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 플레이어

대사관 긴급전화입니다

젊은 한국남자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되어 공항경찰대를 방문했다. 

이 남자는 출국을 위하여 공항에 진입하면서 검색절차가 길어지자 화를 내면서 검색 없이 지나가려고 하다가 제지당하자 공항 경비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몸싸움을 벌여서 체포되었다.

당장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빨리 와서 자기를 풀어주라고 하는데 위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 대사관에서 

수사에 관여하거나 풀어줄 권한이 없다고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대학원생이라는 그는 기소되어 보석으로 석방되기 전까지 꼬박 일주일을 공항경찰대 유치장에서 보냈는데 

더우니 에어컨을 켜달라, 담배를 피우게 해 달라 등 무리한 요구를 해댔다. 

그가 풀려나는 날, 그와 통화를 했는데 다시 필리핀에 와도 되는지 묻길래 

보석으로 석방되는 거니 원칙적으로 재판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다시 오면 체포될 수도 있다고 하니 

꼭 다시 와야 한다고 그제야 본인이 프로 홀덤 플레이어라고 밝혔다. 

프로 포커 플레이어라는 말인데 국제대회가 많고 토너먼트 상금도 높아서 대회참가를 위하여 필리핀에 다시 올 일이 있을 거라는 것이다. 그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굳이 현지 변호사를 수임해서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덥고 짜증나서 그랬다는데 그 정도 기본적인 공공질서도 지키기 어려워하는 마인드 컨트롤로 포커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