프 시설은 보이는데, 아무런 괴성(?)이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용하는 사람은 없나 보네요.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해서 서둘러 인근 카페 ‘코넛 잉크(CoNut ink)’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비를 피하게 해 주었으니 고마움의 표시로, 간단하게 코코넛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제법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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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소 비치의 코넛 잉크]

어느덧 점심식사 시간이라 서둘러 한국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곳은 다운타운 인근에 있는 브라스바사(Bras Basah) 지역에 위치한 ‘싹쓰리(SSAK3)’라는 한국식 BBQ 식당인데 오늘은 샤부샤부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이 참 절묘한데 ‘돈을 싹 쓸어 모은다’라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럴듯하네요. 한국인 외에도 현지인들도 많이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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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당 싹쓰리와 샤브샤브]

고기, 야채, 어묵, 소시지 등의 무한 리필뿐 아니라 반찬도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였습니다. 이게 한국인이 음식을 대접하는 정인 것 같네요. 그래도 너무 먹기는 했네요. ^^


탱탱한 배를 두드리며 다음 코스로 이동했는데 도착한 곳은 바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입니다.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곳으로 관광객이면 한 번쯤은 꼭 들르는 필수 코스라고 하네요. 아내는 예전에 한 번 와봤던 곳이라고 하는데, 길치가 이런 걸 기억하는 것을 보면 인상적이기는 했던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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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스 바이 더 베이 입구]

버스에서 내리니 이곳은 좀 전의 센토사 섬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그 유명한 슈퍼트리가 저희를 반깁니다. 저희는 낮에 도착해서 매일 오후 7시 45분과 8시 45분에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슈퍼트리쇼를 볼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웅장한 슈퍼트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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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트리]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베이 사우스 가든, 베이 센트럴 가든, 베이 이스트 가든’이라고 합니다. 슈퍼트리가 서있는 곳이 바로 ‘베이 사우스 가든’이네요.

가든스바이더베이 약도.png [베이 사우스 가든 지도]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는 ‘플라워 돔(Flower Dome)’과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의 2개의 거대한 실내 온실 유리 돔이 있습니다. 저희는 먼저 플라워 돔으로 입장을 했습니다. 대형 스크린이 있는 복도를 지나자마자 나타난 엄청난 규모의 유리 온실에 놀랐습니다. 이곳은 2015년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온실로 등재가 될 정도로 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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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돔 입구]

실내 온실이지만 내부의 온도는 생각보다 시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플라워 돔은 미국 캘리포니아 그리고 남부아프리카의 건냉 기후 스타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습하고 찌는 동남아성 기후인 싱가포르에서는 한낮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총 9개의 테마 정원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이색적인 꽃과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2층에 있는 바오밥 나무, 나무 조각상 쪽을 보고 걸어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길마다 테마 정원이 이어지는데 모든 곳을 들릴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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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돔 내 모습]

나선과 같이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서 내려오니, 1층에는 해바라기 정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바라기는 노란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보니 주황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상이 있더군요. 영화에서 나오는 식물괴물같이 생긴 노란 눈의 해바라기도 있네요. 자꾸 쳐다보니 부담 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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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과 노란색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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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돔 출구와 연결된 기념품점]

이제 짧게나마 플라워 돔 관람을 마치고 나란히 붙어있는 클라우드 포레스트로 이동을 합니다. 이동하는 중간에 기념품점이 있는데 시간 관계상 그냥 통과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곳이 양쪽 돔의 중간이고 여기에 출구가 있더군요.


클라우드 포레스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대형 인공폭포가 저희를 맞이합니다.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물방울이 사방으로 퍼져 마치 안개 비가 오는 듯하네요. 쥐라기 공원에서 나왔던 초식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 두 마리의 긴 목도 폭포사이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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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포레스트 입구의 폭포]

길을 따라가면서 느낀 것이 이곳은 플라워 돔과는 달리 습하면서도 시원합니다. 그래서 습한 곳에서 사는 식물들 위주로 전시가 된 것 같고, 다니다 보면 안개와 같은 뿌연 현상도 자주 보게 됩니다. 아마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안개와 구름이 있듯 그런 환경을 인위적으로 재현한 것 같습니다. 그냥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있네요.


