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 No! 시작이 반 Yes! 셀프로 준비해 보는 영국 조기유학
아이들을 데리고 조기 유학을 가기로 결정은 했지만, 주변에 나와 같은 케이스에 대한 경험을 문의해 볼 지인이나 대상이 없었다. 영국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온 지인이라면 대부분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아이들도 지역 공립학교에서 수업하고 온 경우가 전부였기에, 영국이나 런던에서의 생활은 어땠었는지에 대해 조언을 구했을 뿐이었다. 이마저도, 돌아온 대답은 매우 회색빛이 가득했다. ㅎㅎㅎ (지금은 이 글을 적으면서 'ㅎㅎㅎ'라고 쓸 수 있었지만 그때는 누구와 대화를 해도 ㅠㅜㅠ 이런 느낌...)
" (지금 4월이잖아) 아이들 학교가 9월 입학인데 지금부터 준비해서 시간이 괜찮겠어?"
" 영국 비자받는 거 쉽지 않다던데..(그 시기까지 받을 순 있겠니?)"
" 보딩스쿨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너(엄마)가 데리고 들어가서 런던에서 생활까지 하겠다고??"
라며 재차 묻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지인들에게 내 상황에 대해 "내가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더 좋은 방법 있을까?"라고 재차 조언을 구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건, 그 당시 내겐 시간적으로 몹시 사치스러운 과정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때는 어느새 4월 초. 도시도, 학교도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어서 가뜩이나 어색해할 아이들을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입학식에 첫 등교 할 수 있도록 시기도 맞춰주고 싶었다.
그렇다면 이다음 수순은...? 유학원에 연락하여 유학 준비를 진행하면 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하기로 결정하기 전, 예산을 짜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두드려 본 결과, 내가 절약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허리띠를 몇 겹 감아가며 ㅎㅎㅎ 아껴야만 가능할 것 같아 보였다. 작년 초 여행으로 다녀왔던 런던에서 익히 느꼈지만, 런던 물가는 매우 살벌하기로도 유명한데, 준비하면서 알아보니 런던의 월세 비용은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던 것 ㅜㅠ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아껴야 하다 보니, 유학원 컨설팅 비용도 그 당시 나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실제로 컨설팅을 문의해 본 적은 없어서 정확한 금액대는 알 수 없었다는 건 안 비밀 ㅡ.ㅡ).
영국 조기유학을 준비하면서 진행해야 할 가장 큰 줄기는 일단 3가지라고 생각했다.
학교 선택 - 비자 준비 - 집 구하기
이 3가지 중에서 내가 혼자 준비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망설였던 부분은 의외로 비자를 준비하는 부분이었는데, 어디에 기인한 자신감이었을지 최소한 학교와 집은 내가 직접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다. (하다못해 한국에서도 학교와 집은 알아본 적이 있지 않은가? )
다년간의 외국생활을 해 보면서 항상 느끼게 되지만,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도 사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그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건 다 비슷비슷하다. 다만, 해당 국가 언어나, 최소한 영어라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면, 현지 적응이 조금 더 부드럽게 연착륙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일 뿐. 하지만 비자는... 지금껏 한 번도 (직접) 신청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었다.
외국에서 생활할 때, 어떤 국가는 일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나라도 있었다. 비자 갱신을 위해 내가 대사관에서 한 일이라곤 그저, 대리로 업무해주는 직원을 따라다니며 여기서 서명하고 저기서 사진 찍는 일이 전부 였었다. 하지만 대사관이라도 다녀온 날이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쇼파에 가방을 던져놓고 털썩 앉으며 '아후, 비자 갱신하는 거 너무 어렵고 복잡해! 이제 일년동안은 대사관 안 가도 되는거지?'라고 뭔가 대단히 큰 일년치 숙제를 해 놓은 양, 긴장이 풀리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심사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영국 비자를, 갱신도 아닌 처음 받아보는 비자를, 그것도 아이들 것까지 무사히 신규로 발급받는 일을 혼자 해볼 수 있을까?
사실은 조금 막막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것들을 알아봐야 할지, 마치 망망대해에 나침반 없이 표류하는 배가 된 기분?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요즘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 리뷰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차고 넘치는 정보의 파편들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나에게 필요한 조각들을 하나 둘 찾아 잘 맞춰보면 어느새 근사한 나만의 자료로 만들 수 있을 듯 싶었다. 유학원을 거치지 않고 혼자 아이들 데리고 가는 유학 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일단 결정했으면, 이젠 실행하는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학교에 아이들을 입학시키는 건 (학교만 정해진다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큰 아이가 어릴 적,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을 때,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올라가기 위해 국제 학교를 한 번 이동해 본 적이 있다. 그 도시 역시 도시 안에 크고 작은 국제학교가 거의 6~70여 개 가까이 있었는데, 거기서 몇 개의 학교를 골라내어 지원하고 입학시켜 본 경험이 있었기에, 외국에 있는 학교에 입학 절차를 문의하고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1. 아이가 어린 연령이 아닌 초, 중학생이라는 점(학교 선택과 절차가 좀 더 복잡하고 신중해야 함)
2. 아이들이 2명이라는 점
3. 예를 들어, 주재원 가족이라면 신분을 증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엄마가 아이들만 데리고 입국하기에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예전에 국제학교에 지원해 봤던 때보다 몇 배 더 바빠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