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26)
나의 멍청한 선택으로 인해 나는 물론이고
내 아내, 내 아들, 딸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내 아내, 아들, 딸 역시 나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몇 달간을 방황했다.
30년을 살았으나 이제는 내 집이 아닌 곳, 이름만 집인 곳에 있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했다.
그렇다고 나가서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일단 나가서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칠 무렵 돌아왔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고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가족들 간의 대화는 급격하게 사라졌고 분위기는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나를 제외한 내 형제자매들은 서로 연락도 하고 모이기도 하고 하하 호호하며 지냈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