나중에 찾아보니 클라우드 워크(공중 산책로)와 클라우드 돔 주변으로 미스트(안개)가 나오는데, 매시간 정각부터 시작하여 약 10분 정도만 분사가 된다고 하네요. 저희는 미스트가 나올 때 도착했기 때문에 매번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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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산책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스트]

이런 환상적 분위기 속에서 가는 곳곳에 공룡이 숨어 있어 있으니,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다른 관광객도 곳곳에 숨어 있는 공룡을 찍느라 바쁜데 이건 ‘티라노사우루스’네요. 그리고 일명 박치기 공룡으로 알려진 ‘스티기몰로크’가 이동용 우리에서 트레이드 마크인대머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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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 스티기몰로코]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핵심인 ‘클라우드 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클라우드 마운틴’은 거대한 산처럼 만들어 놓은 조형물인데 이곳에 난초, 양치류, 고사리 등 다양한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클라우드 마운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가이드 분은 이곳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하던데, 나중에 보니 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서 얼굴을 내미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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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마운틴 4F 포토존, 공중 산책로]

클라우드 마운틴을 중심으로 공중 산책로가 빙 둘러 있어, 통로를 계속 걸어 내려오면서 다양한 고산 식물과 아름다운 이름 모를 꽃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슈퍼트리, 그리고 저 멀리 저희가 타고 온 로얄캐리비언 오베이션호도 희미하게나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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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포레스트에서 내다 보이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슈퍼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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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로얄 캐리비언 오베이션 호, 플라이어 대관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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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의 공중 산책로에서 하트 모양으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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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마운틴의 공중 산책로를 내려오면서 보이는 풍경]

그러고 보니 이 온실에는 기둥이 없고 거대한 유리벽 프레임으로 지지되는 구조이던데,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큰, 기둥 없는 온실이라는 별칭이 붙은 모양입니다.


아찔한 높이의 공중 산책로이지만 안전펜스가 있어서 그런지 무섭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이렇게 빙빙 공중 산책로를 돌고 돌아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니 극장이 보입니다. 잠시 들어가 봤는데, 저희가 방문한 시간대에는 별도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지 않아 바로 출구를 통해 나왔습니다.


만약 다시 싱가포르에 온다면 꼭 한 번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관람했으면 하는 곳입니다.


충분히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이번에 향한 곳은 ‘아랍인의 거리(Arab Street)’입니다.

과거 아랍 상인들이 형성한 지역으로 이슬람 문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거리의 중심에는 웅장한(?) 술탄 모스크가 있고 멀리 뒤편의 고층 건물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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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상권과 뒤로 보이는 고층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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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 거리와 이슬람 술탄모스크, 그리고 클래식카]

거리를 걷다 보니 화려한 벽화와 독특한 상점들이 있지만 선뜻 들어가기에는 부담이 있네요. 이제 날이 개면서 기온이 올라가 후텁지근합니다. 서둘러 시원한 버스로 돌아가고 있는데 길 맞은편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여 ‘여기 아이스크림 맛은 어떨까?’ 하고 들어갔습니다. 맛은 우리나라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비슷한데 과자 속 깊은 곳으로도 아이스크림이 꽉 들어가게 넣어 주었네요. 그래서 버릴 것 없이 다 먹었습니다. 물론 손잡이의 포장지는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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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사 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저희도 예정시간보다 일찍 버스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먼저 오셨네요. 덥기도 하고 볼 것도 없어서라고 하시네요. 제가 생각해도 굳이 관광 코스에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코스는 ‘중국인의 거리’라고 하는데 일종의 차이나타운입니다. 중국계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된 지역으로 전통 사원, 전통적인 기념품을 파는 스트리트 마켓 등이 있어 싱가포르에서 손꼽히는 쇼핑 명소 중 하나라고 합니다. 좀 전에 갔었던 ‘아랍인의 거리’에서 실망을 해서 큰 기대 없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고, 다양한 상점이 길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활기차 보입니다. 역시 중국인 이민자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많은 것 같네요.

차이나타운.png [싱가포르 내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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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불아사, 길거리 상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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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두리안과 차이나타운과 연결된 지하철역]

우선 현지 가이드 분이 맛있는 과일을 대접한다고 하여 과일 가게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망고, 망고스틴, 그리고 두리안도 먹었네요. 다들 망고와 망고스틴은 잘 드시는데 두리안은 선뜻 손이 안 가는 모양입니다. 저도 몇 번을 먹어 봤지만 망고와 두리안 중 고르라고 하면 망고를 고르지요.


