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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May 04. 2024

야 불금이닷

어린이날의 단상

캠핑을 하기엔 너무 게으르고 늙은 엄마아빠는

잠은 편한 침대에서 자야 한다는 주의라

아들이 둘임에도 캠핑을 몇 번 못 갔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집 근처로 텐트 하나 딸랑 가지고 떠나는 나들이에도 행복 가득한

아들들이 불금에는 우리 집 1박 2일을 준비하느라

침대 매트 2개를 거실로 옮긴다.


잠자리 머리만 바꾸어도 여행 느낌이 나는지

설레하는 아들들을 보니 흐뭇하다.


캠핑 느낌이 나게 좋아하는 삼겹살에 치즈와 소시지를 구워 주

과자랑 아이스크림까지 원하는 대로

사 주려고 노력한다.

일주일 동안 건강하게 학교 생활 잘해 준 아들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일주일을 심하게 열심히 산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불금이기에 나 또한 마음이 편안했다.



이번주는 어린이날이 있기에 큰아들 왈

"엄마 어린이날은 언제까지야?"


내 속마음은 '돈 안 벌면 어린이지.' 했다가

"초등학생 때까지니 이제 얼마 안 남았네?"라고 말했더니,

"아직 산타 할아버지 믿는데 더 오래오래 어린이 하면 안 돼?"하고 말한다.


어린이날을 추억하다 초등학교시절 언니랑 단둘이 광주 시내에 있던 샛별제과에 갔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날엔 초등학생 버스비가 무료였고 그 제과점의 빵 맛보다 기억나는 건 흔들면 소리가 나는 작은 인형을 어린이날 선물로 줬기에 그 게 너무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시내버스를 혼자 타 본 적이 없었기에 그날 우리끼리 버스 탄 경험 덕에 어른이라도 된 듯 '우리끼리 해 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어린이 때는 막연히 어른이 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른을 동경했는데

어른이 되고 책임지고 챙겨야 할 많은 일들에 치여

어린이 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너무 일찍 애어른이 되어버린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다

'어린이는 지금도 어른만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매일 아침 빨리빨리 를 외치던 워킹맘의 모습이 되돌아봐지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자를 외쳐본다.


모든 부모가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를 사랑하는데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이리도 사랑해 주는 아이가 둘이나 있으니 참으로 난 행복한 사람이다.


"부모님에게 감사해서 고마워서 사랑한 게 아니라 그냥 좋아서 사랑한 건데.."


은혜에 대한 보답이 아닌 사랑에 대한 응답을 해주는 나의 어린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오늘도 최고 많이 존중하고 사랑하련다.


뭘 해도 좋은 금요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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