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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구이로 May 11. 2024

나도, 너도 성격 장애가 아닐까? (1)

어디에나 있는 성격 장애, 나의 성격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성격 장애'


성격에 장애가 있다니, 이처럼 당황스러운 병명이 있을까. 하지만 성격 장애는 분명한 정신과적 진단명이며, 많은 사람이 겪고 살아가는, 혹은 주변인으로 만나게 되는 질환이다. 오늘은 지난 글들과 조금 다른 흐름이다. 성격 장애는 분류(Cluster)만 3가지이며, 세부 진단명으로 따지면 10가지로 구분된다. 오늘은 이 성격 장애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성격에 장애가 있다는 말은, 참으로 불편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성격은 옳은 것도 없고, 틀린 것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살아가며 스스로의 성격을 평생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옳았을까? 나의 성격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어떨까? 이러한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성숙해지기도 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성격이 있고, 그러한 성격을 장애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성격 장애는 분명한 정신과적 질환이다. 각각의 성격 장애는 진단 기준이 다르지만, 성격 장애의 공통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성격(사고방식 및 행동 양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는 유년 시절부터 서서히 발전하기 시작해 청소년기 또는 성인 초기에 공고화되어 계속적으로 유지되며 시간이 경과해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성격을 가진 경우를 성격 장애로 정의한다) 


그럼 반대로, 일상생활을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성격 장애가 아닌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정신과적 질환은 스펙트럼이라고 이야기했다. 스펙트럼이란 그렇다, 아니다를 구분할 수 없고,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성격 장애 또한 스펙트럼 선상에 놓여, 장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고, 정도의 차이가 있는 질환이다.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인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경우, 타인이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공통된 단점이 있는 경우, 스스로 성격이 심각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모두 성격 장애의 스펙트럼 위에 존재하는 사람일 수 있다. 


진단 기준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있지만, 보통 전체 인구의 최소 10%에서 최대 20-30% 정도가 한 종류 이상의 성격 장애를 앓고 있다고 여겨진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겪고 있는 정신 질환이며, 스스로 모르고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정신 질환이다. 



먼저 성격 장애의 대분류에 대해서 알아보자.

성격장애의 cluster 분류 (성격장애와 인격장애는 혼용해서 사용한다)

성격 장애는 위 표와 같이 3가지 cluster로 분류한다. 


Cluster A는 괴상함, 무관심함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Cluster B는 극적이고, 감정적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Cluster C는 불안함이라는 주요한 특징을 보인다. 


Cluster A

A 그룹에는 편집성 성격 장애, 조현성 성격 장애, 조현형 성격 장애 3가지 성격 장애가 있다.


편집성 성격 장애

편집성 성격 장애는 영어로 paranoid personality disorder로, 타인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가득한 성격 장애이다. 편집증적 성격이라는 말로도 불리는데, 타인의 악의 없는 말을 위협적으로 해석하고, 타인을 충분한 근거 없이 의심한다. 타인에게 비밀을 털어놓기 어려워하고 싫어하며, 자신에 대한 아주 가벼운 무시, 모욕, 경멸도 용서하지 못하여 원한을 가지게 된다. 타인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 현실적인 조언이라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지하고 반박하고, 화를 낸다. 


현실에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성격 장애의 유형으로, 전체 인구의 약 1~2% 정도에 해당한다. 관련 증상으로 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타인이 자신에게 나쁜 의도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한다는 망상, 배우자나 애인이 불륜을 저지른다는 망상이 주요하다. 


드라마 수리남의 전요환 목사

미디어에 이러한 성격 장애를 가진 인물/캐릭터들은 매우 많지만, 성격 장애만을 두드러지게 보여준 인물은 드라마 수리남의 전요환 목사이다. 마약 왕국을 만들며, 주변인들을 모두 의심하고, 자신의 수하들마저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면 스스럼없이 죽인다. 타인의 조언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의심한다. 


편집성 성격 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항상 옳다는 가치관이 확고하기 때문에 적절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없다는 확증 편향이 극단적으로 심해서, 병식을 가지기도 어렵고, 나아가 치료하기도 어렵다. 많은 경우 상담하는 의사를 돌팔이로 몰고 가거나, 자신을 입원시키려는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편집성 성격 장애의 치료는, 정신 치료로 숙련된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정신을 분석하고, 대화하여 증상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치료이다. 편집성 성격 장애 환자가, 자신의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성격 장애의 교정이 훨씬 수월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조현성 성격 장애

조현성 성격 장애는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로,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기피하고, 감정 표현을 제한하는 성격 장애이다. 조현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가족 관계를 포함하여, 친밀한 관계를 바라지도 않으며, 그러한 관계를 즐기지도 않는다. 사회적 관계에서 독립되어 홀로 존재하는 것을 선호한다. 당연하게도 친한 친구가 없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하는 칭찬과 비난 모두에 대해 무관심하다. 감정 표현 또한 제한적이고 단조롭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에 부적절하다. 


