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역시 무섭네요 #23

오늘은 교정 상태만 점검하는 정기 검진일 입니다. 지난번 46번 치아의 손상된 크라운에 새 크라운을 씌운 후 3주 동안은 무탈하게 지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리 큰 이슈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진료 의자에 앉았습니다.


임시 크라운 덧붙이기(높이 조절) 작업(2026. 3. 16)

우측 상악 17번 치아를 위로 올리는 교정 작업은 꾸준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치아가 제자리를 잡으려면 '파워 체인'의 당기는 힘도 필요하지만, 아래쪽 48번 치아와의 맞물림(교합) 상태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47번 임시 크라운 덧대기.png [임시 크라운에 덧대기 작업]

17번과 48번 치아의 교합 상태를 확인해 보니 간극이 있어, 씹는 기능은 물론 17번 치아를 올리는 힘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17번 치아의 파워 체인을 더 강한 것으로 교체하고, 48번 임시 크라운 위에 레진을 덧대어 높이를 높이는 치료가 진행되었습니다.


기존 임시 크라운 위에 레진을 덧붙이는 작업은 우선 크라운 위쪽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렇게 거칠어진 표면 위에 레진을 덧바르고 형태를 잡는 작업이 이루어지는데요. 이때 독하고 톡 쏘는 듯한 화학적인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이제 '블루라이트(광중합기)'를 쪼여 덧댄 레진을 빠르게 굳히고, 이를 꽉 다물어 위치를 잡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이 불쾌한 냄새에서 묘하게 옛 향수가 느껴집니다. 어렸을 때 한 동안 '프라모델(Plamodel)' 만들기에 빠졌던 적이 있었지요. 소중한 용돈을 모아 문방구에서 비행기나 로봇 모형을 사다 다락방에서 조립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아마 이 불쾌한 냄새가 예전 프라모델 조립 시 사용하였던 본드 특유의 냄새와 비슷했나 봅니다. 당시에는 본드의 주성분인 톨루엔이 환각을 일으키는 줄도 모르고 조립하느라 열중했었는데, 그때 그 시절 기억이 떠올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누워 있었네요.


여러 번의 교합 상태 확인을 통해 굳은 레진을 다듬어 교합을 맞춘 후,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하고 잇몸에 붙은 레진까지 모두 제거하며 오늘의 진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오른쪽 17번과 48번 치아가 이전보다 더 잘 교합이 될 것이고, 이를 통해 17번 치아가 빠르게 위로 올라가서 제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이런 단계를 거쳐서 17번 치아가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면 최종 보철물로 교체하게 될 것이네요.


치과 치료의 끝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지만, 오늘의 치료도 추억으로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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