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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라니 May 25. 2024

X사친

끝 없는 논쟁 피곤한 결론


한때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논쟁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보통 별 가치가 없었지만. EX) 부먹 찍먹, 깻잎...).


남여사친은 있을  수 있나 없나.



대두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부먹 찍먹 논쟁처럼 아직까지도 서로 투닥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찍먹 부먹 싸움에서(저는 온건 부먹파입니다. 부어도 되면 부어버리고 아니면 담가먹습니다.) 보통 찍먹에 더 강경파가 많은 것처럼 남여사친 논쟁에도 강경파가 더 많은 쪽이 있죠. 


없다파가 아무래도 좀 더 과격하게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격할 수록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것 같네요(남녀 사친 있다는 영상에 조회수가 높은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약간 찍먹파의 '부으면 죽여버린다'와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네요.  아무래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부먹파지만 찍먹파가 부어진 탕수육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마 없다파도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죠.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의 남여사친에게 크게 데인 경우가 많을 수 있으니까요. 


사실 이런 논쟁이 흥미롭고 오래가는 이유는 정답이 없어서 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부먹 찍먹에 답이 어딨나요. 깻잎도 마찬가지. 떼주고 말고에 답은 없습니다. 맥락과 이유가 있을 뿐. 물론 좀 더 온건하고 좀 더 과격한 쪽이 분명 있지만(이것도 부먹 찍먹처럼 '깻잎도 떼줘도 괜찮지않나?'와 '깻잎 떼주면 죽여버린다'로 나뉘는 느낌을 많이 받네요.) 온건하다고 맞는 것도 과격하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다를 뿐.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애매모호한 문제에서 그게 '다른게 아니라 확실하게 틀렸다 내가 맞다'라고 말합니다. 근데... 저는 그것도 맞는 말이라 생각해요. 단지 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건 그게 맞는 이유는 본인의 기준에서 그런 것일 뿐. 다른 사람의 기준에선 다를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뿐이니까요.


누군가는 남여사친이라는게. 진짜... 단둘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둘이 놀러도 다니고 그러다! 이상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악성 종양 같은 존재일 것이고. 누군가는 단지 학우(class mate) 혹은 동료 이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전자에 기준에서 남여사친이 있다고 한다? 그냥 잠재적 간통 범죄자 정도로 느껴질 것이고 후자에게 남녀 사친이 없다고 한다? 그건 연인을 구속하는 컨트롤 프릭이라 느끼겠죠. 서로에게 맞는 말. 이건 끝이 없는 논쟁을 만듭니다.


저는 아무래도 '남여사친이 있을 수 있다'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여자가 많은 학과를 다니기도 했고 그리고 뭐... 딱히 여자애들이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탓에 그럴 수도 있겠죠. 제 입장에서 단둘이 밥을 먹는 것도 그냥 굳이?라 느끼긴 합니다. 이유가 있으면 하겠으나 별 이유 없이 둘이 밥을 먹지도 술을 먹지도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제 연인이 다른 남자와 여행을 가겠다고 말을 한다? 이해는 못 하지만 보내줄 수는 있습니다. 뭐... 뭔 일이 생긴다면. 저는 그냥 그 정도의 사람을 만난 거고 제 눈이 잘못되었음을 탓해야겠죠. 여태까지 제가 만난 분들 중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없었기도 했네요. 진짜 남사친 여사친과 단둘이 여행을 가나요? 왜 갈까... 저는 잘 모르겠네요. 물론 모른다고 해서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문제라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치정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남여사친 보지 말라 그러면 안 볼 사람이면 그런 걸로 싸우지도 않았을 겁니다. 몰래 거짓말하고 만나는 게 전 더 위험해 보이는데. 제가 잘못 본 건가요?


물론 언제나 욕먹는 저의 포스트모던한 연애관일 뿐. 누구에게 이해시키거나 강요할 맘은 없습니다. 단지 서로 맞는 말로 굳이 싸울 필요가 없다는 거죠.  부먹 찍먹이 탕수육을 먹을 때. '반만 붇기' 혹은 '담가먹기'와 같은 중도 해결책이 분명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뭐 예시는 들기가 어렵습니다. 중도는 누구에게나 다르게 다가가는 개념이니... 저에겐 '단 둘이 보지는 마' 정도면 중도 해결책인데... 강경파한테는 절대 말도 안 되는 일 일수 있으니까요.


사람은 모두 다른 개성적인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모두 기준과 개념과 인식이 다릅니다. 그렇기에 정답이 없는 문제에 가끔 직면하는듯하네요. 찍먹 부먹, 깻잎, 남여사친... 뭐 이런 일상적인 것뿐 아니라. 더 넓게 보면... 엄청 다양합니다. 거기서 중요한 건. 같지 않음을 알고. 교정보다는 선택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네요.


 남여사친 있다 없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겐 없고 누군가에겐 없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면.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찾는 게 빠르죠. 바꾸는 건 너무 어렵고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니까요.


찍먹을 안 하면 다 죽이고 싶다? 부먹과 손절하고 찍먹과 친하게 지내세요. 그것 밖에 답은 없습니다.


남여사친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연인을 만나길 바라요. 그게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니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만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안 그러면... 끝은 너무나 확고하니까요. 결혼하면 달라진다? 결혼해서 더 나아지는 건... 본인의 인내심이 늘어나는 것 밖엔 없는 것 같다 느끼네요.


물론... 탕수육에 소스가 부어졌다던가... 남사친 여사친 때문에 연인과 이별하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올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피해를 봤다고 그게 다 맞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시하는 것도 아녜요. 단지 있다고 말했다고 죽여패진 말아주세요... 여러분의 의견도 존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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