이제 자유롭게 쇼핑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여기서도 손녀 옷만 눈에 들어와서 여러 가게를 가 보았지만 전부 큰 사이즈만 있네요. 방향을 바꿔 제가 입을 야자나무가 그려진 화려한 남방을 살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큰 사이즈가 없어서 구입을 못 했네요. 결국 이번 여행에서 구입한 것은 보타닉 가든 기념품점에서 산 손녀의 옷 한 벌뿐이네요.


어느덧 한 낮은 태양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위해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한 곳을 보니 첫날 묵었던 오키드 호텔과 오아시아 호텔 인근이네요. 식당이 있는 빌딩은 ‘구오코 타워(Guoco Tower)’라고 하는데,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290m라고 합니다.

구오코, 오아시아, 오키드 호텔.png [싱가포르 다운타운 코어 지구 내 구오코 타워]

싱가포르를 둘러보면 상당히 높은 건물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형태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최고 높은 구오코 타워의 높이가 290m(65층)이라고 하니 좀 이해가 안 갑니다. 한국의 초고층 빌딩은 롯데월드타워로 123층에 높이가 555m이니까요.


그 이유는 중앙업무구역(CBD)의 최고 제한 고도가 280m이기 때문입니다. 이 제한은 인근에 있는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와 관련된 항공 교통안전 규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하튼 ‘구오코 타워’는 특별 면제를 받아 고도 제한보다 높게 지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제한 고도보다 딱 10m 높네요. 왜 딱 10m인지 궁금합니다.

파이야 공항.png [중앙업무구역 인근 공군기지로 인한 최고 제한 고도 설정]

저희가 저녁 식사할 곳은 이곳 구오코 타워의 지하 식당가에 자리 잡은 ‘북창동 순두부’ 집입니다. 사실 한국의 북창동 순두부집에 비해 맛이 조금은 다릅니다만, 같이 나온 고기와 함께 맛있고 배부른 저녁 식사를 마쳤습니다. 아깝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많이들 남기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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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오코 타워 지하 식당가의 북창동 순두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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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 찌게와 푸짐한 고기]

건물 밖으로 나오니 벌써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코스로는 싱가포르 강변의 역사적 명소이자 엔터테인먼트, 식사와 쇼핑 공간인 클락 키(Clake Quay)입니다. 이곳의 위치는 중앙업무구역의 변두리에 있는데 예전 건물을 현대적인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단장하여 재개장한 곳이라고 하네요.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클락 키 안쪽으로 들어가니, 즐비하게 늘어선 인상적인 기둥과 우산과 같이 생긴 캐노피가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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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키의 특이한 캐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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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키 광장과 조형물]

광장의 중앙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총 4개의 블록(Block)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블록 A와 D는 ‘The Riverfront’, 블록 B는 ‘The Warehouse’, 블록 C는 ‘The Circuit’라고 쓰여 있습니다. 기억과 사진을 기반으로 적었는데 혹시 틀릴 수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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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키 중심부]

사실 클락 키를 방문한 목적은 ‘싱가포르 리버 크루즈(Singapore River Cruise)’를 타고, 싱가포르강을 따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쪽으로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함입니다. 이곳이 리버 크루즈 선착장인데, 많은 분들이 저녁 야경을 보기 위해 줄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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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크루즈 선착장의 매표소와 리버 크루즈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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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리버 크루즈 선 들]

배에 탑승하기 전에 가이드 분이 보트의 맨 뒤쪽으로 들어가라고 하네요. 들어가면서 보니 앞쪽은 천장으로 막혀 있고 뒤쪽만 뻥 뚫려 있더군요. 사진을 찍기가 좋아서 뒤로 가라고 한 것이네요.


세계 어디를 가도 야경이 멋있기는 하지만 싱가포르 마천루의 불빛과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인해 무척 아름답습니다. 세 개의 다리를 지나니 어느덧 싱가포르의 상징인 백사자 머리에 흰 물고기 꼬리가 달린 머라이언 동상이 보입니다. 밤낯을 가리지 않고 입에서 물을 뿜어 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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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멋진 야경, 물을 뿜고 있는 머라이언 동상]

이제 크루즈는 멀리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배경으로 크게 원을 돌은 후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마지막까지 알찬 투어를 통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준 가이드 분들에게 고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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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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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강에서 바라본 다운타운의 야경]

이렇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 아쉽지만 창이 공항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현지 가이드 분이 뜻밖의 제안을 하시더군요.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출국할 터미널 4로 바로 가지 않고, 창이 공항의 상징인 쥬얼창이 폭포가 있는 터미널 2를 들리면 어떻습니까”하고요. 모두들 정말 대 환영이더군요.


