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가 왜 여기 있지?”
순간, 조금 전 코트남이 환생체에서 끄집어낸 자물쇠에, 열쇠를 밀어 넣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
고개를 끄덕거리는 리.
천천히 허리를 굽혀 열쇠를 집어 들었다.
숯덩이 속을 나뒹굴었음에도 신기하게 열쇠는 얼룩 하나 묻지 않고 말끔했다.
‘열쇠는 정보 덩어리야. 불에 타지도, 녹지도, 때가 타지도 않지. 신기하지? 심지어 고글을 이용해 원거리로 전송도 할 수 있다고. 근데 정보 덩어리를 우리가 어떻게 만질 수 있냐고? 그건 나도 몰라. 궁금하면 발명하신 ‘수운신’께 물어보던지. 야이씨, 선배가 설명하는데 자냐?’
에메랄드빛 열쇠를 들고 리의 볼을 쿡쿡 찔러대던 유니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열쇠를 눈앞으로 가져가는 리.
유니에게 배운 대로 열쇠의 둥그런 면을 꾹 누른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프로젝터처럼 열쇠 끝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와, 땅바닥에 글자를 수놓았다.
흙바닥이라 선명하진 않았지만 뭐라고 쓰여있는지는 읽을 수 있었다.
글자를 읽자마자, 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열쇠 발급자 및 소유자 : 오발탄’
“오... 발탄?”
*
‘크아아아아악, 끼야야아아악!’
‘통곡의 강’이 내려다보이는 암형계의 아찔한 절벽 위.
화염이 이글거리는 강 속에서 영혼들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마제가 절벽 끝에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다 뭔가를 입에 집어넣더니 우적우적 씹었다.
씹을 때마다 이빨 사이로 하얀 연기 같은 게 새어 나오며, ‘바사삭’ 과자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마제님,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절벽 끝에선 마제 뒤로, 육중한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마제보다 1.5배는 더 큰 그의 몸은, 은빛 갑옷으로 중무장되어 있었다.
“2장군인가.”
“네, 2장군 마경입니다. 첫 번째 자물쇠가 열렸답니다. 이미 헐거워져서 그런가,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는군요.”
“그만큼 세월이 흘렀으니까. 안 헐거워지는 게 이상하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으로 손을 뻗는 마제.
그 끝에 둥근 접시가 둥둥 떠 있었다.
접시 안에는 잘게 잘린 손가락과 발가락들이 잔뜩 들어있었는데, 군데군데 별사탕처럼 생긴 ‘환(丸)’도 섞여 있었다.
한 움큼 움켜쥐고 손을 빼는 마제.
손에서 빠져나온 손가락과 발가락들이 후드득 접시 안으로 떨어졌다.
“흐름이 나쁘지 않군. 다음 조각은?”
“환생계에 있다고 합니다. 이미 ‘회수조’도 출발했습니다.”
“음, 좋아. ‘대석공’은 어떻게 됐지?”
“네, 이 세계 저 세계 넘나들며 애를 먹이긴 했지만, 결국 확보했습니다. 붙잡자마자 바로 ‘집마석(集魔石)’을 만들도록 지시했습니다.”
“집마석이라면, 그 벌레들 들어있는 거?”
“네. 광마께서 준비해두라 명하셨던 ‘마물을 응축한 수정’입니다.”
“좋아, 좋아, ‘광마’님 앞에서 모처럼 면이 서겠구만. 알겠네, 가서 일 보게.”
“존명!”
다시 입에 주전부리를 집어넣는 마제.
2장군이 고개를 숙인 채 뒷걸음질 치며 물러섰다.
“참! ‘천계환’이 다 떨어졌어. 이거 한번 맛 들이니 좀처럼 못 끊겠구만. 요새 가져오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던데, 신경 좀 쓰라고 하지?”
“네, ‘중간계 스파이’에게 바로 전하겠습니다. 존명.”
남은 주전부리를 마저 욱여넣고 우걱우걱 씹어대는 마제.
또다시 하얀 연기가 그의 이빨 사이로 새어 나왔다.
그러다 고개를 숙여 벼랑 아래를 내려다보는 마제.
