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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 각성

by 무딘

‘슈우우우왁!’

‘챙!’


낫을 돌려 막았지만, 거대한 창이 가슴께를 스쳐 지나며 코트남의 깃털 코트를 찢었다.


한 바퀴 ‘빙글’ 돌아 바닥에 내려서는 코트남.

고개를 돌려 창이 날아온 쪽을 보니,

건물 10층 높이의 거대한 전투병이 창 던지기라도 한 듯,

자신을 향해 팔을 뻗고 있었다.


그의 양 옆으로, 역시나 10층 크기의 거대한 전투병들이 칼과 창을 뽑아 든 채 쿵쿵거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통증에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는 코트남.

가슴에서 울컥 피가 배어 나왔다.


“B급 ‘세계의 저항 주제’에. 감이 나 ‘마운’의 몸에 손을 대?”


코트남, 아니 마물 ‘마운’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엄지 손가락을 깨물었다.

그리곤 몸을 움츠려 코트를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순간 코트 전체에 ‘화르륵’ 불이 붙더니, 점점 부풀어 올라 커다란 화염 덩어리로 변했다.


잠시 타오르던 화염 덩어리는 앞뒤로 4개의 다리 같은 게 쑤욱 튀어나오더니,

이내 3개의 꼬리에 늑대 얼굴을 한 커다란 개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화염견’을 깨운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크아아앙!”


화염견이 입을 벌리며 울부짖자,

커다란 화염구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와 창을 던졌던 거인 전투병을 향해 날아갔다.


‘펑’ 소리와 함께 화염구가 전투병을 덮쳤고, 전투병은 화염에 휩싸여 허우적대다 바닥에 쓰러졌다.


‘크르르’ 창병이 쓰러진 걸 확인한 화염견은, 이내 자신에게 달려오던 거인 전투병을 향해 훌쩍 뛰어올랐다.


전투병이 긴 칼을 휘둘렀지만,

허공에서 몸을 ‘빙글’ 돌리며 칼날을 피한 화염견은 그대로 달려들어 전투병의 목을 물어뜯었다.


“우어어어어어.”


그걸 보고 옆에서 창병이 창을 찌르자,

얼른 바닥을 딛고 하늘로 솟아오른 화염견은 위에서부터 폭포수처럼 화염을 내뿜었다.

그 강렬한 열기에 거인의 몸이 머리에서부터 녹아내렸다.


가슴까지 녹아버린 거인이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자 화염견이 ‘퇫!’하고 거인의 몸에 침을 뱉었다.


“아...”


화염견에게 유린당하는 거인들의 모습이, 바닥에 쓰러진 리의 눈에도 보였다.


“쿨럭... 도망쳤어야 했는데... 저걸 내가 어쩌겠다고... 으으윽.”


가슴이 으스러지는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찰나, 고글 화면 한쪽으로 노랗게 테두리 쳐진 뭔가가 보였다.


팔 옆에 떨어져 있던 ‘지구본을 짊어진 남자의 석상’이었다.

석상 위로 ‘보물, 아틀라스의 석상’이라는 자막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아틀라스... 석상...”

‘날 따라 해,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그때, 아득히 멀리서 웬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속삭이듯 작은 소리긴 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뭐지?”


고글에서 나오는 소리인가 싶어, 고글 창 여기저기를 살피는 리.

하지만 어디를 봐도 그런 이상한 메시지는 없었다.


‘날 따라 하라고,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

‘죽고 싶지 않으면, 얼른 따라 하라고!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아... 오,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마지못해 천천히 낯선 문장을 뱉어보는 리.

순간, 석상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다.


멈춰 선 채 부르르 몸을 떨던 석상은, 순간적으로 모래알처럼 작은 ‘정육면체 입자’로 우르르 분해됐다.

그러다 소용돌이치며 갑자기 리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커어헉!”


입을 벌린 채 미친 듯이 몸을 떨어대는 리.


