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설날에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는데, 금년에는 출근하지 않는 아내가 아침 일찍부터 떡과 몇 가지 전을 만들어 혼자 계시는 장모님을 찾아 떡국을 끓여 함께 먹고 집으로 왔다.
저녁에는 아침에 만든 반찬으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였는데 식사 후 아들이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번 돈에 대한 세금 보고할 W-2 세금 보고서를 보여 주었다. 지난 7개월간 대략 $7,500 정도 벌었는데 세금을 제외하면 $5,600 정도가 순 수입이었다. 그래서 얼마나 저축을 했는지 물어보니 $1,300 정도 저축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용했다고 하며 약간 소비가 많았다고 자책을 하고 있었다. 대략 한 달에 $800를 벌어서 $600를 사용하였으니 고등학생의 용돈으로는 꽤 많이 지출을 한 것이다. 물론 자동차 기름값을 스스로 해결하고 돈을 벌지 않는 친구들과 어울리려니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지출이 된 모양이다.
그러나 아들은 이렇게 소비를 하면서도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었고 7월에는 친구와 일본을 경유하여 필리핀에 한 달 동안 여행을 계획하고 이미 비행기표를 예약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돈을 저축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후회를 하고 자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우리 모두는 부자로 살기 원하며 부자로 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지만 모두가 부자로 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부자는 하늘이 주신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비록 부자로 살지는 못하지만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면 절약을 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생 동안 일을 해서 벌어들인 총액수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이는 부모님이 부자여서 유산을 받는 경우와 특별히 재능이 좋아서 전문직이나 연예인이 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해서 돈은 버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크지 않던 액수가 나중에는 많은 차이를 가져오며 결국에는 부자와 가난이라는 두 부류로 갈라지게 되는데,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절약이다. 같은 수입이 있어도 어떤 사람은 많은 저축을 하고 어떤 사람은 마이너스 생활을 하는데 이는 소비패턴의 차이 때문이다. 특히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수입에 맞추어 소비를 하고 부자로 사는 사람들은 저축한 후에 소비를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특히 사회 초년생으로 혼자 살 때는 소비의 유혹이 강해서 모두 쓸 곳에 쓴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동안에는 필요하지 않거나 쓰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돈을 버니까 쓰게 되어 돈을 모으지 못한다. 그러나 이때 종잣돈을 모으는 일은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는 사람과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종잣돈을 $50,000~$100,000을 만든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엄청난데, 그 종잣돈이 돈을 만들어 오기 때문에 월급과 함께 불어나기 때문이다.
이 종잣돈은 매달 나가는 월세를 줄여주거나 은행 이자, 또는 주식, 채권 또는 다른 재투자를 통하여 더 많은 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혼자 생활할 때는 부모님 집에 함께 기거하면서 소비를 줄일 수 있으므로 단기간에 종잣돈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사회 초년생의 절약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지금부터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장래의 아내와 아이들까지 평생 동안 가난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므로 반드시 습관을 고쳐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절제를 하지 못하고 돈을 많이 써버린 아들에게 지금까지는 그렇게 소비했지만, 앞으로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면 반드시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라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모르겠다. 아버지의 괜한 잔소리로 들었을지, 아니면 진짜로 새겨듣고 실천할지..
물론 나도 아들이 부자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아들이 부자로 살지는 못해도 최소한 가난하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아들이 절약하여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새해 첫날부터 또 잔소리를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