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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범진 작가 Feb 11. 2024

인간관계에서 내가 소중한 이유

관계 7

인간관계에서 내가 소중한 이유는 인간관계가 내 존재와 외부와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내 존재가 없거나 희박한 인간관계는 내가 다른 사람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내가 존재할 때 인생에 필요한 진정한 인간관계가 된다.     


완벽을 지향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기준이 높고 엄격하여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우울증이나 자책에 빠지기 쉽다. 인간관계는 완벽을 추구할지 완벽과 타협할지에 따라 그 범위와 깊이가 달라진다.     


나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일 처리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따라서 모든 일을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쓴다. 언제부턴가는 쏟아부어야 할 에너지가 부담스러워 일을 벌이지 않으려고 한다. 일을 벌이게 되면 내가 또 얼마나 예민해지고 힘들어할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많은 목표와 성취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고 처리 과정이 완벽하지 못해도 물 흘러가듯이 넘기고 만다. 나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니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의 반대말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완벽을 추구하던 완벽과 타협을 하던 일에 쏟아붓는 에너지 총량은 같다. 다만 도전과 실천의 결정력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아 도전과 실천의 결정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반면에 완벽과 타협하는 사람은 도전과 실천의 결정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일단 시작만 하면 그 일이 정교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반면에 완벽과 타협하는 사람은 모든 일이 정교하고 깔끔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일을 수행한다. 일에 대한 완벽의 성향은 좁지만 깊은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얕지만 많은 일을 할 것인지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일에 대한 완벽 추구의 성향은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것 같다. 반면에 완벽과 타협하는 사람은 얕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것 같다. 결국 인간이 인간과의 관계를 맺는데 들어가는 에너지의 총량은 같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간관계는 나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관계에 쏟는 에너지는 일에 쏟는 에너지와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사람은 자기 인생에도 집중한다. 반면에 얕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원하는 사람은 자기를 돌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외부와의 인간관계를 줄이면 나 자신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지만, 외부와의 인간관계에 너무 휘둘리면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 인간관계에 쏟는 에너지는 같지만, 그곳에 나 자신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에 대한 성향은 선택일 수 있지만 하나뿐인 인생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때 자신에게 더 집중해 봐야 한다. 

바쁘게 살든 느리게 살든 어차피 시간은 지나간다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인간관계가 인생을 더 충만하게 할 것이다아무리 화려해 보이는 인간관계도 그 속에 내가 없다면 내 인생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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