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는 커피 Oct 23. 2024

커피는 맛있었습니다.

맛과 비례하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대와 실망


최근 서울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로스터리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있을 때 자연스레 그 옆에서 근무 중인 바리스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망스러웠습니다. 기물을 거칠게 다루고 바에 기대어 무표정한 얼굴로 손님의 주문서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 키오스크 때문이었을까요? 맞이와 배웅 인사마저 생략된 그 풍경 속에서 마치 고객과의 소통이 무의미하다는 듯한 태도가 짙게 묻어나왔습니다. 


"커피 한 잔이 훌륭한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향미적 경험만이 아니라 해당 메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마음 또한 담겨야 한다는 명제에 아마 대부분 동의 하실겁니다."


제가 그곳에서 손님으로서 받은 인상은 커피 바를 기준으로 손님과 바리스타 사이에 거대한 벽이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바 건너편에 손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벽 너머에 있는듯 쟁반등의 기물을 거칠게 다뤄 소음을 발생시키거나 바리스타들간의 잡담이 손님들에게 전해지는 등 같은 공간에 있는 손님에 대한 행동적 배려가 아쉬운 장면이 다수 연출 되었죠. 완성된 메뉴를 전달하는 과정 외에는 손님들과의 간단한 소통마저 소멸된 모습이었습니다.


지속적인 임금 상승 추세속에서 직원의 업무 효율과 손님의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 하는 것은 운영 전략 상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곳이 접객 서비스(호스피탈리티;Hospitality)가 강조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라면 키오스크를 도입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저하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원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수반 되어야 할텐데 이날의 경험처럼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볼 때 마다 저는 마음에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비스 품질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가격의 저가 커피 매장에서라면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요.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카페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도 손님으로서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가 발생하는건 왜 일까요." 


자문해 봅시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단순히 좋은 커피를 내는 역할에 그칠것인지, 아니면 고객의 경험을 완성하는 중요한 존재로서 역할을 다할 것인지. 커피업계가 성장하고 전문화되어 갈수록 커피에 대한 전문성이 서비스 품질에 우선되는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업계 종사자인 우리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커피는 맛있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커피맛이 안 잡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