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조차 불멸하고 고정되어 있다는 관념 역시 삿된 생각이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금강경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구절 하나가 바로 <범소유상 개시허망>이란 구절이다.
여기서 유상(有相)이란 바로 유무(有無)를 모두 포함한 뜻이다.
왜냐하면 상대로서 유가 있다면 곧 무가 있다는 것이 되고, 무가 있다면 곧 유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가 없으면 무가 없고, 무가 없다면 유도 없다. 연기(緣起)로서 유와 무는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절대적 무라면 '허망하다, '안 하다' 하는 말조차 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상은 우리가 육근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상을 가진 것을 뜻하고, 무상(無相)은 육근으로 인식할 수 없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영혼은 상대적으로 무상에 속한다.
모든 생명체의 주인인 영혼도 몸과 더불어 변화하고 멸(滅)하고 생겨나고 커지고 줄어들고 한다. 이 영혼도 모두 허망한 것으로 영혼이 불멸하고 고정되어 있다는 통상적인 믿음이 잘못된 사견(邪見) 임을 가르쳐준다. 내가 늘 산 사람, 죽은 사람 영혼을 상대하므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영혼이 어떻게 멸하는가?
영력(靈力)이 극도로 약해져서 자기 존재를 우주공간에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면 멸한다. 마치 수압이나 공기압이 몸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몸이 파(破)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대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참고로 악령(惡靈)이라고 반드시 멸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또 다른 이유로 멸하게 된다.
여래불은 유무를 떠나 있으므로 변하지 않고 멸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아는 모든 불보살들은 영혼이 되어 윤회하다가 수행하여 부처가 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로자나불께서 본래 여래이다. 따라서 우리가 수행하여 부처가 된 것과는 차원이 완전 다르다.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는 여래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이자 원칙을 가르쳐준다.
상(相)을 상(相)만으로 보면 영원히 여래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인식하는 모습만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생사윤회하는 중생 신세를 면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놈의 상(相)은 도대체 무슨 용도인가?
바로 법신이나 자기 영혼이 용(用)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가지게 되는 신상(身相)이다. 즉 삼계(三界)에서 필요한 용도인 것이다.
그러면 상을 상으로 안 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이 우리가 하는 모든 수행의 방편이자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