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스윽 둘러보다가, '와! 이 사람 글 진짜 잘 쓴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발행글을 발견했다. 글이 게시되는 이 공간에 잘 쓴 글이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잘 쓴 글이란 무엇일까?잘 쓴 문장이란 단순히 읽히기 쉬운 문장을 넘어선다. 진정한 울림을 주는 글은 향기와도 같다.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각자의 곱씹음을 유도한다. 결국, 세련되면서도 울림이 있는 문장만이 진정 잘 쓴 글로 남는다.
글 속의 진정성과 울림은 그리 당연하지 않다. 그럼에도 왜 나는 자신을 '필력 좀 친다'라고 당당히 표기했을까? 스스로 흠칫하지만, 그 자부심은 여전히 변함없다. 나는 이곳에 글을 잘 쓰기 위해 왔고, 잘 쓴다고 믿기 때문에 왔다. 그리고 이 믿음은 아마도, 이곳에 글을 남기는 모두의 속마음일 것이다. 나는 단지 그것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드러냈을 뿐이다.
목적 없는 글쓰기를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여기서 말하는 목적은 표면 뒤 실체이다. 그런데, 글 쓰는 것이 꽤나 재미있는 거다. 세련된 자신이라는 타이틀에 심취한 나머지, 여행 에세이를 가장한 목적이 생겼다. 이유 없이 쓰기 시작했지만, 그 자체로 이유가 되었다.
여행 기억을 투고하고자 함은 순도 높은 목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순도 높은 인간으로 거듭난 셈이다. 그렇게 글쓰기는 나의 본질과 연결되었다.
그렇게 때로는 약간의 실망감, 때로는 약간의 고양감, 그리고 점점 채워지는 완성도까지, 이 모든 여정은 단지 나 개인만의 여정이 아니라, 결국 모두가 걸어가는 궤적일 것이다.
앞으로 더 풍부해질 깊이가 기대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정의 중간에 서 있는 지금, 그 자리에 자신이 존재하기에 만족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 나은 내일을 지향하게 되었다. 일련의 모든 과정이 사실은 그 자체로 충분한 목적이었던 것이다.
완벽하지 않기에,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내 글의 본질은 이중성에 있다. 내 글의 목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데 있다. 드러난 진실과 그 뒤에 감춰진 실체, 그 사이의 미묘한 틈새에서 내 글이 시작된다. 나는 글을 통해 세상을 해체하고, 낯섦 속에서 새로운 시선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모순에 질문을 던진다. 당연함 속 숨겨진 질문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내 글의 시작이며, 나의 본질이다. 진정성은, 결국 그렇게 발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