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와 미술관

by 영희

봄비 내리는 오늘,

나는 올해 첫 휴가를 쓰고

동행과 함께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으로 간다.

국밥을 한 그릇 먹고서


비가 와서 참 운치있다.를 자꾸자꾸 입으로 말하며.


구하우스 미술관은 구정순 CI디자이너가 소장한 작품을 공유하는 구의 하우스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미술관에 대해 쓴 작가님의 글을 보고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다.


여기는 뭐랄까.

첫째 이 작품들을 개인이 소유하고 또 공유한다는 것에 놀라고

둘째 이곳 안의 모오든 것이 다 작품이라는 것에 또 놀라고

셋째 여기 있는 작품들이 굉장히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에 놀라고

의자에 앉으면 신기하게도 내가 작품속에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집 강아지가 몹시 크다는 것에 놀랐다.



취향이라는 건 뭘까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을 수집한 안목은 또 뭘까.


미술 잘 모르는 내가 봐도

흥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미술 아는 사람들이 보면

이곳은 얼마나 즐거운 공간인가 싶었다.


물론 내가 가 본 미술관보다는

무언가

자유롭고 일상적인 느낌이 들었고

조금 집중도가 낮은 감은 있었지만


우리 집도 미술관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껍질이 깨진 거북이. 라고 나는 느꼈다.



딱딱한 소파가 몹시도 푹신한 소파인 듯

담요를 돌돌 말고 자고 있는 미술관의 소녀처럼

빗줄기가 제법 굵었던 오늘

비가 와서 참 좋다며

내 뇌를 계속 속이며 이곳에 나의 하루를 새긴다.


이렇게 봄비 내리는 휴가는 미술관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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