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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Jul 08. 2024

아침형 인간 vs 야행성 인간

달라도 너무 달라

신혼 초에는  기상 사이클이 너무 달라

앞으로 이 사람과 살면 많이 외롭겠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사는 게 편해지고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기에

고독도 연습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하게 된 건 10년 넘게 함께 살고 난 후였다.


평생을 야행성으로 살아서

새벽 6시에 잘 수는 있어도 일어날 수는 없는 사람과 살고 있기에 새벽 6시면 기상하는

나와는 함께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많지 않았다.


결혼 초반에는 주말 오전이 없는 것

때문에 많이 싸웠다.

겨우 깨워 나서면 졸음운전을 하기 일쑤였고

운전하는데 잔소리를 누군들 좋아하겠냐마는

잔소리를 하게 만드니 다툼이 자연히 생겼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고 과장 조금 섞어 90프로 독박육아에 부부사이가 아이 신생아 때 가장 좋았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버거웠다.

억울함으로 삐딱한 마음으로 대하니 도와주려는 많은 부분은 성에 안 찼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깊이 있는 이해가 아닌 고칠 수 없어 포기한 것이어서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시어머님은 "학교 다닐 때는 아침에 못 일어나서 물도 뿌려봤다. 싸우지 말고 잘 살아라." 하셨다.

이 말씀 이후로 마음을 조금은 고쳐먹었던 것 같다.

나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에게 새벽 6시 자라고 하면 힘들듯이 신랑은 10시에

자는 게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무엇을 하기에 밤에 그리 잠을 안 자는지

그렇게 적게 자고도 다음날 지장이 없는지

아침형 인간인 궁금했다.

매일 부딪히는 쏟아지는 회사일, 집안일, 육아에

지칠 대로 지쳐서 예민해져 갔다.

아이가 어렸기에 신경 쓸 일이 더 많아 그랬었다.


지금은 내려놓기와 맞추며 살아가기를 실천 중이다.

내가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깨우고 나가야 지각하지 않기에 신랑을 깨우고 나간다.

아이들 아침 챙기고 나도 출근준비까지 해야

했기에 아이들이 컬러풀해지는 시간 나는 아직 흑백이었다. 차에서 마무리화장을 한 적도 많다.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시간이 싫어

아들 둘은 아기 때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려고 10시 안엔 재우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두 아들 모두 아침형 인간으로 여름엔 6시 이전 기상, 겨울엔 7시 이전에 기상하기에 요즘은  더 여유로운 아침 출근이 가능하다.


두 아들 보내고 출근해야 하는 아침 10분은 1시간처럼 귀했다.

아이들이 커가는 12년 동안

신랑은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야행성이지만

요새 아침 출근길엔 벌떡벌떡 일어나는 걸 보면

가장의 무게일까 하는 측은함과

나이 들어 아침잠이 줄었나 하는 신기함이 들었다.


어제도 오늘 출근을 앞두고 3시 50분 잠자리에

드는 신랑의 모습을 보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바꿀 수 없음에 장점을 찾아본다.


나에게 맞춰 다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 역시

나의 욕심임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바깥일이라도 잘해줘서 감사함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아니까.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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