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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공선사 Jun 11.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5(7.일체동관분7)

자기의 내면을 모두 비우면 부처님의 마음도 비로소 느낄 수 있다.

불고 수보리 이소국토중 소유중생 약간종심 여래실지

(佛告 須菩提 爾所國土中 所有衆生 若干種心 如來悉知)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저 국토 가운데 있는 중생의 갖가지 종류의 마음을 여래가 다 아느니라


나 자신의 모든 마음을 여래가 다 알고 있으니 기도를 하면서 잘 믿으라는 것이다. 부처님이 내 마음을 잘 몰라서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생의 망상이다.


그런데 나의 온갖 마음을 여래는 모두 알고 있는데, 어찌 정작 나 자신은 내 마음을 모르고 있을까?

이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미스터리 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내 마음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또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인지 도통 모르고,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니, 나 자신과 내 인생이라는 것이 허깨비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국토(國土)라는 것은 같은 마음을 가져 이루어진 하나의 영역을 말한다.


예를 들면 지옥은 지옥의 마음을 가진 중생들이 모여 이루어진 국토이고, 극락은 부처의 마음을 가진 존재들이 모여 이루어진 국토이고, 아수라는 아수라의 마음을 가진 존재들이 모여 이루어진 국토이다.


여래가 우리의 온갖 마음을 다 아는 것은 오안(五眼)을 갖추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내 영혼의 마음과 육신의 마음이 모두 여래의 눈에 비춰지는 것이다.


내가 상대의 마음을 알려면 내 마음이 나 자신을 채우고 있으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상대방 마음과 내 마음이 내 안에서 뒤섞이기 때문인데,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마음이 나에게 전달되고 있고, 내 마음 또한 모든 존재의 마음에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마음의 본체가 불심(佛心)을 이루고, 이 불심이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을 법(法)을 전수하고 전수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중생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코 앞에서 보고 있어도 모르게 된다. 실은 영혼에서 영혼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법을 은밀하게 비밀리에 전수한다고 표현하는데, 실은 그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전수되어도 스승과 제자 단 두 사람 외에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서 모르기 때문에 비밀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 마음은 모든 존재의 마음을 포괄하고 있고 내 마음 또한 모든 존재의 마음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어찌 순수하게 나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기의 내면을 텅 비워야만 부처님의 마음도 비로소 올바로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과 동식물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되는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서 상대마음을 안다는 것은 그냥 내 마음을 바탕으로 추측일 뿐이므로, 우리 중생은 항상 마음과 마음의 전달에 왜곡이 생기게 되어 있고 서로 오해하고 이해하는데 애를 먹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너무 서운해할 필요가 없다. 본인 역시 상대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생세계는 늘 불협화음이 생겨 서로 다투고 시끄럽다.


여래(如來)는 내면이 텅 비어 완전한 공(空)과 광명(光明)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모든 국토의 일체 세간의 출세간의 모든 마음들이 있는 그대로 비추어지고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대비(大悲)가 되고 올바로 대자(大慈)를 베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가?


그대가 만약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모두 알고 또 멸도(滅度)하고자 한다면, 그대 자신을 먼저 철저하고 완벽하게 텅 비워놓아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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