조현성 성격 장애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하는데, 조현병이나 조현성 성격장애의 가족력과 유전력이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증가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유년 시절 부모나 보호자의 부재가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년 시절의 방어기제로 인한 성격 장애가 발생하고, 이에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유년 시절 집안 분위기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거나, 또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 조현성 성격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미디어에서는 히키코모리의 형태로 주로 비추어지는데, 방에 혼자 지내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 조현성 성격 장애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이 확인된다. 특히 이와 관련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보고되는데, 한국에서는 2023년 8월 3일 발생한 서현역 칼부림 사건의 피고인 최원종이 대표적이다. 최원종은 만 19세에 조현성 성격 장애로 진단받았으며, 사회 구성원들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왔다고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조현성 성격 장애는, 가족 관계를 포함하여 사회적 관계를 기피하고, 홀로 독립되어 존재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격 장애이다. 조현성 성격장애의 치료 또한 정신치료이지만, 다른 성격 장애에 비하면 환자의 수가 매우 적은 편이라 연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현성 성격 장애가 발병하더라도, 주위에서 병원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욱 환자가 많을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조현형 성격 장애

조현형 성격 장애는 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로 심각하지 않은 조현병의 양상이 성격처럼 장기간 지속되는 성격 장애이다. 이전에 살펴보았던 조현병만큼 이상하지는 않지만, 조현병과 유사한 양상으로 사람들이 바라볼 때 이상하고, 정신병적인 양상을 보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반 사람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이상한 믿음이나 사고를 가지고 있고, 인지나 지각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상한 생각과 말을 하고, 이것이 성격에 묻어나는데, 따라서 주변에 친구가 거의 없고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현성 장애와는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조현성 성격장애는 사회적 관계를 스스로 기피하고 감정 표현을 제한하지만, 조현형 성격 장애의 경우, 행동이 괴이하고 이상한 사고를 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결함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가족과는 정상적인(혹은 최소한의) 관계를 가지고 살아간다. 


케이스 예시는 다음과 같다. 


29세 남성 A 씨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A 씨는 미혼이며, 제대로 연애를 해 본 적도 없다. A 씨는 일정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타로 점을 보고, 손금을 보며 약간의 돈을 벌며 생활하고 있다. 가족 외에는 친분을 가지고 있는 관계도 없고, 친구도 없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는다. A 씨는 어릴 적부터 스스로 예지력과 초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했으며, 타로 점을 알게 된 후 타로 카드로 미래를 예지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항상 검정 옷을 입고, 빨간 신발을 신는다. 검정 옷은 미래의 사람들에게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이며, 빨간 신발을 신는 것은 미래와 연관된 태양의 색과 유사해서이다. 


일반 인구에서 약 3%의 유병률을 보인다. 대부분의 조현형 성격 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강력하게 생각하는데, 보통 예지력, 독심술, 초능력 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에는, 친구들끼리 4차원이다, 이상하다, 독특하다 등으로 치부되는 성격 장애이기도 하다. 


앞선  두 가지 성격 장애와 다르게, 정신치료뿐 아니라, 항정신병 약물이나 고용량의 항우울제로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현병에 사용되는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지지적 정신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의 호전을 기대한다. 



Cluster B

B 그룹에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4가지 성격장애가 존재한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로, 다른 사람의, 사회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성격 장애이다.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못하며, 구속당하고 지탄받을 행동을 반복적으로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신체적 싸움이나 폭력이 반복되고, 대부분의 행동이 충동적이다.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면서도, 자신의 안전도 무시하는 무모함이 특징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준 이후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18세 이상에서 진단이 가능한데, 그 이전에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 품행장애(Conduct disorder로)로 진단할 수 있다. 


위 설명 중,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사회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한다는 지점에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연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의 하위분류로 이해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적 캐릭터의 대명사, 조커


사이코패스는 사실 정신병리학적인 개념, 용어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반사회성 성격장애 중,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일부가 발달하지 않은 사람들을 지칭하며, 일반적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최근 사이코패스라는 용어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많이 사용되며, 의미에 본질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사이코패스는 타인에 대한 공감이라는 인간의 뇌의 생리적인 기능이 부재한 사람들로, 자신을 제외한 것에 대해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해봐야 짜증, 분노, 환멸 등이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감정은 풍부하지만, 외부 환경으로부터 기인하는 공포, 불안, 죄책감, 수치심 등은 거의 없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발생한다.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실제 정신병리학적으로 규정된 단어가 아니다. 현재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시오패스의 의미는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특성을 제외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양상에 부합한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연기하고 있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환자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러한 대표적인 캐릭터는 조커이다. 배트맨 세계관에서 조커는, 영원한 배트맨의 안티 테제로, 순수한 악, 광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설명하는 대부분의 수식어구에 부합하는 인물상을 보여준다. 


