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응원하고 싶은 지금
**캐나다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무지개를 보았다.
자세히 보면 희미하게 무지개 하나가 더 있다.
택시 기사도 쌍무지개가 맞다고 했지.
날 반겨주는 무지개였다.
그리고 내 미래를 반겨주는 무지개였기를!
진짜 영어를 쓰는 곳에 오니 어렵다 어려워.
자꾸 기가 죽고 하고 싶은 말도 참게 된다.
안된다! 이곳에서는 당당해야 한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응원해 본다!
내가 운이 좋은 다섯 가지 이유
1. 내 실력 대비 괜찮은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평균을 벗어나지 않는 성적.
오히려 평균 아래였을까?
뭐 그렇게 말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사실이겠지.
그 성적으로 들어간 지방 사립 4년제 대학.
집 근처 지방 국립대를 가지 못했다.
열심히 놀고, 대충 준비해서 졸업 전에 집 근처 회사를 들어갔다.
어? 모두 나보다 스펙이 좋다.
나의 출신 대학을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
대학으로 사람을 평가? 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일이니깐.
내가 이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모든 신입에게 기숙사를 줘야 하는데 (대부분 서울, 경기도 지역 사람들이었다.)
나는 기숙사를 주지 않아도 되니깐...??
뭐 내 추측이다.
그렇게 첫 번째 회사에서 2년간 버텼다.
그 경력으로 두 번째 회사는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6년 8개월 동안 일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회사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나보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
나의 출신 대학을 말하기 부끄러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지만 뭐...... 사실이니깐
하고 싶었던 일은 아니지만, 상상했던 일은 아니지만, 내가 회사에 후드티를 입고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집 근처 괜찮은 회사에 취업을 하고
나름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일을 했다.
돈을 조금 모았다.
참. 운도 좋다.
내 스펙으로 이런 회사에서.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그냥 일하게 해 줘서 돈 벌게 해 줘서 고맙다.
캐나다에서도 이 운이 따라주기를
2. 나는 인복이 있다. - 고 생각한다.
가끔? 종종? 뭐 인생이 불안하니깐 사주를 본다.
딱 한 번(?이겠지?) 들은 이야기인데
사람 복이 없단다.
응?
난 평생을 인복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왜냐면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깐
도대체 인복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인복이 있는 거야
학창 시절에도 대학교에서도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누구 하나 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친구들이 소중하다. (많지 않다.)
짧지 않은 회사 생활에서도 (8년 8개월이면 짧진 않지?) 좋은 선임들을 만났다.
전부 다는 모르겠지만 직속 선임, 상사들은 정말 좋았다.
그렇기에 나도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지만 모두 다 괜찮았다.
부러운 사람도, 훌륭하단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었다.
참, 운도 좋다.
아마도 이건 내가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일까?
음... 누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 나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그래서 난 인복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만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느낌이 이끄는 대로 홈스테이를 정했다.
(사진도 없는 글만 보고도 그냥 끌렸다.)
그 선택은 너무 훌륭했다.
캐나다 인복의 시작점이 아주 좋은데?!
똑똑하고 귀여운 멍멍이 세 마리도 있다!
은근 이 친구들이 위로가 된다.
3. 나만 잘하면 된다. 나만 정신 차리면 된다. 이것도 행운이다.
워홀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한 친구가 말했다.
너처럼 주변 신경 안 쓰고 갈 수 있는 것도 다행인 거라고.
맞다.
우리 집에서 나만 똑바로 살면 된다.
엄마, 아빠는 그동안 열심히 언니와 나를 키우시고 퇴직을 하셨다.
퇴직 후의 삶을 나름 잘 즐기고 계시는 듯하다.
언니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공무원이 되었다.
집안의 경사였다.
28살에 결혼을 했다.
30살? 에 조카를 낳았다.
예쁜 내 조카는 집안 최고의 경사였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존재이다.
결론은?
나만 잘하면 된다.