조각들이 남김없이 빨려 들어가고 나자, 리의 팔에 감긴 회전식 자물쇠 중, 첫 번째 자물쇠가 천천히 돌아갔다.


그러다 ‘때에에에엥!’ 마치 ‘싱잉볼’처럼 맑고 긴 종소리를 내며 멈추더니, 이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자물쇠가 사라지자마자, 리의 눈, 코, 귀, 입에서 초록색 에테르가 터질 듯 뿜어져 나왔다.

‘파악’ 소리를 내며 리가 쓰고 있던 고글이 터져 날아갔고, 리를 묶고 있던 뱀들이 화르륵 불타올랐다.


“응?”


수상한 에테르를 느끼고 리 쪽을 돌아보는 화염견.

리의 몸에서 초록색 에테르가 뿜어져 나오는 게 보였다.


“저 자식은 왜 저래.”


그때 ‘파박’ 소리를 내며 화염견의 옆으로 거대한 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뒤로 ‘풀쩍’ 물러서며 돌아보니, 평야 건너편에서 또 다른 거대 전투병이 자신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었다.


‘구구구구궁’


동시에 바닥이 진동하더니 평야 여기저기서, 거대 전투병들이 땅바닥을 뚫고 하나, 둘 올라왔다.

눈에 보이는 것만 10여 구가 넘어 보였다.


“크르르르. 귀찮아지는군. 이럴 거면 차라리 그냥 환생해 버리는 게 빠르겠는데...”


‘컹’ 소리와 함께 화염구를 바닥에 내뿜는 화염견. ‘펑’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솟아올라 시야를 가렸다.


“그러기 전에, 먼저 성가신 저놈부터!”


화염견이 몸을 휙 돌려 리를 향해 뛰어올랐다.

리가 있었던 자리로 이빨을 번뜩이며 날아가는데, ‘엉?’ 그의 자리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바닥에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화염견.

고개를 들자, 허공에 우뚝 서 있는 리가 보였다.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공중에 두둥실 뜬 채, 알 수 없는 주문을 반복해서 중얼거리는 리.

그의 두 눈이 초록빛 안광으로 번뜩거리고 있었다.


“쳇, 변신이라도 한 건가?”


그때, 리가 갑자기 화염견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그의 손등에서 시작해 어깨 끝까지, 전에는 없었던 두 줄의 검은 선이 긴 띠를 이루며 이어져 있었다.


“크르르, 뭐 하자는 거야?”


화염견이 리를 향해 입을 벌리려는 찰나, 갑자기 리가 손바닥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화염견의 몸이 하늘로 훅 떠올랐다.


“어억!”


이어 바로 손바닥을 뒤집어 아래로 내리는 리.

이번엔 화염견이 곧장 떨어져 머리부터 바닥에 처박혔다.

‘쿵’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일었다.


“크헉.”


흙먼지 속에서 화염견이 고통스럽게 불길을 토해냈다.

그뿐 아니라 마치 거대한 무언가에 눌리기라도 하듯, 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쿵, 쿵, 쿵, 쿵, 쿵.”


그때, 멀리서부터 달려오던 거대 전투병들이 하나, 둘 리의 주변을 에워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투병들을 바라보는 리.

순간, 리의 눈에서 초록색 화염이 훅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놀랍게도 거대 전투병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창과 칼을 내리며 차렷 자세를 취했다.

멀리서 활을 겨누던 전투병도 활을 내리며 그저 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리의 시선이 전투병에게 쏠린 사이, 가까스로 몸을 빼낸 화염견이 갈지(之) 자로 뛰어다니며 리를 향해 화염구를 뿜어댔다.


“죽어라, 이 자식!”


4개의 화염구가 동시에 날아왔지만, 리는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손등을 휘저어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자 경로에서 훅 밀려난 화염구들이 하늘로 곧장 올라가더니, ‘퍼버벙’ 마치 불꽃놀이라도 하듯 터져 버렸다.


