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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사막물고기
Mar 29. 2019
내생일!
생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있을까?
그 하루를 다른 날들보다는 아주 아주 약간이라도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작년엔 회사도 다니지 않을 때라 엄마, 친구 1명에게 받았던 축하가 다였는데 올해는 그래도 회사 사람들 몇 명이 알아봐 주어서 고마웠다.
기프트콘 선물도 받았다.
나 역시도 선물했던 사람들이라 보낸 것 그대로 받는다는 느낌이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챙겼는데 모른 척 넘어가는 사람들한테 서운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주고받고 확실한 은행놀이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주는 사람으로 남겨진 그 이상, 이하도 아닐 때 베풂의 미덕을 장착한 사람이 될 테지만
'말이라도 해주면 덧나나?' 하는 성의 문제로 괜한 심술보가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축하 인사를 받았고, 뭘 주었고 그래서 나도 돌아오는 그들의 생일엔 어떤 걸 해주어야겠다는 계산적인 생각 말고 서른네 번째 (만 서른세 번째)의
생일의 의미에 집중해 보자며 애쓰는 중이다.
외롭고 적적하다고 느낄 때가 인생의 팔 할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혼자는 자유롭고 능동적이고 멋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바꾸어 생각해보려는 요즘의 시도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
상황을 바꾸기 위한 방법보다는 주저앉아 짜증내고, 좌절하고, 울고 있을 때가 많았다.
보통의 나날엔 나이는 젊을수록 좋은거지 뭐 싶은, 신체의
생물학
적인 측면만 보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좋아지려는 중이다.
체념에 의한 수긍이 깨달음에 대한 수긍보다 지극히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반성과 다짐으론 깨우치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실수, 나약함, 자기 비하로 똘똘 뭉쳐진 어두운 내 모습에 억지로 광명을 쏘일 일도 덧입혀 그렇지 않은 척하는 것도 부질없다고
쿨하게 인정하는 지금의 마인드가 마음에 든다.
전보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씩 찾아지는 것도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자 경이감이다.
오래, 더 친밀하게 엮이고 싶다
나라는 사람과.
해피벌쓰데이 투 미 ! 생 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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