싱가포르 입국과 출국을 모두 터미널 4에서 하다 보니 쥬얼창이 폭포를 볼 수 없는 게 가장 아쉬웠던 참이었는데 말이지요. 대한항공은 터미널 4를 이용하기 때문에 빠르게 입출국을 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터미널 2까지 너무 멀어서 쥬얼창이 폭포를 보려면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창이공항 터미널.png [싱가포르 창이공항 터미널 위치]

역시 쥬얼창이 폭포는 창이 국제공항을 간다면 꼭 봐야 할 것 같네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무려 40m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웅장한 물소리는 가히 탄성을 지를 만합니다. 근처에 있어도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어서 옷이 젖기는 하는데 다들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Jewel Rain Vortex(쥬얼 레인 보텍스)”라는 명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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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창이 폭포]

“Take in the grandeur of the world's tallest indoor waterfall and nucleus of jewel. Flowing forty meters down to the basement, the mighty cascade will mesmerise you as the sunlight catches the spray, occasionally unveiling a rainbow to lucky visitors. when the sky outside darkens, the continuous pour dot Rain Vortex takes on a mystic splendour.”

영국 영어를 기반으로 사용하는 나라답게 Mesmeise(미국식 Mesmerize, 완전히 매료시키다), Splendour(미국식 Splendour, 화려함/훌륭함)와 같이 영국식 철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폭포 주변에는 분수쇼를 관람하기 위한 관람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앉아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멋진 장관이라 계속 주위를 돌고 있었습니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화려한 라이트쇼가 시작되었습니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폭포를 비추고 이윽고 음악과 함께 쏟아지는 물줄기 위에 다양한 형상이 나타납니다. 마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물방울이라고 할까요. 어떨 때는 물방울이 위에서 아래로, 가운데에서 옆으로, 살아 있는 듯이 움직이는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멋진 장관의 주얼창이 폭포]
[화려한 라이트쇼를 보여주는 쥬얼창이 폭포]

화려한 라이트쇼가 끝난 후 다른 높이에서 보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거대한 깔때기와 같이 생긴 곳에서 물줄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보이네요.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낮은 곳에서 혹은 높은 곳에서 보더라도 쥬얼창이 폭포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변함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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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높이에서도 웅장한 쥬얼창이 폭포]

공항 터미널의 최상부 층은 식당이 있던데 늦은 시간이라 영업은 거의 종료가 된 모양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한가하기도 하고요. 잠시 둘러보니 바로 위는 거대한 돔 형태의 유리 지붕이 보이고, 그 밑에 기둥과 줄기에 조명을 예쁘게 설치한 나무들도 보이네요. 여기서 한 컷을 찍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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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공항 최상층]

쥬얼창이 폭포도 덤으로 봤으니 이번 여행은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이제 터미널 4로 이동하여 출국장을 통과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1시를 조금 넘기고 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터미널 4의 면세점 중 상당 수가 문을 닫거나 닫을 준비를 합니다. 터미널 1과 2를 보고 와서 인지 터미널 4는 그리 볼거리가 없기도 하고 면세점의 규모도 상당히 작네요.


이제는 게이트가 열리고 비행기에서 피곤한 몸을 기대는 일만 남았네요.


아침이 밝아 오면서 한국 상공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함께 여행을 하였던 분들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뒤로하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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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도착]

끝까지 함께 한 가이드 분이 저한테 그러시더군요.

“다른 분은 몰라도 아버님은 지중해 크루즈 여행 때 뵐 것 같네요.”라고 말입니다.


이번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체험한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늘 생각만 하던 크루즈 여행을 통해 여행의 또 다른 묘미도 맛보았고요.


직장 동료들이 물어보더군요. 크루즈 여행이 어떠했냐고?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꼭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여행이다.”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에 중국 상해를 출발하여 일본 가고시마와 나가사키를 거쳐 다시 상해로 돌아가는 크루즈 여행에 대해 본 적이 있는데 여기도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오베이션호와 같은 크기의 배인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Spectrum of the Seas)'가 투입되더군요. 짧은 일정이지만 대형 크루즈 선이니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곳도 한 번 가볼까 하네요.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지 벌써 반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당시의 감흥을 잊지 못하고 있네요.

꼭 다시 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이렇게 총 13회에 걸쳐 '난생처음 떠나는 크루즈 여행'을 마무리 지었네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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