‘커헉’하고 트림을 하자, 그의 입에서 뼈다귀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비처럼 쏟아지는 뼈다귀가, 강 위에서 허우적대는 영혼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크아악!’
날카로운 뼈다귀에 머리며, 어깨가 관통된 영혼들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
환생의 숲을 터덜터덜 빠져나오는 리.
어느새 쌍둥이 태양이 머리 위에 떠올라, 중간계 곳곳이 온기로 가득했다.
기다렸다가 ‘사자 독수리’를 타고 돌아가도 됐지만, ‘오발탄의 열쇠’ 때문에 심란해진 리는 좀 걷기로 했다.
‘부우~ 왕!’
언덕을 조금 내려오자 도시 중심으로 향하는 도로가 나타났다.
도로 중앙 차도로 ‘조개 모양이 차’들이 미끄러지듯 단숨에 지나갔다.
리는 차도 옆 보행로를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왜, 오발탄 선배의 열쇠가 코트남에게서 나왔지? 훔친 건가? 설마 준 건가? 그는 왜 조자룡으로 환생하려 했을까? 오발탄 선배에게 직접 물어봐야 하나?’
답 없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자, 슬슬 머리가 아파왔다.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인상을 쓰는 리.
그때, 보행로 앞쪽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종종거리며 다가오는 게 보였다.
심판장으로 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게 분명했다.
동물들이 중간계로 올라오면 종종 벌어지는 일이었다.
강아지도 리를 봤는지 멈춰 서서 ‘캉!’ 하고 귀엽게 짖었다.
모처럼 리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리 쪽으로 다가오다가, 갑자기 뭐에 홀린 듯 차도로 뛰어들었다.
“어랏!”
깜짝 놀란 리가 뒤를 돌아보며 차도를 살폈다.
다행히 오는 차는 보이지 않았다.
얼른 달려가 강아지를 안아 드는 리.
안고 보니 멀리서 볼 때보다 훨씬 어린 새끼 강아지였다.
강아지가 리를 보며 다시 ‘캉캉’ 귀엽게 짖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는 리.
리의 손길이 좋은지 강아지도 연신 머리를 비벼댔다.
“빠아아아앙!”
그때, 엄청난 경적 소리에 이어 ‘끼이이이이익!’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 깜짝할 사이 나타난 차가, 리가 서 있던 자리를 훑고 지나갔다.
조개차는 한참을 더 미끄러져 가까스로 멈췄다.
차 덮개가 열리고, 중간계 고위 관리자복을 입은 남자가 헐레벌떡 리가 서 있던 자리로 뛰어왔다.
하얗게 사색이 된 얼굴로 관리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어?”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은커녕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관리자는 허리를 잡고 서서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헛걸 봤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차에 올라타는 관리자.
‘슈웅’ 소리와 함께 조개차가 빠르게 멀어져 갔다.
그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리.
리는 차도로부터 한참 위, 공중에 두둥실 떠 있었다.
“어! 여길 어떻게?”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공중에 뜬 채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리.
다른 건 특별히 달라진 게 없었는데, 손등에 못 보던 두 줄의 검은 선이 나타나 있었다.
“이, 이건 뭐지?”
손등의 검은 선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
순간, 앞으로 뻗은 자신의 오른손,
손등에서 팔로 이어진 두 줄의 검은 선,
하늘로 붕 떠오르는 화염견,
그를 향해 움켜쥐는 주먹,
초록빛으로 폭발하는 구체의 모습이,
짧은 쇼츠 영상처럼 ‘착착착’ 빠르게 눈앞을 지나갔다.
‘설마... 진짜로 내가 마물을?’
리가 생각에 잠긴 사이, 그의 몸이 천천히 인도로 내려섰다.
상황이 믿어지지 않아 그런가, 가슴께가 뭐에 짓눌린 듯 답답했다.
그러고 보니 코트남의 망치에 맞았던 갈비뼈도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비죽거리는 리.
‘캉캉!’ 강아지는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연신 귀엽게 짖어댔다.
‘그 무시무시한 화염견을, 아니 마물을 내가 해치웠다고? 그럴 리가. 이 능력은 갑자기 어디서 났는데? 또 난 어떻게 이걸 쓸 줄 아는 거지?’
