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온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 병원. 우리나라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 병원입니다. 2017년에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6년 연속 1위라는 영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세브란스는 스스로를 ‘130년간 우리나라 의료계의 빛’이었다고 자부하며,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창립 정신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를 통해 인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고객 만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세브란스 병원. 그런데 과연,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모두가 만족하고 있을까요?
세브란스 병원이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의료진 뒤에서 수많은 청소노동자들이 새벽부터 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세브란스 병원은 의료 서비스의 위생과 깔끔한 이미지, ‘국가고객만족도 1위’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세브란스 병원은 이러한 청소노동자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고 있을까요?
세브란스 병원의 청소노동자들은 고강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하기 전, 이른 새벽부터 넓은 병원을 힘들게 청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 시간, 노동 강도에 비해 휴식 시간과 휴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청소노동자들은 병원의 기본 시설뿐만 아니라 병실, 수술실까지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세브란스는 이들에게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임금도 최저시급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세브란스 청소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결성했습니다. 그러나 세브란스는 민주노조의 활동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민주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어용 노조를 끌어들였습니다. 세브란스와 하청 업체 태가비엠은 어용 노조만 키우려고 애썼고, 민주노조와 어용 노조 간의 노노갈등을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세브란스 내의 민주노조 조합원들에게는 엄청난 억압이 가해졌습니다. 민주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차별 대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협박 등이 오랜 시간 동안 대놓고 이루어졌습니다. 세브란스, 태가비엠이 끊임없이 조합원들이 민주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직접, 간접적으로 지시한 것입니다.
이러한 세브란스와 태가비엠의 행태를 비판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선전전이 연세대학교 내에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4월 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열린 선전전에 나선 노동자와 학생 7명을 업무 방해로 고소했습니다. 부당노동행위, 노조활동 탄압 문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로, 세브란스는 뻔뻔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브란스의 무책임하고 뻔뻔한 태도는 하청 업체 ‘태가비엠’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태가비엠을 통해 간접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브란스병원은 청소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닌, 태가비엠의 책임이라고 떠넘기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민주노조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이 사라져야 합니다. 정정당당하게 노조할 권리,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 세브란스 민주노조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세브란스 청소노동자들이 처한 문제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노동 문제들의 흐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브란스 청소노동자들과 우리의 앞에 놓인 노동 문제가 무엇인지, 문우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