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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68호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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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우편집위원회 Feb 24. 2024

편집장 서문

편집장 나비

  살면서 한 번이라도 음식을 먹어본 적 있나요? 돈을 벌든 아니든 어떤 일이라도 해보신 적은요? 아마 평생 이 두 질문에 모두 그래본 적이 없다고 답하긴 어렵겠죠. 그래서 문우의 이번 호는 아주 일상적입니다. 음식을 먹는 자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보게 될 비거니즘,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라면 누구든 겪어야 하는 노동. 그럼에도 이에 관련된 주제들은 너무나 ‘비일상적’이고 ‘괜한 말’로 치부되기 일쑤입니다. 이번 호의 메인기획에서 문우의 편집위원들은 이런 ‘괜한 말’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이외에도 ‘문우의 눈’에 담긴 가족에 대한 고민, ‘5월 정신’에 대한 의문, 장애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고찰,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삶에서 꽤나 흔하게 접하는 이야기들이지만 간과하기도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자동차의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비통함, 슬픔, 분노, 수없는 부정적인 감정이 범람하고 있는 지금에도,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꾸준히 바라보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온갖 넘치는 혐오와 비극에 2023년 1학기의 뉴스클리핑은 다룰 주제가 너무 많아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기에 유독 답답한 마음 속에서, 문우의 편집위원들은 무엇을 적고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학기에 진행한 세미나와 뉴스클리핑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주제의 글과, 이 글 모두를 가로지르는 권두시가 지면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큰 혁신과 아주 새로운 관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외면받지 않게 지치지 않고 반복해서 이야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또한 2023년 1학기는 연세대학교가 오랜만에 맞이하는, 전면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1학기였습니다. 문우도 오랜만에 신입 부원들을 대면으로 맞게 되어 설레는 개강총회로 학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진 지금, 문우는 문우의 이야기가 탁상공론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더욱 현장과 연결되기 위하여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자 하였습니다. 반빈곤연대활동 참여,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사회과학대학 자치도서관과 합동으로 주최한 〈경계선〉 좌담회, 버스타고찾아가는외국인보호소폐지문화제(이하 ‘버찾폐’) 참여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그중 편집위원 아자와 키마가 버찾폐의 활동 정리글을 작성하여 “문우 활동 정리정돈”에 실었습니다. 버찾폐에 참여한 편집위원들과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다녀온 편집위원들의 짧은 감상 및 현장의 사진도 담았습니다. 이 기록을 앞으로도 소중하게 들여다보며 문우가 더욱 많은 현장 활동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와 함께 서로의 안녕함을 확인하고 안녕하지 못함을 소리쳐야 할 지금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렇게 사회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비명을 연습해 봅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함께 절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야기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현실적인 한계로 더욱 풍부한 문우지를 내지 못해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발간이 진행되어 여러분께 이 글을 보여드릴 수 있다니 기쁩니다. 독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안녕을 빌며, 편집장 나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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