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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승Helen Jan 22. 2024

여성으로 영업해 볼께요

우리 시대의 인맥 프롤로그

불타는 고구마 라는 별명을 가진 전무님이 내게 다가와서 물었다. 


 ‘ 아니.어떻게 학교 동기도 아닌데 가서 영업을 할 수가 있나요? 여자라서 그런가…’ 


그 분은 나보다 15살 많은 분 이고, 부산에 비평준화  명문고를 졸업 하셨고,  서울

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 하셨다. 이후 정부 기관과 신용 평가 기관에서 근무 하시다가 우리 회사

금융팀에 입사 하셨다.  신문 지상에도 오르내리는 유명한 분 이셨고,  입사 전부터 ‘ 우리 회사에 그런 분이 오신다’ 는 것은 직원들의 자랑 거리이기도 했다. 

나는 Bio&Healthcare팀의 팀장이고 '불타는고구마 전무님'은 신규 입사 하셔서 Finance 팀 팀원 이다. 

금융팀 영업력 확장에 일획을 긋겠다고 선언하신 후,  정부 기관과 금융 기관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약속을 잡으셨다. 그후 얼마간 회사 내에 어린 직원들이 그 분을 ‘ 흠모 ‘ 했다. 

" ‘불타는 고구마' 전무님과 함께 금융지주 회사에 갔더니, 그 회사 인사 총괄인 이사님이 막 뛰어나와서 문 열어 주시고, 안내해 주셨어요. 와. 정말 전무님 대단한 분 이신 것 같아요. " 

 종횡무진 여의도를 누비며, 후배들과 함께 인사를 하셨던 그 분은 몇 개월 계시다가 퇴사 하셨다. 지인이 많았고, 극진한 대접을 받았으나,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해 내지 못 하였으니 컨설팅 회사의 파트너로서 자리를 잡을 수 없었음이다. 

정,제계 인사들의 산실인 고등학교를 졸업 하셨고, 말할 것도 없는 명문 대학의 주요학과를 졸업 하셨고, 게다가 남성이신데, ‘관 주도’ 로 움직이는 산업의 대명사인 금융에서 왜 본인의 매출을 견인하지 못 하셨을까? '아는 사람' 이 많아야 영업이 되는 영역일텐데. 

‘ 여자 라서 그런가?;  라는 말은 도대체 왜 한걸까? 영업과 여자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회에서 흔히 만날 수 없을 듯한 높은 스펙과 인맥을 자랑하는 분과 앞, 뒷자리에 앉았던 나는 그 분의 허망한 퇴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그저그런 학교를 졸업하고 전공과 상관 없는 영역에서 영업으로 잔뼈가 굵은 ‘여자 팀장’ 이었다. 그 분이 살아온 세상에서 나는 절대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도 나의 영업력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 분은 기 이후에 영업 영역에서는 자취를 감추셨다. 

영업은 인맥이 기초이고 이 인맥을 어떻게 활용해서 사람을 설득하고 설득한 사람과 지속가능한 관계를 이어가느냐하는 ‘ 관계의 예술 ‘ 이다.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에 어떠한 것이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학력과 성별이 영향을 미치는지는 영업을 하는 수십년간 나의 고민과제 였다. 때로는 이 것이 맞는 것 같다가, 때로는 저 것이 맞는 것 같다가. 

서울대를 나와보지 않아서, 서울대 생의 특권이 무엇인지, 꽃길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가 걸어 보지는 않았지만, 나의 직원들과 동료들 중에 많은 서울대 생들이 있다. 당연히 남성들도 많이 있다. 나와 그들을 비교하고 관찰하고, 그 안에서 ‘ 영업적으로 최고’ ‘의료계의 인력 컨설팅 분야 영업에 전설’ 인 나는 ‘ 영업에 도움이 되는 인맥’ 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 서울대 나오지 못해 죄송하지만’   영업을 통해 무언가를 도모해야 하는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누군가와 이 글을 나누고 싶다. 

살아있는 전설의 영업 전개 활극 정도로 해 두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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