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친 그리움에서 쌓이는 아쉬움으로
과거의 나에게 가을이란 첫사랑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나에게 가을이란 한 해가 저물어가는, 또 한 겹의 나이테가 쌓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계절이 되었다. 인생의 황혼을 느끼기에는 아직 한참 어리지만 마냥 젊다고 하기에는 어색한 나이, 이 애매한 시기가 만들어내는 모호한 감정인 듯하다. 이 시기에 가정을 꾸린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 역시 나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의 대부분을 나를 채우는 시간이 아닌 나를 소비하고 희생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있기에 이런 아쉬움의 감정이 생기고 또 쌓이는 것 같다. 이런 감정을 잘 표현하는 가요가 있다. 성시경의 '잃어버린 것들'. 처음 들었을 때도, 지금도 참 공감이 되는 음악이다. 지금도 그 음악을 BGM 삼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공허함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다시금 뜨거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은 나를 위해서,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