‘오막사라무 바라미라제.’
순간, 바닥에 떨어져 뒹굴던 석상의 모습이 떠올랐다.
석상이 잘게 분해돼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습까지는 어렴풋이 기억났다.
“아... 그것 때문인가...”
눈을 가늘게 뜬 채,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
다시 자신의 손등을 살피는데, 어느새 손등의 검은 선은 말끔히 사라지고 없었다.
있는 힘껏 다시 주먹을 쥐어 봤지만, 이번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아무리 힘을 줘도 선이 생기지 않자, 리는 조금 전 상황을 다시 차분히 떠올렸다.
“갑자기 경적이 울렸고, 깜짝 놀라 돌아봤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어서 내가...”
그 순간, 공중으로 휙 떠오르는 리.
순식간에 중간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까지 두둥실 떠올랐다.
“와... 아우!”
놀라 동그래지는 리의 눈.
품에 안은 강아지가 신난다는 듯 다시 ‘캉캉’ 짖어댔다.
손 등을 보자, 아니나 다를까 두 줄의 검은 선이 생겨 있었다.
이번엔 조금 더 길어져 팔꿈치까지 이어져 있었다.
“설마, 이런 것도?”
강아지를 양손으로 잡고 앞으로 내미는 리.
두 손을 천천히 떼자, 마술처럼 강아지가 위로 두둥실 떠올라 한 바퀴 빙글 돌았다.
이번엔 좀 무서운지 강아지가 ‘끼이잉’ 거리며 울었다.
행여 겁먹을세라, 리가 얼른 팔을 뻗어 강아지를 부둥켜안았다.
“미안 미안. 나도 이 상황이 조금 당황스러워서...”
믿어지진 않았지만 분명 현실은 현실이었다.
아니, 믿고 안 믿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상한 능력을 쓰고 있는 건, 분명 리 자신이었으니까.
강아지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중간계를 내려다보는 리.
중간계 중심에 자리 잡은 ‘심판국’의 처마가 햇빛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오늘도 심판국으로 이어지는 용의 길 위로, 수천의 영혼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데려다줘야겠지?”
강아지의 턱을 간질이며 혼잣말하는 리.
그게 기분 좋은지 강아지가 계속 머리를 들이밀었다.
어디로 데려다줘야 하나 이리저리 살피는데, 용의 길 중간의 ‘간이 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멀어서 또렷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오늘도 난쟁이가 고깔을 입에 대고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런가 싶어 시선을 거두려는데, 난쟁이 앞으로 낯익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검은 갓을 쓰고 남색 한복에 붉은 도포를 덧대 입은 남자, ‘감찰사 도일’이 분명했다.
저런 특이한 취향을 가진 사람은 중간계엔 도일밖에 없었다.
‘추측건대, 마물이 초짜인 자네도 노리는 게 틀림없어. 몸조심하라고.’
도일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자, 눈빛을 번쩍이는 리.
“그래, 저 인간한테 물어보면 되겠구나.”
간이 광장 방향으로 조심스레 몸을 기울여 보는 리.
그러자 리의 몸이 ‘슈욱’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날기 시작했다.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리가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
“그때 초대 석공 ‘금운 조사’께서 몰래 ‘예언의 서’를 봤거든. 어이 거기, 좀 앉아, 뒤에서 안 보이잖아.”
은색 두건을 쓴 난쟁이가 모여든 무리 중 한 사람을 가리키며 핀잔을 줬다.
키가 커 우뚝 솟아있던 영혼이 얼른 자리에 앉았다.
“으흐음. 거기 뭐라고 쓰여 있었는지 알아? 이 세상을 만든 힘 ‘절대 공허구’가 밤하늘에 뜨는 날, 세상은 다시 무(無)로 돌아가리라! 귀 있는 자여 경계하라! 눈 있는 자여 크게 외치라!”
팔을 양쪽으로 한껏 벌리며, 마치 예언자처럼 소리를 지르는 난쟁이.
영혼들은 귀를 쫑긋 세운 채,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도일이 다른 곳을 보며 이야기를 듣다가, ‘풋’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핵심이 뭐냐. 쫄 거 없다구 이 사람들아. 언젠가 다 끝날 테니까. 명천계로 가든 암형계로 가든 말이야.”
