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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영섭 Oct 25. 2024

행복은 불행으로부터

태어난 이유는 없다.

돌고 돌아 마지막 의미를 찾아 갔던 호주, 즐겁고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깨달았다. 행복은 불행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많은 것을 느끼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나는 몇시간을 펑펑 울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경험을 했구나. 결국에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녔던 거구나.


그렇게 가족들을 만난 나는,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나는 호주에서의 워홀을 실패한거고 부모님의 돈을 빌려서 왕창 쓰기만 하고 왔기에 전보다 더 힘들법도 한데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달랐다. 그냥 엄마, 아빠와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우리집 강아지 봄, 여름이와 산책하면서도 좋았고,, 그냥 마냥 좋았던것만 같다. 물론 잔소리를 많이 듣긴 했지만 말이다 하하,,


나는 지금 집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수다! 그렇지만 너무 행복하다. 살면서 이렇게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적이 있을까? 당연히 불안하기도 하다. 이 행복이 언젠가 다시 사라지고 불평불만이 늘어나는 때가 올거고, 그렇기 때문에 당장 내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두렵고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다. 예전의 나였다면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


행복이라는 것, 의미는 멀리서 찾는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였던거 같다. 고통은 내가 힘들다 느끼는 순간 힘들게 되는거고, 불행한 순간들이 있었기에 행복을 느낄수 있는거고, 그렇기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는 참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고, 나는 나의 베프가 되었다.


1년동안 해외에 있으면서 보고싶은 사람들도 많이 생각났다. 나는 진짜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사랑, 그리고 평화였구나. 이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더욱 알리고 싶고 지금도 여전히 서툴지만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나를 알리고 싶다. 내가 나의 가장 절친이니까 친한 친구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즐거워지고 싶다.


사실 내 일상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돈을 못 벌고 있고, 뭔가 이뤄둔 것도 없고, 집에서 놀고 먹으며 지내고 있다. 여전히 나를 훈수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짜증나고 화가 나기도 하고, 티비속 유튜브 속 잘나가는 사람들 보면 배아프고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달라진건 내가 행복하다는 것, 감사함을 느끼면서 살수 있다는 점이다.


확실한 점은 예전의 나는 모두에게 좋은사람이 되고 싶어했다면, 지금의 나는 미움받을 용기가 생겼다. 누가 어떻게 신경 쓰든말든,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것, 나의 감정을 드러낼줄 아는것. 이제서야 나는 슬플때 울고, 기쁠때 웃고, 화가 날때 화를 내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엔 나도 사람이었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쓸수 있고 유튜브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살아? 뭐라도 해야 하는거 아니야?“ 이제 나는 답할 수 있다. “그냥, 재밌잖아!” 나는 앞으로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이게 나니까,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내 미래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지금 현재를 살고 싶다. 훌륭한 사람이 아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때까지 그렇게 나를 갉아먹고 힘들었던게 지금 이순간을 위한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태어난 이유는 없는거 같다. 그냥 태어나졌기에, 우리가 함께 할수 있고 희노애락을 느끼며 즐길수 있고 감사할수 있고, 이유를 만들어갈수 있게 된거 아닐까? 여튼 지금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스물여덟 백수의 삶이었다. 이제 배고프니까 야식 먹으러 가야지 ㅎㅎ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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