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월급통장을 바라보다
25일 오전, 어김없이 급여이체 문자가 왔다.
지난달과 숫자도 다르지 않고, 특별할 것 없는 금액이었지만 다른 때보다 더 한참을 바라보았다.
먹먹했다.
스쳐가는 숫자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이 문자는 내가 일하는 동력이었다.
두 번도 아니고 한 달에 딱 한번 주시는 기별을 받기 위해 나는 얼마나 열심히 일했던가.
이렇게 감상에 젖을 동안에도 쉴 새 없이 돈 빠져나가는 알람이 울린다. 작작 쓸걸.
요즘에 자기 개발서 및 잘 나가는 CEO 에세이집을 찾아보게 되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돈을 좇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해서 돈이 쫓아오게 하란다. ( 암요. )
어쨌든, 그들이 시키는 대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있는데, 좋아하는 것 목록 옆에 마진율을 같이 적고 있다. 사업성이 있는가, 얼마나 벌 수 있는가. 누가 볼까 봐 작은 글씨로. 그래서 내가 아직 가난한가 보다.
망상활성계 ( Reticular Activating Sytem ) :
척수를 타고 올라오는 감각정보를 취사 선택해 대뇌 피질로 보내는 신경망.
요즘 읽고 있는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 ( 앨런피즈. 바바라 피즈 ) 이라는 책에 나오는 개념어다.
내가 원하는 바를 생각하면 (목표를 정하면 ) RAS는 그 목표에 무의미한 정보를 걸러내고, 유의미한 정보만을 우리 뇌에 전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고 싶은 차들이 길거리에 유난히 많이 보인다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누군가 그 차 이름을 언급하면 그게 들린다는 것.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 원리인 거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내 유튜브에는 이런 영상이 잔뜩 추천되고 있다.
누가 보면 돈에 환장한 사람인 줄.
책의 저자는 우리 뇌의 RAS 가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단어로 10개 이상의 목표를 정하라 한다.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10개를 적으라 하니 막상 채워지지 않는다. 돈 쫓지 말라는 강박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A List : 시급하거나 가장의미가 큰 항목
B List : 중요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전에 생각할 여지가 있는 항목
C List : 흥미롭고 매력적이지만 현시점에서는 그저 가능성에 그치는 아이디어
이러한 기준과 순서로 직접 손으로 써보라 한다.
정말 이거 내가 의도한 건 아닌데, 내 리스트를 요약하면 이렇더라.
A List : 고정수입이 될 만한 것
B List : 부수입이 될 만한 것
C List : 은퇴?
나 정말 돈에 환장한 사람 맞는 것 같다.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