이 나이에 타지에서, 뭣도 없이,
무작정 살아보겠다는 나만 잘하면 된다.
엄청난 걸 해야지 - 말고,
그냥 잘 살아봐야지, 열심히 살아봐야지.
4.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다. - 앞으로도 아무 일 없다면 최고의 행운이겠지.
신체 건강은 타고났다.
물론 나이가 먹을수록? 체력이 좀 딸리고 팔다리가 내 마음대로 안 움직이는 것 같지만.
편도가 매우 컸었다.
1-2년? 2-3년?에 한 번씩 편도가 심하게 부어서 열이 40도까지 올랐었다.
(이것도 가끔이지만 어쨌든 아팠다.)
대학교 때 말레이시아로 2주간 어학연수?처럼 갔다 올 기회가 있었다.
하필 그곳에서 편도염이 왔고, 숙소에서 가까운 보건소?를 갔는데 의사가 놀랐다.
평생 이렇게 큰 편도를 본 적 없다고.
한국에 와서 편도 절제술을 하려고 큰 병원을 갔다.
의사는 옆에 있던 엄마를 혼냈다.
왜 이제야 데리고 왔냐고, 너무 크다고
그렇게 11년도? 12년도?에 편도 절제술을 받았고,
나는 초사이언이 되었다.
그 이후로 아픈 적이......
장염...? (점심에 간장게장, 저녁에 삼겹살을 먹은 날이었다.)
30살 되는 1월 1일에 독감에 걸렸었고
22년도에 코로나에 걸렸다.
회사를 (유급으로) 일주일이나 안 가서 행복 그 자체였다. 코로나의 아픔을 회사에 가지 않는 행복으로 다 승화시켜 버렸다.
(딱 하루 근육통에 열 좀 나고 ㅡ오? 아픈데? 싶더니, 가래 좀 나오고 끝. 많이 아프지 않았다.)
23년도에 남미를 갔을 때 고산병도 없으면 진짜 초사이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예 나는 진짜 초사이언이다.
참, 운도 좋다. 이대로 쭉 가면 최고의 복이지.
정신 건강은?
대학교 때부터 내가 만들어낸 주문?이 있다.
긍정멘탈파워업!!!
잠시 잊고 지냈었는데
퇴사를 하고 워홀을 준비?(놀았지 뭐)하면서,
캐나다에 와서,
또다시 외치고 있다.
긍정멘탈파워업!!!!!!!!!!
고민이 많을 때는 주문이나 외우면서 산책하는 것이 최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최고다.
이 정도면 괜찮은 정신건강 아닌가?
5. (긍정멘탈파워업! 이랑 연결되는) 참 긍정적이다.
어쩜 이렇게 긍정적일까
잘난 것도 없으면서,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참 긍정적이다.
그냥 뭐든 하면 되겠지.
살다 보니, 지금 이 나이가 되어보니,
사람은 살려고 하면 다 산다.
죽으라는 법 없다.
도대체 나이가 더 많이 먹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렇지만 그때도 이렇게 불안한 인생을 살고 있고 싶진 않은데?
최소한.... 음... 정착이라도 했으면 하는데
내 나름 어려운 일들이 있었고, 당황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취업으로 고민을 할 때,
회사에서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여행을 하다 숙소 예약을 잘못했을 때,
3시간 전에 갑자기 비행기가 취소되어 이후 일정이 다 틀어져 버렸을 때,
하지만 뭐다?
잘못한 일은 사과를 하고
잘못된 일은 짜증을 내보고
해결해야 하는 일은 해결을 하고
그냥 하면 된다.
눈앞에 닥친 일을 먼저 해결하면 된다.
긍정멘탈파워업
내가 다 할 수 있다.
다 해결될 일이다.
큰일 아니니 되었다.
다치지 않았으니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서 새로운 곳에 이렇게 앉아 있으니 앞으로도 다 잘 해결될 것이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된다.
이런 나라서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