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25)
결국 나는 변호사 시험을 거의 준비하지 못했고 시험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사실 예상했던 일이라 나는 그렇게 충격받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그 사실을 듣고 펑펑 우셨다.
그럴 때마다 친가 악마들이나 아버지에 대한 내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일을 이렇게까지 오게 만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틈이 생겼다고 인간의 양심을 저버린 아버지의 4남매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평생을 자신의 부모님도 아닌 남편의 부모님을 모시는데 말 그대로
"허비한" 어머니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생각보다 강한 분이셨다.
어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바로 고향으로 내려가 일을 시작하셨다.
그 과정에서 외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말 계속 회피형으로 살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