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3)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작가님과 사전에 미팅도 마치고 어떤 얘기를 할지 미리 준비했다.
드디어 촬영일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생각보다 카메라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긴장한 듯한 내 모습에 MC분들이 말을 걸어주셨다.
"이름부터 말씀해 주시겠어요?"
조용하게 이름을 얘기하자 다음 질문이 나왔다.
"어떤 일로 오시게 되었을까요?"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 싶어서요."
이렇게 얘기하고 천천히 얘기를 풀어나갔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활을 위해서 우리가 돈을 내고 건물을 지었고
그 월세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평생을 생활하셨으며 우리 어머니는 평생을 시댁 생활을 했다고 말씀드렸다.
"힘드셨겠네요."
"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아무런 말씀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셨고
친척들이 이 때다 싶어서 집에 대한 분할상속을 주장했다는 점을 얘기했다.
"거기다가 할머니 생활비로 쓰이는 월세까지 내놓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전화를 안 받으니까 할아버지 번호로 핸드폰을 새로 만들어서
전과자인 사촌형이 협박까지 하더라고요."
사실 사촌형이 전과자라는 것은 밝힐 필요가 없었으나 관심을 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MC분들이 분개하시면서 말씀하셨다.
"대체 친척들이 뭐 하는 사람들인데요?"
나는 조심스럽게 피해자의 목소리를 얘기했다.
"다들 대기업 다니고 잘 살아요. 자식들은 유학도 가고 약사 공부도 하고요."
"사실 해결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 부모님이 너무 괴로워하셔서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기라도 하면 그나마 부모님 답답함이라도 덜어질까 싶어서요."
MC분들은 내 얘기에 공감해 주시고 해결책을 내주셨다.
"이제 이번에 얘기한 거로 훌훌 털어버리고 잊고 본인들의 삶을 사세요."
사실 뻔한 해결책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억울한 얘기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