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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Feb 28. 2024

고흥에 머물다-첫 번째 수입

귀촌일기

첫 번째 수입 일당 꿀 마늘

   저는 시골에서 자랐으나 고등학교 때부터 인근 도시로 유학하였고 남편은 평생 농사일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날일을 하여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농촌에 와서 보니 트랙터로 논을 갈고 이양기로 모내기를 합니다. 드론으로 농약을 치기도 하지요. 그래서 모내기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요. 경운기로 로터리를 쳐주는 일이나 농기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일거리 구하기가 히드네요.

 이 동네에선 고추나 고구마 심을 때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와요. 나이는 60대 초반이라 일철이라도 날일 하루 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이웃 김 선생님의 친구라 벚꽃놀이를 같이 갔던 조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바쁘신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고 일을 해달라 하십니다. 사모님은 마늘밭에서 마늘 작업하고 조사장님은  논에 모심을 준비를 하신답니다. 저도 마늘 밭에서 일을 하나 싶었는데 뽑히지 못하고 남편만 일하러 갔습니다.
  아침 7시에 나간 남편이 저녁을 해놓고 기다려도 오지를 않길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녁 8시쯤
온몸에 흙범벅인 채로 들어왔습니다. 하루 새 몸이 축이 났네요. 눈이 퀭하니 들어갔어요. 꿀 한통, 마늘 한 접 반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저것이 품삯인가?
그래도 풍성한 품삯에 수고했다 말하는데 주머니에서 오만 원짜리 3장을 꺼냅니다. 그리고 저에게 건네줍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품삯을 받았네요.
'당신 하고 싶은 거 해요.'
'여보, 고생 많았어요.'
이 돈을 혼자 쓰고 싶은 곳에 쓰지는 않을 거지만 가슴이 뭉클합니다.

힘들지만 일이 있으면 또 나갈 거라 합니다.
이곳에 와서 첫 수입입니다.


남편이 찍어온 사진으로 하루 일과 전해드리겠습니다.

♻️모나르기

조사장님은 논이 너무 많아 심지어는 자기 논의 위치도 잘 기억 못 할 정도 합니다. 모판에서 벼모종을 트럭으로  싣고 와서 논으로 갖다 놓습니다. 이양기에 싣기 쉽도록 세팅을 하는 작업입니다. 물에 흙에 가볍지 않은 모종상자를 나릅니다.


너른 논 7군데 나르는데도 무척 힘이 들었다네요.

어깨도 저려오고 허리도 아프고.....,
70대 남자 2분과 60대 남편 3명이 열심히 하여 4시 정도에 끝이 났다 합니다. 날아갈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일찍 끝나니 다른 일을 해야 했답니다.


마늘밭이었지요. 사모님이 마늘을 뽑고 한 묶음에 50개씩 묶어 놓았더랍니다. 역시 70대이신 사모님은 너무 힘들어 울며 작업을 끝냈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마늘일이 있어도 가지 말라네요.

또 감동!


마늘을 차에 싣는데 이게 무척 힘든 일이라 합니다. 두 차 가득 실었답니다.

그리고 마늘 시장에 납품하러 갔답니다. 총수입은 1천만 원 정도랍니다. 작년에는 2천만 원의 수입이었는데 올해는 반토막이라 울상을 지으시더랍니다.


직접 기르신 꿀 한통, 마늘은 조사장님의 선물로 감사하게 먹고 귀촌 후 우리의 첫 수입 일당을 벌어온, 그리고 그 귀한 돈 주신 남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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