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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범진 작가 Jun 08. 2024

인생이 공허와 불안의 연속인 이유

인생 14

인생이 공허와 불안의 연속인 이유는 인생은 영원한 시간 속에 잠시 서 있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언제 생겼다가 언제 없어질지 모를 인생이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로 공허해지고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해진다.     


한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누구보다 후회 없는 삶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다양한 삶을 접하였고 그 다양함이 후회로 밀려온다. 그때 선택하지 못한 삶은 후회로 남고 그래서 그 삶은 지금 없다. 그래서 인생은 선택할 수 있는 한계에 부딪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공허는 지나간 인생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자책일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분명히 시간을 자기를 위해 사용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미련이 남는다. 그것은 아마 주어진 시간으로 모든 삶과 모든 것들을 누리지 못한 아쉬움일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구멍은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것이 인생의 한계다. 그래서 인간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어쩔 수 없이 공허해지나 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한계는 인간을 더 공허하게 만든다.  

   

어쨌든 폭풍 같던 시간이 지나갔으니 행복해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다. 왜냐하면 또 다른 폭풍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후와 죽음에 대한 불안이다. 그래서 이미 알려진 노후와 죽음을 준비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없어서 다시 무기력해진다.      


사람들은 노후 준비가 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노후가 끝나면 죽음이 찾아온다. 죽음은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끝이다. 그래서 다가올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두렵고 불안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본 한 정신전문가가 생각난다. 사람들의 불안을 상담하면서도 그 역시 죽음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머릿속에 파고드는 그 불안은 온몸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불안을 줄이려면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그는 불안을 없앨 수 없으니 뇌를 속여 멍청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나이 드신 분들에게 그냥 집에서 쉬시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다. 그분들도 죽음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끝없는 욕심을 부린다. 살 만큼 살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은 인간의 본질상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한다. 그 무언가가 욕심일 수도 있지만, 불안을 줄이는 대안일 수도 있다.      


인간은 죽음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그 욕심이 채워질 때마다 안정을 느낀다. 인간은 그 불안을 속이기 위해 돈이라는 위대한 물건을 탄생시켰다. 한 치 앞도 모를 인생이지만 돈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급기야 돈은 뇌를 속여 죽음도 뛰어넘을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가족에게 위로의 뜻으로 전하는 것이 돈인가 보다.      


뇌가 자꾸 돈에 속아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직 삶에 대한 애착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인생의 공허와 불안을 줄이는 방법이 돈을 좇는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그러나 죽음의 불안을 줄이려는 돈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결국 죽음에 다다르면 불안은 없어지고 모든 시간은 지나갔으니 공허만 남는다그래서 인생은 공허와 불안의 연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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