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0103.
'킷사텐 차테이 하토우 茶亭 羽當'
도쿄의 심장
시부야 뒷골목에 조용히 자리한 고즈넉한 카페
오래되고 허름한 행색의 보잘 것 없는 오래된 카페처럼 보이지만,
카페 덕후들의 성지순례 스팟으로 유명한 곳이다.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가 거대한 파도라면,
그 뒷골목에 조용히 숨어 있는 '차테이 하토우(茶亭 羽當)'는 마치 파도가 닿지 않는 깊은 심해 같다.
낡고 허름한 외관은 이곳이 '커피의 성지'임을 굳이 떠벌리지 않는 느낌이다.
하긴 진정한 고수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법이니까..
이 곳은 '제임스 프리먼'이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블루보틀'을 창업한 일화가 특히 유명하다.
그의 첫 직업은 바리스타가 아닌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직업의 특성상 해외 공연을 많이 다녔는데,
비행기에서조차 자신이 로스팅한 원두를 챙겨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실 정도의 커피 광인(狂人)이었다.
그런 그를 매료시킨 곳이 바로 이 곳 '차테이 하토우'다.
'킷사텐'이란 일본의 오래된 카페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방'같은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차를 만끽하는 가게'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
단순히 오래되었단 공통점 보단 좀 더 커피 본질에 가까운 느낌이다.
일본의 킷사텐을 사랑했던 프리먼은 미국으로 돌아와 커피사업을 시작한다.
이른바 '덕질'이 '업'이 되는 덕업일치를 실천한 거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블루보틀(Bluebottle)'이다.
목재 테이블과 선반이 주는 엔틱함.
화려한 찻 잔들이 진열되어 있는 풍경은 커피 덕후들의 맘을 설레게하기 부족함이 없다.
눈 앞에서 프로페셔널 바리스타의 정성스런 핸드드립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중에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인데,
사람별로 그 사람의 이미지와 매칭되는 가지각색 찻 잔에 큐레이션 하듯 차를 담아 내준다는 것.
이 설명을 듣고 나니 '내가 이런 이미지구나'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게 되는 경험이 신선하다.
커피 한 잔 가격은 850엔. 한화로 약 8,000원.
일본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500엔 내외니까 약 두 배인 셈이다.
비싸다면 다소 비싼 가격이라 느껴질법도 한데,
프로의 감성이 느껴지는 '엄근진 바리스타'가 정성스레 직접 내려주는 커피라 생각하니
충분히 납득할만한 가격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가 느껴진다.
무엇 하나 과한 것이 없지만, 부족함 또한 느껴지지 않는
'오감만족' 그 자체다.
덧 붙여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여느 일본의 킷사텐이 그러하듯 담배를 피는 사람이 많아,
담배냄새를 꺼려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힘든 장소일 듯도 하다.
물론 어떤 이들에게는 그 또한
오래된 카페의 낭만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카페에 머무는 약 1시간의 시간..
나는 또 질문한다.
'제임스 프리먼' 당신은 이 곳에서 무엇을 보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