“너, 너, 이 자식, 진짜 정체가...”


분노로 빨갛게 눈이 충혈된 화염견이, 리를 향해 이빨을 번뜩이며 뛰어올랐다.


리의 머리 위에서 한껏 입을 벌리는 순간, 이번엔 리가 화염견을 향해 손바닥을 똑바로 펼쳤다.


그러자 순간 화염견이 뛰어오른 자세 그대로 멈춰버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뭔가가 그를 붙잡기라도 한 듯이.


“컹! 놔! 놓으란 말이야!”


화염견이 몸부림치자, 리가 갑자기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흙이며 돌멩이며, 나뭇가지 같은 것들이 화염견을 향해 쏜살같이 모여들었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쇳가루처럼.


“크허헉!”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화염견.

모인 사물들은 화염견을 둥그렇게 에워싸더니, 그를 짓누르며 점점 크기를 줄였다.

잔해들 틈으로 화염견의 화염이 한 번씩 삐져나와 일렁거렸다.


농구공만큼 크기가 줄어들었을 무렵, 리가 갑자기 주먹을 쫙 펼쳤다.

그러자, ‘펑’ 소리와 함께 구체가 순식간에 폭발해 버렸다.


잠시 동안 강렬한 초록 섬광이 구체에서 뿜어져 나오자, 거대 전투병들이 고개를 돌려 날아오는 불빛을 피했다.


섬광이 멎자, 중심에 남은 검은 덩어리가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모습을 마지막까지 지켜보던 리도, 눈에서 초록 에테르가 사라지더니, 마치 배터리가 다된 장난감처럼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퉁’ 바닥을 튕겨 구르는 리.

순간, ‘구구구궁’ 땅바닥이 일자로 갈라지더니 널브러진 리를 그대로 삼켜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전투병들도 하나, 둘 흙으로 변하더니 ‘후드득’ 무너져 내렸다.


*


“다했다아하하함.”


환생국 사무실에서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기지개를 켜는 유니.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근데 일권 선배도 그렇고, 리도 그렇고, 왜 다들 안 오는 거지?”


그때, ‘쾅!’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쾅, 쾅, 쾅’ 오늘따라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연이어 들렸다.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다른 팀 책상을 바라보는 유니.

아니나 다를까 건너편에서 오발탄이 책상에 주먹을 얹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후배들도 없이 자기 혼자 화를 내는 걸 보니,

위에서 욕을 먹었거나, 아니면 뭐가 틀어져도 단단히 틀어진 모양이었다.


“으이그, 그래 가지고 주먹이 부서질까. 승질머리 하구는. 쯧쯧쯧.”


혀를 차는 유니. 파티션 위에서 조는 ‘게 팻말’의 옆구리를 괜스레 간질였다.

간지럽다는 듯 웃으며 옆으로 도망치는 게 팻말.


“그나저나, 리가 많이 늦네. 뭔 일 생긴 건 아니겠지?”


유니가 인상을 쓰며 펜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


‘또오옥, 또오옥, 또오옥’


마치 동굴 한가운데 있는 듯,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청명하게 울려 퍼졌다.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너는 내가 맞는가?”


아득히 멀리서 물에 젖은 솜처럼 먹먹한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눈을 뜨는 리. 눈앞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자, 어둠 속 사물들이 흐릿하게나마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호수 가운데에 자신이 앉아 있었고, 천정에선 물방울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작은 동심원이 호수 표면 위로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게 보였다.


“여긴 어디...”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왜 그리 나약한가?”


아까보다 한층 선명해진 목소리가 호수 너머에서 들려왔다.


“이봐! 당신 누구야! 당신 지금 어딨어!”


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러자 리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

갑자기 천정이 둘로 쫘악 갈라지더니 LED 조명 같은 새하얀 하늘이 드러났다.


강렬한 빛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리.

잔뜩 찡그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니, 밝아진 하늘 덕분에 발아래가 제대로 보이기 보였다.


