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식재료와 발효 문화를 현대적 감각의 코스 요리로 재해석
결혼기념일을 즈음하여 명동 한식 맛집 '콩두 명동'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전통 식재료와 발효 문화를 현재적 감각의 코스 요리로 재해석한 곳인데, 담음새와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콩두 명동은 서울 중구 명동7길 호텔 28의 6층에 자리 잡고 있어 특이하기는 한데, 우선 호텔 28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입구를 찾았다면 6층으로 바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도착하면 바로 호텔 카운터가 보이는데 아예 '콩두'를 안내하는 간판이 보입니다. 카운터에 콩두가 어디 있는지 자주 물어보는 모양이네요. ㅎㅎ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에는 다양한 한국 전통의 식기와 밥상, 장류 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한 물건이 많아, 하나 구입하여 벨기에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오면 선물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카운터가 보이고 역시 한 편에 전통 방석과 전통 기름, 그리고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희망풍차 나눔 사업장'과 '아동을 살리는 기업'임을 알리는 인증서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국의 멋이 물씬 풍기는 뒤주와 곡식, 각종 다기류, 그리고 큰 항아리가 매장의 중앙에 놓여 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외국인과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더욱 마음이 가네요.
이제 예약한 자리로 가보니 일반 레스토랑과 비슷한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왠지 차분함이 느껴집니다. 직원 대부분이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지 친절하고 능숙하게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이 식당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자리에 앉아 보니 정갈하게 준비된 식기류는 한식의 멋이 확연히 풍기는 방짜유기로 놓여 있습니다. 특히 칼이 서있는 모습이 좀 낯설기는 한데 잘 서 있도록 뒤 부분이 납작하게 제작이 되어 있고, 외국인들도 사용하기 쉽도록 포크도 하나 준비 되어 있네요. 테이블 위에 아담한 꽃장식 하나와 냅킨 그리고 호출벨이 보입니다. 모든 게 정갈하고 품위 있게 느껴집니다.
놓여있는 반찬 뚜껑을 여니 김치와 상추대 나물, 그리고 명란젓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에 녹색 나물을 봤을 때는 시금치가 아닌가 하고 먹어 봤는데 도통 무엇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서빙하시는 분이 상추대라고 하셔서 알겠더군요. 반찬은 모두 맛있어서 여러 번 다시 요청하여 남김없이 먹었네요. 참! 밥도 요청하면 추가로 더 주십니다.
메뉴판도 외국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양식 메뉴와 같이 전체 요리, 수프, 메인 음식, 디저트, 음료 순으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모든 메뉴를 한 번씩 맛보면 좋겠지만 오늘은 우선 끌리는 음식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음식은 전체요리로는 '광어 카르파치오', 수프로는 '타락죽', 메인으로는 '우대갈비 스테이크', '은대구 구이', '등심 스테이크', '해물탕 부이야베스'입니다. 그리고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추가 메뉴인 '꽃게장 스푼'도 주문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3명인데 메인 음식 5개나 되네요.
주문한 음식이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놓였습니다. 접시와 화로, 그리고 수저 세트가 한식의 풍미를 한껏 올려주고 있습니다. 일단 눈으로는 합격 점수를 줄 수 있네요.
이제 주문한 음식이 하나씩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나온 것은 전체요리인 '광어 카르파치오'입니다. 접시에 예쁘게 담겨 있는데 오미자의 향과 광어의 식감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메인을 먹기 전 입가심하기에는 딱 맞는 음식입니다.
다음은 계절 수프인 '타락죽'입니다. 타락과 토란 그리고 표고버섯이 들어 있고, 특이하게 감태소스가 올려져 있습니다. 맛은 우유나 치즈의 향이 있으면서도 약간 쌉쌀한 맛도 느껴지는 부드러운 수프입니다.
드디어 메인 음식이 나왔습니다. 먼저 갈비나 등심에 발라 먹을 수 있는 간장, 세 가지 소금, 그리고 붓이 나옵니다. 이 붓으로 고기에 긴장을 바르라고 하더군요. 담긴 것에 비해 접시가 좀 크긴 하네요.
이게 바로 '우대갈비'입니다. 전통 화로 같은 곳에 올려져 나오는데 한쪽에는 구운 마늘도 같이 내어지네요. 먹음직스럽게 생긴 것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게 무척 맛있었습니다. 콩두 명동의 대표 요리라고 하는데 맞습니다.
또 다른 메인 음식인 '등심 스테이크'인데 구성은 우대 갈비와 똑같습니다. 이것도 맛은 있는데 우대 갈비를 먹고 나니 아무래도 한 단계 아래라고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대 갈비보다는 못하다는 것이지요.
이번엔 제가 좋아하는 생선요리인 '동국장 비스크 소스의 은대구 구이'입니다. 동국장이라는 것이 생소한 이름입니다만, 우리나라 전통장이라고 하네요. 간장과 메주를 분리하지 않고 함께 먹는 장인데 맛이 심심하고도 특별하다고 합니다. 제가 먹어 보니 된장의 구수한 맛과 간장의 짭짤한 맛도 있고 국물이 시원한 것은 일품입니다만, 제 입맛에는 좀 짜게 느껴지네요. 대구는 살이 부드럽지만 쉽게 부서지지 않도록 잘 익혔습니다. 솔직히 양은 좀 적다고 느껴집니다.
추가로 시킨 '해물탕 부이야베스'입니다. 생긴 것은 그냥 꽃게 해물탕인데 깊은 맛이 나며 그냥 해물탕 맛하고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건더기를 다 먹은 후 국물에 밥을 말아먹어도 맛있더군요. 밥 두 공기를 추가로 받아서 국물과 같이 먹었습니다.
전 부이야베스가 뭔지 몰랐는데 찾아보니 마르세이유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지중해의 대표적인 생선 요리라고 하네요. 예전에는 바닷물에 각종 생선과 회향풀, 토마토 등을 넣고 뭉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여 먹던 음식인데 요즘은 바닷물 대신 암초에서 사는 작은 생선들을 토마토와 양파, 마늘, 샤프란 등과 함께 끓인다고 하네요. 그래서 결론은 '우리나라 생선찌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은 좀 다른데 여하튼 맛있다'입니다.
이것도 추가로 시킨 '꽃게장 스푼'입니다. 스푼에 꽃게장을 담아서 제공되어, 밥 한 입에 한 스푼씩 먹으면 되니 깔끔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감태를 가져다주는데 싸 먹어도 맛있습니다. 일단 짜지 않은 것에 점수를 주고 싶고, 정갈함에 추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꽃게는 뚜껑을 안 열어봤지만 속이 텅 비었을 것입니다.
이제 특선 디저트와 음료수가 제공됩니다. 팥 브라우니와 백년초 크런치가 뿌려진 쌀 아이스크림인데 그리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디저트로는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음료수로는 아메리카노와 유자 발사믹을 주문하였는데 아메리카노는 별 특이한 점은 없었고, 유자 발사믹은 좀 색다른 음료이기는 했네요. 그냥 입가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오늘은 결혼기념일을 즈음하여 정갈하고 깔끔한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한식 다이닝 '콩두 명동'을 방문하였습니다. 특별하거나 중요한 날, 모임을 갖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되어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멋진 식사를 마친 후 인근 명동 거리와 명동 성당, 그리고 청계천을 둘러보면 소화도 되고 혈당도 조절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네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