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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한 자유 Jul 31. 2024

정리정돈의 힘

제 때 잘 버리기

직장을 들어가서 독립을 하고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낮 동안 어지르는 사람이 없기에

집안이 늘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는 동안

열심히 정리해 놓으면 다시 금방 제자리로 돌려놓는 마법의 남자들과 살다 보니

꼼꼼하게 정리해  두면 못 찾고 눈에 보이는 곳에 나와 늘어져 있어야 잘 보여 찾을 수 있는

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몇 년 전 직장에서 마음 맞는 여직원들과 정리 수납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한창 사무실이며 집정리에 열을 올린 적이 있었다.


수업을 듣는 여름 학기 내내 매주 내주는 숙제를 하며 너나 할 것 없이 정리수납전문가가

되어 매달 회원들의 집을 돌아가며 정리해 주는 꿈을 꿔보았다. 실제 연말에 회원의 집을 방문해

정리를 해주며 공간이 확보되는 뿌듯함과 깔끔함에

만족도가 높았다.


몸을 아끼려 집안일을 요즘은 최대한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정리 수납의

시작안 쓰는 물건 버리기다.


잘 제때에 버려야만 공간이 확보된다.

유지어터가 어렵기에 정리와 수납은 습관이다.

청소와 빨래 요리까지는 어떻게 해나가겠는데

정리와 수납은 체력의 한계로 자주는 못하기에

주중에 최대한 바닥에 늘어진 물건이라도 바로 치우려고 노력한다.

바닥이 드러나는 면적이 넓어야 정리정돈되어 보이기에 최대한 안 쓰는 물건은 버리고 집어

넣어야 한다.

주말에 한 번씩  마음먹고 대대적인 버리기를

실천해야지 못 버리고 쌓아두면 아무리

넓은 집도  소용이 없다.

정리정돈된 주방을 보면  신랑은

"오늘 집에 손님 왔다 갔어?" 라며  나를 놀린다.



매일 쓸고 닦고 깨끗하게 집안을 청소했고 행주인지 걸레인지 모르게 둘 다 깨끗하게

광나게 했던 엄마가 생각났다.

몸을 아끼지 않는 부지런함을 보고 자란 터라

엄마처럼 열심히 살다 아프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쓸고 닦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엄마가 제일 못하시는 건 잘 안 쓰는 물건

버리기였다.

정리정돈을 하며 오래되고 자주 안 쓰는 물건을

잘 버리셨던 아빠와는 다르게 엄마는 가끔 써도 다 용도가 정해져 있다며 나중을 위해  버리지 않고 챙겨 두셨었다.

덕분에 집안의 수납공간은 늘 부족했고

커서야 엄마 아빠 두 분의 성향이 이해되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스몰라이프를 꿈꾸는 나에게 물건은

짐스러운 게 사실이다.

인터넷 쇼핑이 가장 적이다. 안 썩는 물건이라며 배송비를 아끼려 한 번에 많이 사면 쌓아두느라

여유 공간이 잠식되는 느낌이다.

수명을 다 한 물건은 제 때에 버리고 최대한

낭비를 막으려 노력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생기는 물건들을

맘카페 드림과 당근마켓을 이용해 많이

정리했다.

집안 정리정돈처럼  외모도 살도 다 싹 정리되면

좋으련만.



정리와 수납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요즘 아이들에게 교과목으로 넣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정리정돈을

제대로 못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리정돈은 피곤하고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방법을 배우면 범주별로 정리하는 방법이

일상생활이나 업무, 공부를 할 때도 분명 도움이 된다.

우리의 뇌는 전체 몸무게의 2~3프로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칼로리의 20프로를

소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리 정돈하는 방법을 배워 일상에 활용하면 뇌의 사용양을 줄여주니 그 남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정리정돈된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샘솟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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