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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1. 2024
나 정말 눈물이 나...
story7 l 목과 팔이 떨어진 채로 방바닥에 나뒹굴어져 있었다...
나에겐 두 개의 미니어처 반가사유상이 있는데 '금동 보관 반가사유상'과 '삼산관 반가사유상'이 그것이다.
2년 전 나의 생일.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이 다양한 선물을 주었다.
모든 선물이 고마웠다. 여러 편의 편지도 다정한 선물도 모두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그중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국보로 지정된 두 반가사유상의 원래 이름은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과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이었는데, 2021년부터 반가사유상이라는 명칭으로 통일되었다. 국보에 부여되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 없이 순서에 따라붙지만, 더 빠른 숫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2021년부터는 숫자를 빼고 표기한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반가사유상들이다.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 2층에 사유의 방이 생겼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소리의 울림, 음향, 그곳에서 나는 향까지 신경 쓴 방으로, 두 개의 반가사유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방이다. 사유의 방을 오픈할 당시, 국박은 메타버스 앱인 제페토 내에 사유의 방을 만들고, 그 안에 미션을 모두 수행하면 나의 아바타가 반가사유상 옆에서 공중 가부좌를 틀 수 있었다. 우선 제페토에서 먼저 반가사유상을 마주한 나는 며칠 후, 사유의 방에 방문했다. 아침 일찍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있어서 부처님과의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나는 그곳에서 긴 시간을 보냈고, 함께 갔던 친구가 생일 선물로 미니어처를 선물해 주었다.
처음 선물을 받았을 때는 차마.... 방 안에 놔두기에 송구스러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박스 안에 고이 모셔두었다. 최고의 복지에 단독으로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꺼내지 못한 것이다.
그랬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이번 이사 후에 꺼내놓았다. 공용 책상에 올려두고 우리가 작업을 할 때, 밥을 먹을 때, 이야기를 나눌 때 등, 모든 시간을 삼산관 반가사유상과 함께했다. (남산에 가면 총알의 흔적이 남은 소나무가 있다. 그 소나무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같은 자리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겠지.라는 생각을 가진 나이기에. 반가사유상이 정말 우리와 함께한다고 여겼다)
지난 주말.
옥돌의 친한 친구들이 집들이를 오기로 한 날이다. 미리 서로의 집들이 일정을 공유하고,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저녁 약속을 잡고 나갔다가 귀가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문 옆에 무언가.... 구체관절 인형의 팔 같은 것이 보였다.
보였다....
보였다....
그 옆으로 익숙한 반가부좌도 보였다.
삼산관을 쓴 부처님의 얼굴이 나뒹굴고 있었고.
나는 '숭유억불이란 이런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조선시대. 부처님의 코와 얼굴을 쳤던.... 그 시대를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이게 바로 숭유억불의 자세일까... 나 지금... 조선시대 어딘가에 살고 있는 걸까. 아아.... 부처님 아아아....
*숭유억불(崇儒抑佛)
높을 숭, 유교 유, 누를 억, 불교 불
→ 유교를 높이고 불교를 억누르다
유교를 건국이념이자 통치사상으로 숭상한 조선왕조에서 고려의 국교였던 불교를 억압한 정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