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
호주에 도착하고 나서 처음부터 너무 막막했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사실 큰 계획 없이 무작정 온 게 커서 일부터 구해야 하는지, 집부터 구해야 할지 답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우선 어학연수 하면서 만났던 외국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호주에서 워홀을 하고 있었고, 감사하게도 나를 좋아해줘서 일주일동안 외롭지 않게 적응을 해나가게 되었다.
일주일이 되던 날, 이제는 일을 구해야 겠다 싶어서 농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장 구할 수 있는 일이 그거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빨리 일을 구하고 싶어 나는 시드니에서 브리즈번, 번다버그에 있는 시골로 향했다. 가는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내가 외국에서 일을 한다고? 방구석에만 있던 내가? 이건 내 기준에서 정말 기적이 일어난거다. 열등감도 심했고, 대인관계도 제대로 할수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지금 외국에수 살고 있다니.. 그렇게 나는 시골살이를 시작했다.
일 하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노동이라는 건 어딜 가나 똑같이 힘든거고 사람도 어디든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친구들도 사귀고 재밌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일을 하던 중, 점심시간도 없이 노동 이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허리가 좋지 않던 나는 허리를 삐었고 일을 당분간 쉬게 되었다. 그때 맘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뭘 원했던 걸까?’ 결국에 나는,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 떠났던 거였다. 지금까지의 삶을 회상하며, 행복이란 건 어딘가 실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여기저기 많이 다녔던 거 같다. 근데 이제야 깨달았다. 행복 별거 없다는거.
갑자기 가족들이 그립고, 보고싶은 사람들이 생각나먄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행복은 사소한 곳으로부터 오는 거구나,,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거,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면서 얘기 나누는 거, 강아지들과 산책을 다닐 수 있다는게 행복이었구나 라는 걸 깨닫고 그럼 여기 있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는 건 사실 의미가 없는 거 같다. 누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태어나겠는가. 우리는 결국 태어나진거고 의미는 만들어가는 거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의미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의미를 만들고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 순간, 여기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여행도 지겨워지기 시작했고, 슬슬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다 사람 사는 곳이고,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하는거와, 거기서 사는 건 다른거구나. 그래서 한달만에 귀국을 하기로 결정했다. 누군가는 나를 비난하고, 왜 항상 그렇게 멋대로 사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게 나인걸,, 그래도 살면서 쉽게 하지 못하는 경험을 나는 많이 했던거 같다.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돈 벌고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덕분에 내 세상은 많이 넓어졌다. 이제는 사람들에 대해서 감사함도 많이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행복을 찾아 돌고 돌아 집으로 돌아가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