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에 대한 해석
슬픈 노래
그날 들었던 노래를 드디어 찾아냈다. Adele의 Someone like you였다.
새해를 맞아 가족들이 다 모였다. 조카들에게 고모가 이런저런 노래를 들었는데 좀 찾아보라고 한다.
"한 대의 관광버스에 전 세계 애들이 다 타고 어딜 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애들이 다 따라 부르더라고. 도대체 전 세계 젊은이들이 다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히트를 친 요새 유행하는 노래가 뭐야?"
"고모, 좀 흥얼거려 봐. 리듬이 어땠어?"
"그냥 좀 신났어."
"고모, 가사에 뭐 있었어?"
"고모가 그게 생각나면 이미 찾았지 이러고 있겠냐?"
"고모, 여자 목소리야, 남자 목소리야?"
"글쎄, 여자였던 것도 같고 남자였던 것도 같고. 생각이 잘 안나."
그날 들었던 노래를 찾을 아무 정보도 모르지만, 딱 그 노래를 듣기만 한다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하고서야 어떻게 찾냐고 숨 막혀하면서도 이 조카도 저 조카도 "고모, 이거야?" 하면서 찾아 들려준다.
"이건 한국인이 영어로 부르는 거잖아. 이런 거 아니었어. 정말 외국인이 부른 영어노래였어."
"고모, 이거야?"
"그건 너무 조용하잖아. 한 차에 탄 애들이 정말 신나게 소리 높여서 따라 불렀다고. 좀 시끄럽고 신나는 노래였는데...."
요새 유행한다는 팝송이라며 이것저것 찾아 들려주는데, 어느 것도 아니다. 듣고는 싶고 찾아지지는 않아서, 결국은 그날 같은 차를 타고 놀러 갔던 어린 친구에게 라인메시지를 보내 물어보기로 한다. 진작 물어봤더라면 간단했겠지만, 어째 그녀에게 물어보는 게, 스무고개를 하며 조카들에게 찾아내라고 하는 것보다 더 귀찮게 느껴졌기 때문에 미루고 미룬 것이다. 전 세계인이 다 따라 부르니, 젊은애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다 아는 줄 알았다, 초등 중등 고등의 조카들은 그냥 한 목소리로 '이 노래'하고 답해줄 줄 알았다.
"고모가 친구한테 물어볼 건데, 답이 날아오기 전에 그 노래가 뭔지 맞추면 고모가 선물 줄 테니까, 빨리들 맞춰봐."
"아, 답답해. 그냥 말해줘. 리듬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고,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고. 도대체 어떻게 맞추냔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나도 참 꿈도 야무지지. 아무 정보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찾는단 말이야.
띵하고 답이 왔다.
"Adele의 Someone like you래."
조카가 핸드폰으로 노래를 찾아 들려준다.
"그래, 바로 이거야!!!"
어, 이 노래는 좀 슬픈데?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슬픈지 궁금하다. 나는 영어 노래를 듣고 가사 내용이 뭔지 알아듣는 영어 실력이 조금도 없다. 조카가 한국어 번역 자막이 있는 버전으로 다시 찾아서 보여준다.
"어머, 상당 슬픈 내용이네? 짝사랑하는 거잖아. 여자가 내가 널 좋아한다고 대놓고 말 못 하니까, Someone like you, 누군가가 널 좋아한다고 말한 거잖아. 이렇게 슬픈 노래를 그날 애들은 어떻게 그렇게 신나게 불렀지?"
이 노래는 우리 학교가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짠 대만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날, 돌아오는 관광버스 안에서 마지막으로 다 같이 합창했던 노래다. 관광버스가 학교에 도착했을 때, 기사는 차 문을 열고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죠'의 분위기를 한껏 조성했지만, 차 안에 타고 있던 젊은애들은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느라 내릴 생각을 안 했고, 기사님께 '우린 이 노래가 끝나기 전에 내릴 수 없어요'의 뜻을 전하겠다는 듯이 합창소리는 더 높아졌다. 한 소절도 따라 부르지 못하는 나조차도 행복한 황홀감이 느껴졌다.
노래 제목에 대한 오해
나는 필이 꽂히는 노래 하나를 발견하면 지겹도록 그것만 무한히 반복해서 듣는 버릇이 있는데, 그날 이후로 노래가 듣고 싶다 이럴 때는 아델의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 가사가 '대충 이런 느낌이야'의 수준이 아니라, 가사 하나하나가 다 또렷이 들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부지런을 떨어 검색을 좀 한다. 노래 한 소절 들려주고, 가사를 한 줄씩 해석해 주는 유투버 영상을 찾았다. 왓? 나는 Someone like you가 I like you와 똑같은 문장형식이기 때문에 'Someone, 누군가'가 널 좋아해의 뜻인 줄 알았다. 'Never mind I'll find someone like you'의 일부였다. '내가 너를 닮은 누군가를 찾더라도 개의치 마'였다. Someone like you는 '너를 닮은 누군가'였다. 나의 해석 능력이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 나는 짝사랑밖에 할 줄 몰라서, 해석된 가사를 대충 휘룩 보고 감만 잡은 상태에서, Someone like you를 '누군가 너를 좋아해'하고 짝사랑 버전으로 해석한 것이다. (나도 짝사랑을 안 하고 싶다.)
Someone like you가 마침표가 있는 한 문장이면, 주어 someone이 목적어 you를 동사 like 하다로 해석될 수 있나? 내 영어실력은 이 정도의 확신도 없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