서로를 바라보며 영혼들이 웅성웅성거렸다.
“자, 자, 여기 모여있지들 말고 얼른 대기열로 돌아가세요. 도일! 너도 거기서 농땡이 부리지 말고 얼른 영혼들 안내 안 할래!”
도일과는 달리 짙은 회색 도포를 두른 감찰관이 다가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영혼들은 쭈뼛거리며 난쟁이의 무대에서 벗어났다.
“어? 어? 안 끝났는데. 이봐! 그래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말이야!”
“빵점! 하하하. 그래 가지고 어디 한 명이라도 데려갈 수 있겠냐?”
도일이 손바닥에 부채를 내리치며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터는 도일.
영혼들의 행렬로 돌아서는데, 낯익은 남자가 영혼들 사이를 헤치며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옷이며 스카프며 흙이 잔뜩 묻긴 했지만, 초짜 환생 관리자 미스터 리가 틀림없었다.
“오우, 초짜! 여기서 다 보네. 어디서 한바탕 제대로 굴렀나 봐, 꼴이 말이 아닌데.”
“저, 할 말이 있는데.”
“어, 근데, 내가 지금 임무 중이라서 말이야. 영혼들을 심판국으로 안내하는, 아주 더럽게 쓸데없고 지루한 임무 말이지.”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리의 먼지를 털어주는 도일.
리의 어깨를 톡 치며 리를 지나쳐 갔다.
“또 보자구, 미스터리한 양반.”
“나, 마물을 만났어요!”
리를 등진 채 몇 걸음 더 걸어가다,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는 도일.
천천히 뒤를 돌더니 리를 째려봤다.
어느새 얼굴 가득했던 장난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마물?”
도일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묻자, 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게 맞다는 듯, 리의 발 옆에 선 강아지도 ‘캉!’하고 짖었다.
리를 노려보며 도일이 좌우로 코를 씰룩거렸다.
“흠, 그래? 그럼 좀 걸을까?”
*
‘팅!’
구식 엘리베이터 벨 소리와 함께 ‘고양이 눈 모양’ 문이 활짝 열렸다.
시끌시끌한 ‘환생 관리부 사무실’ 소리가 훅 밀려들어 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통로를 걸어가는 리.
곁눈질로 보니, 여느 때처럼 오발탄은 후배를 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마물은 왜 굳이 환생하려 했던 걸까요.’
‘글쎄, 소설계에서 뭘 찾으려 했던 게 아닐까?’
‘열쇠는요. 마물이 어떻게 오발탄 선배의 열쇠를 가졌을까요. 설마 오발탄 선배가 스파이 뭐 그런 건 아니겠죠?’
‘워낙 음흉한 인간이라 또 모르지. 내가 뒷조사를 해 볼 테니, 너도 강하게 밀어붙여봐.’
‘밀어붙이라고요?’
‘그래, 갑자기 훅 들어오면 뭔가 흘리는 게 있을 거야. 구린 놈들이 원래 그런 법이거든. 그건 그렇고, 이 강아지는 네가 좋은가 보다. 안 가고 졸졸 쫓아오네.’
도일과의 대화를 회상하며, 성큼성큼 자리로 돌아가는 리.
책상에 살포시 강아지를 내려놓았다.
“왔구나, 늦어서 걱정했잖아. 근데 웬 강아지래? 어휴 귀여워라, 넌 어디서 왔니?”
대답도 없이 오발탄을 뚫어져라 노려보는 리.
장비 쌕도 벗지 않은 채 우뚝 선 리가 이상했는지, 일권이 보던 책을 내려놓았다.
“왜, 뭐, 뭔 일 있당가?”
리의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려보는 일권.
그 끝에 오발탄 선배가 보였다.
“왜, 오발탄 선배가 뭐라 했는가?”
그때, 리가 갑자기 돌아서 성큼성큼 오발탄을 향해 걸어갔다.
“뭐여! 야! 야! 워디 가는겨! 야! 쟤, 왜 저런댜!”
놀란 일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유니도 덩달아 일어서며 입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