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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Mar 15. 2024

07 미스터트롯이 흥행한 이유

할머니는 하루 종일 미스터트롯만 본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예전부터 트로트를 즐겨 들었다.

예전 핸드폰 벨소리가 “내 나이가 어때서” 였을 정도이다.


대체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한 3년은 된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미스터트롯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미스터트롯이 엄청난 인기를 얻자 미스트롯, 사랑의 콜센터 등등

여전히 TV조선에서 트로트 프로그램을 밀고 있다.

그리고 그게 여전히 먹힌다.


할머니는 트로트 프로그램을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종일 본다.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유행한 것 같으니..

이젠 트로트 노래만 나왔다 하면 진절머리가 난다.


트로트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할머니 옆에 앉으면

출연자의 정보를 나에게 말해주기 시작한다.

동원이가 벌써 저렇게 컸다면서

임영웅이 좀 보라면서

랜선 덕질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한테 물었다.

“할머니는 왜 트로트를 그렇게 좋아해?”


“그럼 할머니들이 밥 먹고 뭐 하냐?”


할 게 없어서 그런 것이다.


저 한 마디를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 노인정이 필요하겠구나.’

‘노인 일자리도 필요하겠네.’


내가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아파트마다 노인정에 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노인정이 많이 사라졌다.

노령 인구가 점차 높아지는 사회에서 노인정은 더욱 필요할 텐데,

앞으로 더 활성화되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1층을 상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입주자들에게 관리비를 요청한다면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데 노인들은 요양 병원에 가는 것보다 노인정에서 즐겁게 그들만의 대화를 하고,

화투도 치고, 서로 만들어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그 안에 안마의자나 각종 마사지 도구를 둔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노인정의 필요성을 느낀 에피소드는 한 가지 더 있다.


할머니는 우리 동네 정보통이다.

근처에 생기는 신규 매장이나 각종 소식들을 꿰뚫고 있다.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니 항상 동네를 돌아다니는 데,

그렇게 할머니의 동네 패밀리(?)가 생겼다.


뻥튀기 아줌마, 요구르트 아줌마, 오피스텔 아줌마, 사주 아저씨 등등..

역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한 데 모아서 서로 친해졌다.


모인 사람들끼리 역 근처 벤치에 앉아 서로 수다를 떤다.

요즘엔 지하철 역 내부에 생긴 마사지 센터(?)를 다니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왔다.


노인들에겐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함께 모여 지내다 보면

고독사의 문제도 어느 정도 예방되지 않을까 싶다.



일곱 번째 情(정)

노인들에겐 모임의 장소가 필요하다.

노령화 시대에서 진정 그들을 위한 복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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