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서문_더 나은 공간을 상상하며

편집장 루

by 문우편집위원회

길게만 느껴지던 일 년 간의 편집장 업무가 끝난다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제가 편집장으로서 담당하는 마지막 업무였던 이번 호 집필은 지난 문우편집위원회 활동을 통틀어서도 유난히 힘겨웠던 작업으로 기억에 남네요. 전국가적 전염병 사태로 어쩔 도리 없는 불안감은 커져가고 예정된 학사일정도 전례 없이 쭉쭉 밀려나면서, 심지를 잡지 못해 놓쳐버린 페이스를 겨우겨우 붙들어 두느라 편집위원 모두가 적잖은 애를 먹은 이번 방학. 독자 여러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겨울을 보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봄바람이 찾아오고 있는 지금도,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 보이네요.

다사다난하던 지난 학기입니다. 이번 63호의 메인 기획은 SPACE로, 공간이라는 주제를 각자 주목하고 싶던 사회적 이슈와 엮어 쓴 다섯 개의 글을 묶어냈습니다. 고통과 피해를 말하고 듣는 장에서 ‘들여쓰기’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어디, 정체성 정치를 바탕으로 다원적 가능성이 열린 공간을 꿈꾸는 루, 홍콩이라는 공간의 역학을 분석하고 홍콩인 정체성에 문제의식을 던지는 baiser, 대학로와 극장이란 곳의 기억에서 출발하여 뮤지컬 작품을 비평하고 새 방향을 제안하는 찌부찌, 신자유주의가 통치하는 대학 사회를 되짚고 더 나은 대학 공간을 상상하는 독자위원 사구 모두 각자의 특색을 살려 공간에 대해 성찰했습니다. BACK-SPACE라는 제목은 이처럼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 뒤쪽의 공간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뒤로 가는 우리 사회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문우 편집위원들도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도 생각하고 비판하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지치지 않고 오래오래 실천하고 말하기 위해 현명하게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덧붙입니다.

지난 62호에 실린 소설의 하편도 실려 있습니다. 지난 호와 마찬가지로 편집위원들이 매일 한 사람씩 돌아가며 문학 창작이나 삶에 있어 어떤 부분을 고민하면 좋을지 고민하며 이어붙인 릴레이소설이랍니다. 편집위원들도 문학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부족함이 비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고민과 아픔이 고조되며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마음으로 함께 따라가며 즐겁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상편을 놓친 분께서는 소설 시작 페이지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꼭 찾아 읽어주세요. 마지막으로 문우를 꾸준히 찾아 읽고 사랑과 응원의 말씀 보내주시는 독자분들 덕에 편집위원들도 계속 펜을 들고 글을 써내려 갈 동력을 얻습니다. 차마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합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편집장 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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