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과 시어머니 생신
정월 대보름
대보름 당일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으니
전날 저녁에 나물과 오곡밥을 준비해서
대보름 아침에 먹는다고 한다.
올해도 남편과 딸아이가 좋아하는 나물
몇 가지와 오곡밥. 약식을 준비했다.
오곡밥을 먹으며 “오곡오곡”한다며 재미
있게 먹는 딸아이
남편은 나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오곡밥에 나물을 올리고 양념고추장과 새로 짜온 참기름 휘리릭~ 둘러 맛있게 비벼 김에
생선구이에 맛있게 먹는다.
혼자 사는 남편의 절친도 불러 한 끼 나눠 먹으며 약식도 나누며 대보름 음식을 미리 먹으며 한해 이야기 계획을 한다.
어느 해부터 대보름 음식을 미리 먹는다.
아침식사를 가볍게 먹는 남편과 딸아이
밥으로 식사를 하게 되면 너무 힘들다 해서
가볍게 식사를 하기도 하고 대보름 당일이
시어머니 생신이기도 해서 미리 먹는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음식을
준비해서 시어른들 드실 수 있게 준비를 해 가고는 했는데 생신이기도 해서일까
가져간 그대로 냉장고로 들어가고 숟가락
한번 대어보지 않고 외식을 하러 간다.
괜히 서운한 나는 남편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면 괜히 내 편든다며 더 싫은 말을
하듯 하는 남편이 더 밉기도 했다.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때 알 거 같았다.
두해 정도 준비를 하다가 그냥 나 스스로
상처받지 않으려 그냥 미리 준비해서 우리끼리 먹고 대보름 날은 그냥 시어머니 생신으로 가족들 모여 외식을 한다.
그래서인지 시어머님도 외식을 하며 맛있는 거 먹는걸 더 즐기시는 듯하다.
대보름음식을 준비하며 한 해 동안 내 가족이 별 탈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고 건강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는데
냉장고에서 있다가 버려지는 모습이 너무
속상하기만 했던 초보주부시절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상처 치유도 스스로
해야 하고 융통성 있게 살림을 하며 상처를 피해 가는 방법도 생기는 듯하다.
무언가 준비를 할 때 미리 하고 넘어가거나
내 아이의 음식을 준비해 가서 식사를 하거나 투덜거리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융통성이고 하고 나의 상처를 미리 방지하는 방법
그렇지 않으면 내 멘털을 관리하며 전업주부로 남아 있기 힘들 거 같기 때문인 거 같다.
며느리 시절이 있었을 텐데 왜 같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왜 모를까 고민하고 상처를 받는 것보다 서로 다른 사람이니 방법도 틀리고 바라는 것도 틀리겠지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유연함도 생기는 듯하다.
그러다가 한 번씩 “펑!!” 터지는 날은 괜히
남편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속상한 마음에 남편에게 투덜거리며 짜증을 부리면서 억지 부리는 것 같은 나의 모습이 더 싫기도 하기 때문에 상처가 더 되는 듯하다.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하게. 그 대신 내가
더 많이 알아줄게. 당신 고생하는 거 다 알아. 내가 미안해 “
왜 남편이 이러는지 더 화가 나지만 그래
내 부모가 속상하게 하면 나도 당신에게 사과를 하니 그런 마음이 같은 거겠지 하며
괜히 억지 부리고 화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과를 하고 차 한잔 준비를 하고 함께 마시며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는 날은
남편에게 미리 이야기를 하고 지인들과
만나 수다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이기에 그냥 그
시간이 힐링이 된다.
대보름이 되니 괜히 또 생각이 많아졌던
지금의 순간
시어머니생신 자리에 가기 전 딸아이 쿠킹 클래스에서 대기하며 나도 모르게 속상한가 보다.
딸아이가 만든 도넛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너무 맛있는 달콤한 냄새가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
시어머니 선물과 케이크를 준비하고 예약 장소로 가서 마음껏 축하해 드리자.
그러고 우리 집 마당에서 보름달이 뜨면
셋이서 소원 빌며 불멍이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