조커는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못하며, 일반 사회에서 구속당하고 지탄받을 행동을 반복한다. 대부분의 행동이 충동적이지만,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범죄, 배트맨을 도발하는 일 등)에서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며, 사람의 목숨까지도 가볍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이나 안전도 포기하는데, 스스로 벌인 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결여되어 있기도 하다. 완벽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조커를 연기한 히스 레저가, 극 중 인물에 이입하며, 조커를 이해하고 닮아갈수록 점점 사이코패스가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또한 정신치료가 필요한데, 다른 성격장애에 비해서 정신치료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신치료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성격적 증상을 호전시키는데 유효하며, 공격성이나 충동성의 경우 기분조절제(리튬 등)를 사용하거나, 일부 항우울제를 사용하여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경계성 성격장애 

가장 흥미롭고 까다로운 성격장애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borderlin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한다. 진단도 까다롭고, 접근도 까다롭고, 치료도 어렵다. 임상 양상은 자아, 정동(기분), 대인관계 모두 불안정한 것이 큰 특징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미친 듯이 노력한다. 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충동적인 행동도 많이 하는데, 스스로의 행동의 자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타인을 쉽게 믿고, 타인의 감정을 과대해석하고 이로 상처받기를 반복한다. 


타인의 호의를 매우 크게 받아들이고, 타인의 거절을 과대하게 해석하며 이에 상처를 받고 나아가 자해, 자살행동까지 이르게 된다. 과대이상화와 과소평가의 극단을 반복하며, 매우 불안정한 성격을 보인다. 이러한 감정과 성격의 줄타기 속에서, 본인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과소비, 과식, 도벽 등이 대표적이다.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커지게 되면 피해적 사고, 해리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자해나 자살 시도 이후에도, 감정이 정리되면 매우 덤덤하고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신과 의사들도 진단하기 까다로워하는데, 우울증, 망상 장애, 다른 성격 장애 등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많고, ADHD, 알코올 의존증 같은 여러 가지 질환과 동반되어 존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세상에 대한 믿음이 깨진 상태로,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에게 사랑받고 의지하고 싶은 욕망과 반대로, 내가 믿는 사람은 나를 조롱하고 거부할 것이라는 양가감정이 존재한다. 타인과 사회를 보호자이자 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호받고 싶은 욕구와 상처받고 싶지 않은 심리가 동시 발현된다. 이러한 특성에, 안타깝게 여겨 동정심으로 이들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멀어지게 된다면, 증상을 악화시키고, 상처를 주게 된다. 


최근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인 '멘헤라'의 캐릭터성과도 부합하는데, 간단하게 표현하면 애정 결핍의 궁극적인 형태이다.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면,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의 심리 구조는 다음과 같다. 


- 누군가 환자에게 호의를 베풀거나, 배려를 한다 

-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 그 사람에게 극단적으로 들이대고, 감정을 쏟아붓고, 애정을 표현한다

- 상대방이 그 감정을 거절하거나, 어려워한다 (혹은 환자를 이용한다)

- 상처를 받고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자살 시도, 자해 시도, 타인에 대한 위협)

- 상처를 받고 시간이 지나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 누군가 (동정심으로) 호의를 베풀거나 배려를 한다... (이후 반복)


경계성 성격장애는 성격장애 중에서 아주 전형적이고, 흔한 성격장애이다. 성격장애 중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입원 진료 비율이 가장 높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주변의 지인이 생각날 수도 있다. (그만큼 흔하고, 전형적인 양상의 성격 장애이기 때문이며, 직업활동을 비롯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성격장애의 형태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정신치료가 가장 효과적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 정신과 기반 치료, 전이초점 정신치료, 지지적 정신치료 등 다양한 정신치료 방법이 연구되었다. 약물 치료도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항우울제와 항정신병 약물을 모두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성격장애 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는 없고, 우울감이나 충동적 행동을 완화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가 주변에 있다면, 환자에게 항상 비슷한 페이스로, 일관적으로 반응해 주는 것이 좋다. 환자가 상처를 받고 힘든 일이 있어도, 좋은 일이 있어도, 자신에게 호감과 애정을 드러내도, 일관적으로 반응하고 비슷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환자 본인도 안정감을 찾게 되고, 변덕이 덜해진다.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공감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곁에서 묵묵히 같이 있고,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불안감을 줄여주는 것이 환자들의 정신적인 면, 생활적인 면에 대해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며,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외 성격장애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분에 이어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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