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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광부 Jun 24. 2024

부모를 위한 힐링 시 (사춘기 편 2)

# 내얘기좀 들어주오

<내얘기좀 들어주오>

- 백수광부(白首狂) -



소파침대 양말팬티

딸년서랍 과자봉지


치워줘도 그냥냅둬

왜건드려 고래고래


포기하자 공부해라

공부해서 남을주나


미분적분 라떼얘기

살빼라고 받아치네


고마해라 마이무따

어따대고 대드느냐


무기력증 진짜맞냐

지랄하는 눈빛보소


기말인건 알고있냐

잠이오냐 양심없지


공부얘기 시작하면

묵언수행 각오하자


이꼴보러 애키웠나

신세한탄 해가지고


친구만나 한잔두잔

내새끼나 니새끼나


내새끼는 잠만잔다

니새끼는 집나갔냐


너보다는 내가낫네

효자였네 우리아들


너나나나 이번생은

틀린갑소 내팔자야


술만푸니 뱃살나와

몸무게로 눌러줄까


너는키커 말랑깽이

나의몸은 보라돌이


잤니잤어 잤네잤어

인간이야 사람이야


바닥성적 들이밀곤

웃어봤자 안귀엽다


효자아들 먼저자요

나자면은 뭐할라고


학교전화 심장쫄려

미인정에 지각결석


학원전화 살이떨려

당신자식 데려가라


한산도에 학익진을

조여가도 도망다녀


육지에선 행주대첩

바다에선 명량대첩


노량해전 내가죽어

임진왜란 막을내려


중2 병에 핑계마라

우울증은 질병이다


섬에가서 질병치료

맥주한잔 내팔자야


인강패스 성적패스

고속도로 하이패스


달려봐도 순환도로

그자리가 그자리네


눈물쏟고 집에오니

나빼놓고 살판났네


바퀴벌레 흩어지고

옛날사진 돌려본들


웃고있네 그만웃어

나는지금 울고싶다


착했던애 돌려주오

기운없네 드러누워


눈치빠른 우리남편

설거지는 해놨구나


눈치없는 우리둘째

저녁메뉴 뭐냐묻네


미안하다 힘이없다

배민이다 고마워요


무자식이 상팔자여

살려주오 나죽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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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정출연 : 하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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