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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랑 May 08. 2024

여자가 한을 품으면

대사관 긴급전화입니다

외국에서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일은 본인이 사고를 당하거나 억울하게 체포가 되었는데 

가족, 지인이나 대사관에 알리지 못하여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이다. 

안타깝지만 필리핀에서는 이러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 


경찰이 휴대폰을 증거품이라는 명목으로 압수하여 못쓰게 하고 체포를 보통 금요일 저녁에 해서 주말에 대사관에 일반전화로 연락을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 사이에 겁을 주고 협박을 하여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경찰서 유치장은 구금기간 동안 밥도 주지 않는다.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두렵고 배고프고 우선 이곳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요구하는 돈을 주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화를 쓰게 해달라고 하고 지인에게 즉시 대사관에 신고를 하도록 해야 한다.


대사관에서는 수없이 주재국 장차관 이상 고위급 면담과 항의를 통하여 한국인이 체포가 된 경우 즉시 대사관에 통보가 되는 핫라인을 만들어 필리핀 경찰청 외사과 FLD를 통하여 당직휴대전화로 문자를 받게 했다. 

지역경찰이 공관에 직접 연락을 했었는데 어땠느니 마니 이런 변명을 원천적으로 못하게 직접 본청에 즉시 보고를 하라는 것이고 이 시스템이 구축된 뒤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40대 한국인이 당직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이미 일주일째 특별한 이유 없이 구금 중인데 문제는 어딘지 위치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통화는 길지 않았고 곧 전화는 꺼졌다. 체포된 지역을 물어보니 퀘존시였다. 

퀘존은 메트로마닐라 최대의 도시로 공관에 접수된 내용이 없기에 우리는 경찰청에 즉시 공문을 보내고 항의하였고 반나절이 걸려서야 어딘지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필리핀 여의사랑 교제 중이었는데 헤어지자고 하니 여자가 돌변해서 경찰에 절도 및 폭행으로 신고를 한 것이다. 남자가 살던 집의 주인이 그 여의사였고 그녀는 경찰에 인맥을 통하여 '겁을 주면 자기에게 돌아올 것이니 사건을 상부에 보고하지 말라'라고 뇌물까지 주었고 경찰은 유치장이 아닌 빈 사무실에 그를 일주일이나 불법적으로 구금한 것이다.


그는 곧 공관과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서 석방되었는데 현지에서 벌인 사업이 있어서 여자를 무고로 맞고소하기도 어렵고 즉시 한국으로 귀국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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