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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Feb 24. 2024

고흥에 머물다-이웃과 함께 하는 해루질

귀촌일기

이웃과 함께 하는 행복한 해루질

해루질한 바다

젊었을 때 하루 노는 것이 늙어서 보약 세제 먹는 것보다 낫다.'

지난번 동네 회관에서   해삼을 여러분이 나누어 드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잡온 싱싱한  해삼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  끝내줘요.

귀촌의 재미, 동네분들과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먹는 분위기도 참 좋아요. 하지만 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이웃들과 바다에 가서 직접 해루질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바다가 없고 바다가 잏ㅇ는 곳에도 어촌계에서 구역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아무데나 해루질을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해루질 할 수 있는 비밀 장소를 알아야해요. 그래서 마을 주민과 같이 가야한답니다.

다음번 갈 때는 저희도  데리고 가주셔요. 부탁드렸습니다.

농사일이 없는 7 물때 가자고 하십니다. 낚시 달력에 보니 1 물, 2 물~~~ 사리 조금 등이 적혀져 있는데 구분하는 기준은 만조 수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이전 입주자분이 낚시를 좋아하셔서 낚시 달력이 있습니다.

'오늘 바다 가자.'

주업이 아니니 7물을 찾기보다는 쉬는 날에 맞추어 갑니다. 우선 설레입니다. 마을언니 분과 남편 4명이  바다로 향했습니다. 달력을 보니 5물 갯벌이 바다 깊숙이는 드러나지 않아 고동을 줍는 것 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좋아요. 저는 신이 났습니다.
고 푸른고흥의 바닷물빛 속이 시원해지며 경치는 머리 속에 들어오고 다른 복잡한 마음은 하라집니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위에 올라서니 뭔가 이름모를 뿌듯함이 올라와요.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은 좀 미끄럽군요. 언니들은 더 빨리 더 잘 내려갑니다. 며칠전 해루질용 장화를  주문해 배송 받고 이날을 기다렸습니다.


이곳은 고흥에서 전망 좋기로 유명합니다. 바다에 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항구와 마을과 갯벌이 모두 있어 산책하기도 좋습니다.


저와 두 언니를 떠나 남편은 마을 구경을 갔습니다. 해루질에는 관심이 없답니다. 남편은 걷기, 만나는 사람들과 수다떨기를 합니다. 가다가 길가다가 사람 만나면 이야기하고 이야기 끝나면 또 걸어가지요.


우리는 바닷가로 내려섰습니다. 무엇을 잡아야 할지 모릅니다. 갯벌은 없고 바위만 있습니다.

언니는 고동을 줍습니다. 이 중 큰 것을 줍는다합니다. 바위에 붙은 것을 떼거나 돌을 뒤집어 그밑에 숨어 있는 것을 잡습니다.

그리고  바닥을 기는 게,  돌을 뒤집을 태 큰것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좀 이상하게 생긴게 있는데 군부라고 합니다.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맛있다  하사는군요

내가 줍고 있는 사이  언니들은 저~~멀리---. 뭔지는 모르지만  비닐봉지 안이 가득합니다.


바다고동인데요. 잡기 쉬워요. 바닷물이 빠져나간 뒤 바위에 붙어 있는 것 중 큰 것을 골라 담으면 되네요. 돌을 뒤집으면 더 큰 것이 잡혀요. 살아있는지는 꼭 확인해야 되네요. 속이 없는 것도 있으니까요.


비닐 봉지 속에는 해산물이  가득하고 잠시 눈을 들어 바다를 보고 미소!


바닷물 속의 톳나물도 한 움큼! 미역도 조금

많지는 않네요.


돌을 뒤집어 게도 잡았어요. 한 마리 한 마리 잡다 보니 한 봉 지네요.


그 사이 붙임성 좋은 남편은 어부들이 갓 건져 올린 활어로 뜬 회를 얻어먹고 왔대요.

10년전 부산에서 버스운전기사를 하시다 이곳으로 귀어하셨다네요. 젊어서는 일만하다가 몸과 마음이 망가졌대요. 이 곳에 오셔서 건강을 회복하셨답니다.

젊어서 하루를 노는 것은 늙어서 보약 세제를 먹는 것 보다 낫다고 하시더래요.

우리 남편의 좌우명. 두가지 중 한가지네요.

제1좌우명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놀면서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을 조화롭게 챙기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논디ㅡ는 것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많이 걷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음도 몸도 이완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감동!
활어를 2마리 건져서 주셨대요.  회로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피를 빼어 주셨다네요. 교훈도 주시고 먹을 것을 나누어주신 인심 좋은 어부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바로 이겁니다. 통통한 생선 숭어인 것 같네요. 저걸 들고 자랑하러 왔어요.
오른쪽은 제가 잡은 고동과 게입니다. 톳과 미역도 있지요.

바다를 집으로 옮겨옵니다.




이웃 어니 중 한분이 생선 손질하는 솜씨가 좋은가봐요. 집으로 와서 회로 만들어 먹었는데 쫄깃쫄깃하고 혀에 닿는 식감 씹히는 맛도 좋아요. 같이 둘러 앉아 먹는 이 분위기도 좋아요. 이 마을에서 더불어 사는 것이 행복합니다.


오늘 해루질 수확물입니다.
게와 톳은 냉동실에 넣었다가 라면 끓일 때 넣어 먹기로 했고 바다고동은 해감시켜두었습니다.


게입니다. 언니들은 게장을 담는다고 했지만 우리는 아직 조리법을 몰라 라면에 양보하고 다음에는 게장요리에도 도전합니다. 우리는 라면을 끓일 태 국물 맛을 제대로 내었지요?

국물 맛이 '끝내줘요.'


이건 무엇인가요? 언니는 군부라하는 데요. 요리법을 모르겠어요. 삶으니 등껍질은 벗겨지네요. 우리는 된장국을 잘 끓여 먹지 않으니 냉동실로 들어갔어요.


이 건 톳
일곱물이나 여덟 물에는 많이 채취할 수 있대요. 돌미역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 일곱물이 기대됩니다. 삶으니 식감이 좋아요. 나물로 순삭



고동은 해감 후 삶으려고요.
지금도 기분이 좋아요. 뭔지 딱히 꼬집을 수 없는 감동이 하루를 행복하게 합니다.

그 후로 해루질 한 번도 못 갔습니다. 추억만 남겨둔 채로........


하지만 귀촌. 생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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