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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으로 가득한 올해가 되기를

_ 새로운 시작

by 형준

신년이 다가오면 습관처럼 지난날을 후회하고, 다가올 날에 대한 다짐을 이어나간다. 이루지 못했던 목표들이 떠오르고 하지 못했던 말들이 목젖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른다.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가득하고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커져 마음속 한 곳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새로이 다가올 날들을 향한 첫 발을 불안정하게 내딛는다.


새해를 맞은 기념으로 2024년을 정리하기 위해 사진첩을 뒤적거려 본다. 지난 1월을 시작으로 2월, 3월,,, 12월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진들.


스크롤 한 번에 뿌듯함을 느끼고,

스크롤 두 번에 입가에 맺힌 웃음을 느끼고,

스크롤 세 번에 왠지 모를 뭉클함을,

스크롤 네 번에 미안함과 따뜻함을 함께 받으며,

스크롤 다섯 번에 그리움을 느낀다.


그렇게 깨닫는다.


후회가 있음에 만족이 있고, 부재가 있기에 반가움이 있으며, 고통이 있기에 기쁨도 존재한다는 것을,

서로 상반되는 모든 순간이 모여 1년을 쌓는다는 것을.


‘평범하고 무난한 시간의 숭고함을.’


어떤 날들이 다가올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가득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내 모습이 아른거린다. 감히 예상컨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올 한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안다. 그럼에도 새로움을 앞둔 설렘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 그 마음 그대로를 담아 1월 첫째 주를 나타내고 있는 다이어리 한 켠에 적어본다.


‘평범함으로 가득한 올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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