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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브리드 Mar 27. 2024

첫 퇴사에서 저지른 흑역사

컴퓨터 정리, 필수 리스트!

 첫 회사와 이별할 때, 생각지도 못한 큰 실수를 했다. 그것은 바로 ‘컴퓨터 정리’, 자료를 챙길 생각만 했지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의 수치스러웠던 실수를 사례로 컴퓨터 정리가 왜 필요한지, 어떤 걸 정리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겠다.





1. 카카오톡 로그아웃

 컴퓨터 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건, 퇴사 바로 다음날 알 수 있었다. 느긋하고 길게 아침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카톡으로 온 알람이 와있었고, 벌떡 일어났다.

‘카카오톡 PC가 자동로그인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밀번호도 생기고, 버튼을 눌러야 로그인이 가능하지만 라떼(?)는 이런 보안 기능이 없이 컴퓨터만 켜면 로그인이 됐었다. 서둘러 친했던 직원에게 연락했다.

‘아침에 현장 자료 찾으려고, 과장이 앉아서 뭐 하던데?’

‘아.. 망했다.. 내 카톡 로그아웃 좀 해주라..’

 전 날 퇴사하고 나오자마자 ‘쓰레기통에서 탈출!, 또라이 이제 안 본다, 회사 방향으로는 잠도 안 잘 거야.’ 같은 온갖 저주를 포함한 카톡을 뿌렸다.

 거기에 친구들은 ‘그 또라이 드디어 안 보겠네!, 축하해! 거긴 재활용도 안 되는 음식물쓰레기였어!‘ 와 같은.. 매우 만족스러운 화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걸 봤겠지? 하. 하. 하!

로그아웃을 잘합시다.



2. 프로그램 히스토리 삭제

 이거 진짜, 이거 진짜, 이거는 진짜 꼭 기억하길 바란다. 퇴사 후에도 한참 동안 모르다가 N번 째 이직 중 퇴사한 사람의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고, 뒤늦게 수치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프로그램 히스토리‘라고 하면 낯설지만 아마 99%는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히스토리‘ 내가 최근에 작업했던 내역을 보여주는 건데 다들 아시겠지만 웬만한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는 기능이다.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외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용된다.


 그런데 이 편리한 히스토리가 왜 문제느냐? 퇴사를 할 때면 틈틈이 준비해야 할게 많다. 사직서를 필두로 포트폴리오,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모집공고와 같은.. 그런 내용들이 다 뜨게 됩니다.

 PPT를 열면 ‘최근 문서 작업내역’에 ‘열정적인 포트폴리오’라던가, 한글을 열면 ‘OO회사 채용공고’라던가, 심지어! 포토샵을 열면 이력서에 넣을 ’증명사진‘이나 내가 작성한 ‘포트폴리오’가 이미지로 빠밤! 하고 나타난다.


아… 다시 생각해도 수치스럽다. 참고로 프린터기 히스토리도 지울 수 있다면 지우기를 바란다.



3. 배송지 정보 삭제

 이 내용은 해당사항이 있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건축업 특성상 발주나 택배 업무가 많았다. 미처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한 배송지 정보로 퇴사 후 1년 넘게까지 배송 문자를 받았다. 이것은 이직 N군데 모두 퇴사 후 1-2달은 기본이었다.

 특히 첫 회사는 홈페이지 B2B시스템이 많이 자리잡지 못한 때였다 보니 개인 주민번호로 가입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런 사이트 같은 경우 고객센터가 자동으로 가입자에게 연락이 왔고, 회사에서 사업자로 다시 가입을 한 후에야(1년이 넘게 걸렸다.) 문자와 전화 스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배송지에 저장이 되어있다면 보이는 대로 삭제하고, 내 개인정보를 사용 중인 사이트가 있다면 사업자로 재가입해놓기를 추천한다.




 인터넷기록 및 로그인정보 삭제는 워낙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자주 기록삭제를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퇴사하고 자료를 지우거나 포맷하라는 범죄인지 모르는 헛소리가 도는 요즘, 그 마음을 절실하게 이해한다. 정말 정말 너무 그러고 싶을 때가 있었으니까, 내 손과 머리가 만들어낸 모든 것을 주고 싶지 않을 때. 하지만 그땐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고,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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