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커져만 가는 그리움
입 밖으로 한 번이면 되는데.
목소리를 내뱉는 게 어렵다면 문자 한 통이면 되는데.
‘보고싶다.’
이 말 한마디가 어려워 그리움이 커진다.
하루에도 수백 번은 눌렀을 휴대폰 자판마저 이유 모를 거부감이 생긴다. 어릴 때를 되돌아보면 서툴렀던 감정의 표현 방식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은 덜 했던 거 같다. 마음 한 구석의 온도를 섣부르지만 진실된 방식으로 뿜어냈다. 나이를 먹으며 순수함에 때가 묻고, 마음을 비추는 창문에 찌든 얼룩이 생기며, 어색함과 두려움이 커졌다. 감히 생각하는 것조차 움츠러든다.
상대방이 당황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솟구친다. 워낙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시대이기에, 행동 하나하나에도 수많은 제한사항이 뒤따른다.
연락을 보내볼까.
용기를 낸 채 휴대폰을 꺼내본다.
괜스레 마음이 경건해지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세를 고쳐 앉는다.
꼿꼿하게 세운 허리 위에 위치한 양 눈으로 연락처를 뒤적인다.
5분.
10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다음에’를 외친다.
다음을 기약할수록 쌓여있던 그리움은 켭켭히 두꺼워져만 간다.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도,
지금 내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들도,
잠시 멀리 떨어져 응원만 보내고 있는 친구들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한 번의 용기를 내어보기 위해 오고 가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라도 마주치길 기대해본다.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를 주저하는 잠시 동안 상대가 무탈하기를.
가끔 찾아오는 불편함에 모두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