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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브리드 Apr 03. 2024

면접 당일, 갑자기 연봉협상을?!

회사 내규에 따르지 않겠습니다.

 회사에 나를 가장 잘 보여줘야 하는 날, 갑자기 훅! 들어오는 질문 하나. ‘연봉은 얼마 생각하세요?’ 이 질문에 몇 번이나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매년 하는 연봉협상도 원하는 걸 말하지 못하는 게 다반사인데, 어려운 자리에서 연봉 얘기를 하니 갑자기 횡설수설, 얼굴에 열이 오른다.


 연봉에 포함된 무수한 궁금증이 머릿속을 지나가지만 ‘회사 내규에 따르겠습니다.’라는 답변 밖에 할 수가 없다. 일단, 합격은 해야 하니까!


 경력직은 이전에 받던 연봉과 비교가 가능하다 보니 연봉에 대한 질문이 비교적 빨리 나오는 편이다. 아마 첫 취업을 준비하는 사회초년생 친구들에게도 면접 당일 연봉협상을 하는 회사가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대응한다.




1. 연봉 외 내용을 액수화해라

 이직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연봉 얼마 받았어요?’라는 물음에 ‘3500만 원 받았습니다. 근데 별도로 점심도 지원받았고, 차량 유류비, 그리고 숙소비 지원받았습니다.’라고 덧붙여 줄줄이 말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것을 액수화 해서 말했다.

 예를 들어 실제 연봉을 3500만 원을 받았고, 중식비, 유류비를 따로 지원받았다면, 대략적인 계산으로 ‘연봉 3500만 원+(중식대 10만 원+유류비 15만 원)*12개월=3800만 원‘ 으로 내 연봉 질문에 답했다.

 ’연봉은 3500만 원이었지만 이것저것 하면 3800만 원 정도 받았습니다.‘ 또한 안된다. 그저 단순하게 ‘3800만 원 받았습니다.’하고 끝내면 된다. 나중에 이 부분이 문제가 된다면 그때 정확하게 설명하면 된다. 사기를 치라는 것도 부풀리는 것도 아니다. 월급 외 지원받았던 것을 액수화 해서 풀어냈을 뿐이다.



2. 수습기간 있나요?

 ‘연봉 얼마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나는 ’수습기간 있나요?‘라고 동문서답으로 답한다. 수습기간이 있다면 ’정직원 전환 때 다시 한번 연봉협상 하고 싶습니다.‘, 수습기간이 없다면 ‘한 달 뒤에 연봉협상 하고 싶습니다.‘라고 제안한다.

 이 제안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지금 연봉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두 번째, 말씀하신 연봉보다 좀 더 원합니다. 세 번째, 회사는 필요한 인재가 맞는지, 나는 원하는 회사가 맞는지 경험해 보고 얘기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와 같이 전달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능력이 확인 안 된 면접자의 말만 믿고 연봉을 높게 줄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좋고, 면접자 입장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배웠던 능력을 발휘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더 배워갈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된다면 연봉을 더 높이지 않아도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시간을 벌어 놓으면 회사를 다니며 직원들이 흘리는 말에서 회사의 복지를 유추할 수 있다. 성과급이나 복지가 좀 있다면 연봉을 적당히 올리면 되고, 없다면 좀 더 세게 부를지 판단하며 완급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직은 연봉을 가장 쉽고,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예산에 맞는 직원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을 이용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직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은 ‘연봉 올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 나는 나와 회사에게 각각 시간을 더 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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