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온 지 11년이 되었어요. 처음 봤던 회색빛의 흐릿했던 도시는 도수에 딱 맞는 안경을 낀 듯 선명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선명해진 군산의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 군산.
언제부터인가 곳곳에 독립서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에 한 군데, 한 군데 들렀었는데요. 이제는 여행을 가면 독립서점에 가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되었어요. 교통편과 숙소를 예약하고 난 후에는 어김없이 독립서점을 찾습니다. 독립서점을 찾을 때는 <안녕, 독립서점> 앱을 이용해요. 내가 여행하는 지역에 있는 독립서점을 알려줍니다. 독립서점의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 정보, 후기 등을 알 수 있어요.
독립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어요. 가장 흥미로운 점은 책방 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어서예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작은 공간을 구성하고, 최대한 많은 책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큐레이션 하고, 대형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생각하지 못한 주제의 책들을 만날 수 있어요. 새로운 장르의 책을 발견했을 때 정말 기쁩니다. 내가 아는 앎의 한계를 넘는 지식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지요.
독립서점에 가면 책을 꼭 한 권 이상을 삽니다. 이런 독립서점이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오래오래 이 자리에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요. 책 읽는 인구가 매년 줄어든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독립서점은 계속 생기고 또 사라지기도 합니다. 몇 년이 지난 후 예전에 갔던 독립서점에 다시 갔을 때, 문을 닫은 곳들이 꽤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곤 했습니다. 내가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살고 있는 군산에는 독립서점이 의외로 많아요. 2년 전, 한참 블로그 글쓰기에 매진할 때 군산의 독립서점을 모두 다녀와서 소개하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당시에 일일이 세어봤을 때는 10곳이었는데요. 그 사이에 문을 닫은 곳도 있고 새로 생긴 곳도 있고, 뒤늦게 알게 된 곳도 있어요. 다시 세어보니 13곳입니다. 군산에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 소개하는 마음으로 모두 적어보겠습니다.
<직접 가 본 독립서점>
1. 한길문고: 독립서점은 아니지만, 지역문화를 이끌어가는 군산의 큰 서점이에요. (04화에 연재)
2. 조용한 흥분색: 독특한 제목의 독립서점이지요.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고, 독립출판 작가들을 지원합니다. 이곳에서 저의 독립출판물인 <산책하는 마음>을 만들었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3. 마리서사: 회사와 집에서 가까워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정말 많이 오는 곳이에요.
4. 심리서점 쓰담: 심리학 관련 책들을 판매하고, 심리검사와 상담도 진행합니다.
5. 소소묘묘: 고양이와 책이 있는 북카페예요. 독립출판물과 식물책을 팔아요.
6. 고요서재: 조용한 동네에 있는 무인 중고서점이에요. 아이 학교 옆에 있어서 종종 가요.
7. 종이골짜기: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던 무인서점이에요. 퇴근하다가, 걷다가 잠시 들러서 쉬어가던 서점.
<직접 가봤는데 사라진 독립서점>
리루서점: 경암동 기차마을에 있었던 무인서점인데... 지금은 문을 닫았어요ㅠ
봄날의 산책: 시집을 주로 파는 독립서점인데 여기도 문을 닫았다고...
버틀러 북스토어: 커피 맛이 좋아 종종 갔던 곳인데 여기도 문을 닫았어요...
책방앗간: 서천에 있다가 군산으로 옮겼었는데 여기도 문을 닫았어요...
<아직 못 가 본 독립서점>
8. 시간여행자의 책방
9. 어린이서점 책
10. 하늘책방
11. 반짝반짝빛나
12. 그래픽숍
13. 그림산책
군산에서는 매년 8월 31일과 9월 1일에 <군산 북페어>가 열려요(01화에 연재). 군산에 책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여행 오시면 독립서점 투어를 해보면 어떨까요? 군산은 역사의 도시이면서 이제는 책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다음번에는 제가 읽은 군산 관련된 책들을 소개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