“헉, 이건?”


피였다.

호수라고 생각했던 곳은 새빨간 피로 가득했다.

군데군데 머리를 풀어헤친 시체들이 둥둥 떠다니는 게 보였다.


놀라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서자, ‘톡’ 뭔가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위를 올려다보니 다시 ‘톡’ 뭔가가 얼굴에 떨어졌다.

얼음만큼이나 차가웠다.


손으로 얼굴을 문질러 닦는 리.

손을 보자 진득한 피가 묻어 있었다.


“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데,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타원형 가면이 쑤욱 튀어나왔다.


‘우와우웅!’


새하얀 얼굴에 눈도 코도 없이 검은 입만 가득한 가면은, 리를 향해 입을 한껏 벌린 채 달려들었다.

그의 입가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으아아악!”


리가 팔로 얼굴을 가리며 비명을 질렀다.


*


‘퍽’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서 주먹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조금 전까지 리가 화염견과 싸웠던 그 평원이었다.


지진이라도 난 듯 잠시 땅이 흔들리더니, 이내 바닥이 주르륵 갈라지며 ‘훅!’ 뭔가를 뱉어냈다.


몇 바퀴 땅바닥을 구르다 멈춰서는 덩어리.

잔뜩 더러워지긴 했지만, 갈색 조끼 차림에 하늘색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그렇다, 바닥에 삼켜졌던 리였다.


“으으으.”


바닥에 엎드린 채 팔 굽혀 펴기 하듯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는 리. 정신을 차리려 머리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몇 번 눈을 깜빡거리자, 주변의 모습이 조금씩 선명해졌다.


다행히 핏물 속이 아니라, 탁 트인 평야 위였다.


“휴우우, 꿈이었구나.”


리가 한숨을 내쉬자, 머리 위쪽에서 먼지며 흙들이 ‘후두두둑’ 바닥으로 떨어졌다.


“응?”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리.

레이어 워치의 비상포털 버튼을 손으로 더듬는데, 순간 영혼이 환생체에서 빠져나오던 장면이 떠올랐다.


“맞다, 영혼!”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탁 트인 평야 위에 새 몇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 말고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흩어졌던 영혼도, 환생하려던 조자룡도, 심지어 죽일 듯 위협하던 화염견도 사라지고 없었다.


“아... 결국 흩어지고 만 건가...”


고개를 떨구며 리가 한숨을 내쉬자, 바닥의 흙먼지들이 ‘샤아악’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밀려났다.


손을 뻗어 워치의 비상 버튼을 누르는 리.

타원 모양의 포털이 리의 앞으로 소환됐다.


포털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포털 뒤로 새까맣게 탄 숯덩이 하나가 살짝 보였다.


순간, 자신이 화염견을 향해 주먹을 움켜쥐는 장면,

잔해들이 뭉쳤다 폭발하는 장면,

거기서 검은 덩어리가 떨어지는 장면이 사진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설마...”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는 리.

앞뒤로 돌려보는데 평소와 다른 게 전혀 없었다.


‘에이’ 손을 탈탈 털어대며 숯덩이로 다가가는 리.

새까맣게 타긴 했지만, 분명 코트남의 형상이었다.

아마도 마지막 순간, 화염견으로의 변신이 풀린 모양이었다.


“이씨, 너 때문에 괜한 영혼이...”


욱하는 마음에 달려들어 숯덩이를 마구 짓밟는 리.

밟을 때마다 숯덩이가 맥없이 부서져 흩날렸다.


한참을 씩씩거리며 밟는데, 바스러진 재 사이로 뭔가가 ‘번쩍’ 빛나는 게 보였다.


“응?”


밟다 말고 멈춰, 발로 ‘쓱 쓱’ 재를 문질러 걷어내는 리.

재 사이로 ‘에메랄드빛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열쇠였다.


환생 관리자가 ‘자물쇠’를 잠글 때 사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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