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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제원 Jan 25. 2024

#3 - 의외로 제일 먼저 한건 정리

머릿속을 비워내고 다시 채워 넣는 과정

퇴사 후 의외로 제일 먼저 한건 자산 확인이 아니라 냉장고정리와 옷장정리였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도대체 냉장고에 뭐가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는 작은 거라도 머릿속에 정리가 안되면 스스로를 그렇게 들들 볶았으면서,

냉장고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들었는지 기억은커녕 머릿속에 입력도 되지 않았고.

입력이 되지 않으니 오늘 당장 뭘 먹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리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냉장고가 좀 작았고, 냉동실도 좀 작아서. 아주 많은 양이 들어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닐에 쌓여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겹겹이 나오는 상황이란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이제는 종류별로 칸을 나눠 정리가 되어있고, 그것이 내 머릿속에 입력이 되어있다.


그리고 또 하나 옷장정리.

상대적으로 옷이 많은 편이 아닌데, 문제는 계절이 바뀌었는데도 겨울옷을 찾지 못해서 간절기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다반사라.

이 역시도 무슨 옷이 있는지 다 끄집어낸 다음.

종류별로 분류해 넣어두고, 입을 옷 몇 가지만 꺼내서 그것을 주로 입기로 했다.


결국 운용할 수 있는 범위의 것들만 눈앞에 내어놓고 사용하다 보니 따로 머리 굴릴 필요가 없고 선택이 명쾌해졌다.

내일은 뭘 먹을지 저절로 떠오르고, 뭘 입고 나갈지는 그저 걸려있는 것을 입고 나가면 그만이다.

이제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이 생겼다.


그리고는 자산정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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